오늘 십자수님이 날파리 쫏는 모습을 보니 2020년 이맘때 청주 생활중 모 밴드에 쓴 글이 생각나 아래 게재합니다 ㅎㅎ
//날파리考//
오늘 11시30경
청주 문의면에서 염티재 업힐코스.
30도 넘게 대지를 달구는 햇살은 따가우나 도로 우측으로 실도랑이 소리내어 흐르고 산매미
소리 가을을 재촉한다.
정적을 깨고 웬 비행물체가
눈앞을 스친다.
두마리, 세마리..점점 수가 늘더니 이윽고 수십마리가 나타나 마치 수증기처럼 라이더 머리를 에워싸고 깔닥깔닥 고개를 날아간다.
날파리떼다!
떨쳐버릴 요량으로 속도를 올려본다.
10키로..
수는 좀 줄었으나 여전히 라이더 눈이며 콧구멍을 공격하며 따라온다.
15키로..
날파리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숨쉬기가 한결 용이하다.
내친 김에 속도를 좀더 올려본다.
아니 올리려 시도해본다.
필살 헤머링도 해보지만 새다리 파워가 딸려
금방 10키로, 8키로로 줄어든다.
그러자 순식간에 수십마리가 달려든다.
놈들이 그로기 직전 라이더의 형편을
간파했는지 이제는 맘놓고 유린한다.
눈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게 놈들의 특성이다. 고글이 있지만 놈들의 공세를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다.
헐덕이는 목구멍으로 빨려든게 몇마리인지 모른다. 그놈들은 고스란히 소화되어 양분이라도 되겠지만 문제는 콧구멍을 노리는 놈들이다.
이게 콧털에 걸려 진퇴양난이다.
흡입할수도 배출하기도 용이치 않다.
식초먹은 염소마냥 격하게 콧바람을 내뿜어야 겨우 빠져나간다.
더이상 견디기 어렵게 되자 라이더는 다시 속도를 내어본다. 그러나 더 가파라지는 언덕길어서 역부족이다.
신기하게도 속도를 늦추면 순식간에 적들이 늘어난다. 그렇다. 놈들이 드래프팅을 하는거다.
놈들은 15키로 이상속도로 날지는 못하는 듯 하다.
15키로 속도에서는 최정예 몇몇놈들이 정찰하듯 라이더 면전에서 날아다니고
나머지는 회오리 후풍를 타고
쉽게 따라오는 것이다.
그러다 라이더 속도가 낮아지면
일제히 앞으로 공격한다.
다행스럽게도 놈들을 떨치기 위해 꼭 15키로 이상 속도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요행히도 앞바람이 불면 쉽게 날파리 비행 임계속도를 넘을 수 있다 쿄쿄!
그러나 세상이치가 늘 그런가!
뒷바람이 불면?
적들에게 절대 유리하다.
이렇게 놈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니 고갯마루다.
나는 오늘 선선한 바림부는
그늘에서 느긋하게 체액을 보충하는
호사를 포기했다.
마침내 시속이 0키로에 수렴하고 적들의 총공세가 절정에 달할 무렵 최정예 적들도 감히 따라오지 못하는 속도로 질주했다.
마치 꿈속에서 괴물에 쫒겨 달아나는 아이처럼 나는 운명을 중력에 내 맏기고 미친듯 내달렸다.
망연자실할 적들을 생각하니 고소한 마음에 웃음이 절로 난다.
나의 승리 도취감은 회남면 단골 구멍가게 정자에서 이온음료를 마실때까지 뇌리에 남아 아드레날린을 뿜어내고 있었다.
* 에필로그.
회인면에서 밥먹고 나니 오후 1시.
청주로 넘어오는 피반령에
날파리는 없었다.
그렇다 날파리는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늘 한점 없는 고갯길을
흐느적 흐느적 오르며 그늘진 염티재를 그리워했다.
날파리가 괴롭힌다 해도 그길이 좋았다..
//날파리考//
오늘 11시30경
청주 문의면에서 염티재 업힐코스.
30도 넘게 대지를 달구는 햇살은 따가우나 도로 우측으로 실도랑이 소리내어 흐르고 산매미
소리 가을을 재촉한다.
정적을 깨고 웬 비행물체가
눈앞을 스친다.
두마리, 세마리..점점 수가 늘더니 이윽고 수십마리가 나타나 마치 수증기처럼 라이더 머리를 에워싸고 깔닥깔닥 고개를 날아간다.
날파리떼다!
떨쳐버릴 요량으로 속도를 올려본다.
10키로..
수는 좀 줄었으나 여전히 라이더 눈이며 콧구멍을 공격하며 따라온다.
15키로..
날파리 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숨쉬기가 한결 용이하다.
내친 김에 속도를 좀더 올려본다.
아니 올리려 시도해본다.
필살 헤머링도 해보지만 새다리 파워가 딸려
금방 10키로, 8키로로 줄어든다.
그러자 순식간에 수십마리가 달려든다.
놈들이 그로기 직전 라이더의 형편을
간파했는지 이제는 맘놓고 유린한다.
눈을 집중적으로 공격하는게 놈들의 특성이다. 고글이 있지만 놈들의 공세를 차단하기는 역부족이다.
헐덕이는 목구멍으로 빨려든게 몇마리인지 모른다. 그놈들은 고스란히 소화되어 양분이라도 되겠지만 문제는 콧구멍을 노리는 놈들이다.
이게 콧털에 걸려 진퇴양난이다.
흡입할수도 배출하기도 용이치 않다.
식초먹은 염소마냥 격하게 콧바람을 내뿜어야 겨우 빠져나간다.
더이상 견디기 어렵게 되자 라이더는 다시 속도를 내어본다. 그러나 더 가파라지는 언덕길어서 역부족이다.
신기하게도 속도를 늦추면 순식간에 적들이 늘어난다. 그렇다. 놈들이 드래프팅을 하는거다.
놈들은 15키로 이상속도로 날지는 못하는 듯 하다.
15키로 속도에서는 최정예 몇몇놈들이 정찰하듯 라이더 면전에서 날아다니고
나머지는 회오리 후풍를 타고
쉽게 따라오는 것이다.
그러다 라이더 속도가 낮아지면
일제히 앞으로 공격한다.
다행스럽게도 놈들을 떨치기 위해 꼭 15키로 이상 속도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요행히도 앞바람이 불면 쉽게 날파리 비행 임계속도를 넘을 수 있다 쿄쿄!
그러나 세상이치가 늘 그런가!
뒷바람이 불면?
적들에게 절대 유리하다.
이렇게 놈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다보니 고갯마루다.
나는 오늘 선선한 바림부는
그늘에서 느긋하게 체액을 보충하는
호사를 포기했다.
마침내 시속이 0키로에 수렴하고 적들의 총공세가 절정에 달할 무렵 최정예 적들도 감히 따라오지 못하는 속도로 질주했다.
마치 꿈속에서 괴물에 쫒겨 달아나는 아이처럼 나는 운명을 중력에 내 맏기고 미친듯 내달렸다.
망연자실할 적들을 생각하니 고소한 마음에 웃음이 절로 난다.
나의 승리 도취감은 회남면 단골 구멍가게 정자에서 이온음료를 마실때까지 뇌리에 남아 아드레날린을 뿜어내고 있었다.
* 에필로그.
회인면에서 밥먹고 나니 오후 1시.
청주로 넘어오는 피반령에
날파리는 없었다.
그렇다 날파리는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늘 한점 없는 고갯길을
흐느적 흐느적 오르며 그늘진 염티재를 그리워했다.
날파리가 괴롭힌다 해도 그길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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