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발생한 사건입니다.
독거노인의 주식인 술을 한참 쳐묵쳐묵하다가 영생을 꿈꾸며 담배한대 피러 나가던
새벽 3시쯤 마루에 나가봤는데 마룻바닥에 뭔가 딱!
이 뭥미???? 개구리???
술췠나? 뭐지???
어라? 여기가 비록 5층 높이의 낮은 아파트이긴 하지만 그래도 아파트인데....
너가 왜 거기서 나와?
헐...개구리라니...게다가 청개구리.
어찌됬던 이 더운날, 기력이 쇠해보여 스프레이로 물좀 뿌려줬습니다.
빌빌대던 녀석이 금새 기력을 찾네요. 고개도 바짝들고.
그런데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주니 온갖 더러운 먼지구뎅이가 다 닦여 나옵니다.
너....너 도데체 어떤루트로 어떤 역경을 뚫고 올라온거니?
숨도 이제 제대로 쉬네요. 피부가 완전 말라있었던듯....
기운내더니 팔짝팔짝 뛰어 싱크대에가서 달라도 붙어보내요.
근데 자세히 보니 개구리 다리외에 뭔가가 있던데 뭐지 이건....기형인가? 했는데. 완전 시궁창을 뚫고와서 먼지구덩이를 거쳐온 흔적이더군요.
스프레이로 잘 씻겨서 귀찮지만 1층에 내려가 풀숲에 던져줬습니다.
풀숲에서 새의 먹이가 될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여기서도 넌 살지못한단다.
키워볼까? 하는 생각도 잠시.
개구리의 자연스런 삶으로 회귀시켜 줬습니다.
근데 생각하면 할 수록 웃겨서리 계속 새벽 내내 웃음이 나옵니다.
아파트에 개구리라니...청개구리라니....개구라도 아니고, 김구라도 아니고 청개구리라니.....
날파리 한마리도 용납 못하는 스타일이라 미세방충망에 모든 틈을 다 막고 사는 사람인데.
욕실 하수구 구멍으로 올라온건지 정말 미스테리하면서도 생각만 하면 아직도 웃음이.
아무리 시골 아파트지만 이거 너무한거 아니냐고!!!!!!!!!
하긴 열흘전쯤엔. 도데체 어케 들어왔는데 새끼 손가락 만한 애벌레가 갑자기 나타나서리.
몇달째 잘 키우고 있는 코스모스 1개를 순식간에 완전히 털어먹은적도 있는디.....
시골은 시골이네요.
어느 틈으로 들어오는지는 여전히 미스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