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기이한 경험☆☆
얼마전 모처럼 쨍한 날씨. 헛되이(라이딩 아니면 모두 헛된 일) 보내기가 아까워 5시 넘어 집을 나서 뒷산을 오릅니다.
가파른 길은 빗물도 빠르게 흘러 빗질하듯 토양만 훑어 내고 남은 것은 자갈뿐. 저 길이 다져지려면 겨울을 지나 내년 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심상한 마음을 달래봅니다.
물골이 심하게 파이고 나무 가지들이 터널처럼 덮고 있는 길을 지나는데 등쪽에 따끔한 통증이 느껴집니다.
가시에 찔렷거니 치부하고 진행하는데 갈헐적으로 그 따끔함이 찾아옵니다.
한손으로 옷을 들춰 흔들어 보기도 하지만 그때 뿐 이내 따끔 따끔.
정확히 오른 쪽 견갑골과 척추가 만나는 오목한 곳입니다.
더이상 참지 못하고 한시간 여 라이딩이 끝나갈 무렵 엄폐된 곳에서 저지를 벗어 아픈 언저리 부분을 살펴봅니다. 나무 가시나 쐐기풀 등 범인을 찾지 못하고 탈탈 털어 입습니다.
아뿔싸 5분도 안되어 바늘로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이 다시 느껴 집니다.
뭐지?
집으로 가는 중에도 그자리 통증은 가시지 않니다.
모르스 부호 처럼 따 ㆍ끔 ㅡ따ㆍㆍ따ㅡ끔
때로는 5분여 느낌이 없다가
다시 또ㆍ돈ㆍ 또ㆍ또ㆍ따끔.
뭐 죽을만큼 아프진 않아요.
하지만 부처님이라도 마냥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궁금하기도 하고 좀 짜증스러운 그런 통증입니다.
마침내 집에 도착하자마자 옷을 훌러덩 벗어 던지고는 저녁을 짓는 아내에게 등을 들이댑니다.
아내는 흘깃 살펴보더니 "아무것도 없는디요?" 하더니
"잠간만"
하고는 뭐가 있다며 돋보기를 쓰고 들여다 봅니다.
"이게 뭐지?"
난 가슴이 철렁합니다.
살인 진드기?
아내는 "잡았다" 하며 내눈 앞에 뭘 들이 댑니다.
이번엔 내가 돋보기를 뺏어 쓰고 들여다 봅니다.
아니 이건???
🐜 입니다.
그것도 점 만한 아주 작은 녀석이!
참 모진 놈입니다.
지 무리의 안녕을 흐트러트린 칩입자에 한시간여 달라 붙어 집요하게 공격한 거죠.
그것도 한자리를 집중공격.
참 대단한 놈.
치밀어 오르는 복수심을 억누르며 창을 열어 후우하고 날려버립니다.
진드기 아닌게 다행이라 자위해 봅니다.
끝.
도데체 저 그림이 뭔 그림인지 너무 궁금해서
메모장에 카피 페이스트해서 겁나 크게 확대했더니. 이거네요.
개미 맞는거죠? ㅎㅎ
궁금한건 정말 못참겠어요.
다이소표 효자손, 배낭에 하나 넣어가지고 다니시면 현장에서 사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