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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라의 즐거움

탑돌이2022.12.20 22:03조회 수 106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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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낌새로 보아 60평생 가장 춥고 눈도 많은 겨울이 될 듯 합니다.

벌써 여러차례 눈이 온데다 연일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기온에 당장 내일 폭설이 예고되어 있으니.

 

아파트 생활 걷어 치우고 단독으로 이사한 첫겨울 신고식을 톡톡히 치릅니다.

 

추위 땜에 눈핑게로 라이딩 못한다면 애호가의 체면이 아니어서가 아니라 주구장창 실내에 틀어박혀 지내려니 좀이 쑤셔서 날씨가 좀 뜸하면 라이딩을 나갑니다.

 

스라는 코스 선택이 중요한데 경사가 급하거나 나무뿌리가 많이 노출된 코스는 제외합니다.

 

오늘은 분당 석운동에서 우담산ㅡ백운호수ㅡ바라재 코스를 돌았습니다.

우담산 정상까지는 2키로 이상 꾸준한 능선길인데 눈길에도 오를만 합니다.

저바이크 시절에는 상상도 못할 라이딩이죠.

과연 이바이크의 저력이 대단합니다.

모터에서 나오는 토르크가 일정하므로 바퀴 슬립도 현저히 적더군요. 게다가 29인치 휠에 2.6인치 타이어는 라이딩 한계를 놀라울 정도로 확장시켜 주네요.

 

우담산 정상에서 땀을 식히는데 까마귀 떼가 울어댑니다. 눈속에 굶었으니 뭐좀 달라는 간절함이 들리는데 가진 것은 달랑 바나나 한개라 날름 먹어 버리고 껍질만 숲속으로 던져 버렸습니다.

 

귀로에 바라산 휴양림에서 쉬고 있는데 페니키즈가 저를 보더니 놀라서 평상 뒤로 숨어 버립니다. 저만치 앞서가던 주인이 뒤돌아보더니 놈이 안보이자 라이더에게 행방을 묻네요

순간 그의 눈에는 제가 놈을 어떴게 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비쳤어요. 분명 의심의 눈초리였어요.

 

라이더가 딴짓을 하며 먼산을 바라보니 그때서야 놈이 쪼르르 주인에게 달려갑니다.

참 민망했어요. 

 

"겁이 많구나. 잘가!"

 

주인 들으라고 큰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도대체 내 몰골이 어떤가 셀카를 찍어 봤어요.

견공이 놀랄만 하더군요.

오렌지 헬멧에 시커먼 복면, 항공기 창을 연상시키는 같은 스키고글까지....

 

바라재를 막 넘는데 백운산 쪽에서 부부(로 추정?) 등산객이 내려오는데 그중 여성이 제게 묻습니다.

 

녀ㅡ길이 있어요?

 

나ㅡ길요? 어디로 가시는지?

 

녀ㅡ자전거 길이 있어요?

 

뒷통수로 들려오는 그녀의 물음은 

산에서 그것도 눈속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 대한 놀라움의 표시였어요.

 

오늘은 강아지와 호기심 많은 여성을 놀라게 했네요. 흑조들을 위해서는 담에 견과 한봉지 뿌려줘야 겠어요.

 

혼라는 외롭고 쓸쓸하지만 오늘은 

미소짓게 하는 일들이 좀 있어서 한결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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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 눈 참 많이 내렸습니다. (by Bikeholic) 혼라의 즐거움 (by 탑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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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제가 강아지였다면 탑돌이님의 고글쓴 모습에 그냥 혼자 깽깽~~깨에엥깽~~하고 오바하며 울부짖었을겁니다.

    그나저나 다들 노익장을 과시하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로라에 올라간 자전거와 저는 그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 Bikeholic님께
    탑돌이글쓴이
    2022.12.21 08:13 댓글추천 0비추천 0
    가을에 길도 익히셨으니 광덕산 스라가시죠. 그쪽에 눈도 많이 내렸다는데 ㅎ
  • 탑돌이님께

    ㅎㅎㅎ 광덕산 이쁠듯요... 유기농 타면 힘빠져 헥헥이겠지만... 걍...전자로 치고 올라가고 쑤시면.... 나름... 부족함을 채워주며 시원할 듯하네요...

     

    흠...산에서 탈 전자... ㅋ 아직은... 먼산만 바라보고 있네요.... 동네 마실용 전자도 도난 당해버렸으니 ㅠ

     

  • 근데 우담바라 펫말을 ㅎㅎㅎ 케이투 산악회 개인이 박은건가요?? ㅎㅎㅎ....

  • rampkiss님께
    탑돌이글쓴이
    2022.12.21 18:38 댓글추천 0비추천 0
    건너편 바라산은 제대로 된 명칭 같은데(해맞이 등 바라보던 산이라함)
    우담산은 음율맞추려 조작된 이름인듯요. 발화산이라고도 병기되어 있어요.
  • 탑돌이님께

    그 밑자락 의왕저수지인가.... 흐미... 저수지가 얼었네유... 역시나 고인물이라서 ...

     

    동네 탄천이나 신갈천 같은딘 흐르는 물인지라... 안얼었던디... 철새... 있음 밥주러 갔었는디...ㅎㅎ... 얼어서 한놈도 없더라구요...

     

    텃새말고 철새가 좋른디 ㅎㅎ.. 짧은 만남~ 그리고 이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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