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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에서의 Wildbike 첫 돌 잔치 (Olive version) -olive-

바이크리2002.12.11 07:43조회 수 4991추천 수 6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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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강촌에서의 Wildbike 첫 돌 잔치 (Olive version)
작성자: olive
작성일자: 2000년 7월 31일
게시번호: 2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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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9일 토요일 오후 2시경.
나는 강촌엘 가기 위해 꾸려 놓은 짐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있었다.
그런데, 창 밖으로 부터 들려오는 어수선한 소음들...
그것은 굵디 굵은 장대비가 퍼다 붓듯 쏟아지며 만들어 내는 소리였다.
태풍이 온다던데... 볼멘 인지 볼라벤인지가...
잠시 갈등이 일었다.
이 비엔 차가 달릴 수 조차 없겠다.
강촌가서 방구석에 콕 쳐박혀 비만 구경하다 와야 한단 말인가?
아니지. Wildbike 첫 돌이라는 큰 의미가 있는 행사니까
비가 오다오다 하늘이 두 쪽나도 가야만 하는 것이다.
음, 그래.

잠시후 나와 라이더님을 강촌까지 모셔갈 운전기사님(또는 뭉치님
이라고도 함)이 도착했다.
내가 들고 있던 생크림 케잌을 보더니 눈이 뒤집혀,
지금 당장 해결(?)하고 가자고 조른다.
쯧쯧쯧... 요즘엔 본분을 망각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아, 어서 운전이나 하셔"

강촌으로 이동하던 도중, 차 안에서 음악을 듣고
온몸으로 발광하는 나를 피해 운전기사님과 라이더님은
양쪽 창문에 껌 붙었다.
크헉, 이것이 오늘 느그들의 운명인 것여 (혼자생각).

주야로 민박만 한다는 강촌의 숙소에 여장을 풀고,
김현님과 두 딸과 조우했다.
첫째는 한울이고 둘째는 한솔이라고...
뜨아, 둘째는 김현님의 판박이구낭.
어른들 말씀에 씨도둑은 못한다느니, 피는 못속인다느니
하셨는데, 어른들 말씀은 틀린게 하나도 없어 (혼자생각).

곧이어 저녁식사 자리를 민박집 흙마당에 펴게 되었다.
등 뒤로 허리만치 자란 벼포기가 빽빽한 논이 있고,
연초록 개구리밥이 떠있는 물이 대어진 논에서
맹꽁이도 반갑댄다.
내가 '와! 개구리다' 했더니, 어느 분이 점잖은 낮은 목소리로
'맹꽁일세' 하고 갈쳐 주셨다. - -;

모두들 숯불 피우고, 적당한 돌을 구해 괴어놓고, 석쇠를
자리잡아 놓고 하느라 부산하다.
한참을 불이 일어나질 않아 가스토치로 어거지로 숯을 달군 후
드디어 고기를 올려놓고 굽기 시작했다.

아! 왜이리 빨리 안구어지는 것이야.
내 뱃가죽은 등짝과 조우하겠다고 아우성이고,
혀밑샘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맑은 침만
꼴깍 꼴깍 넘기고 있는데 말야 (혼자생각).

이제 먹어도 되는 거여요? 젓가락들고 달려드는데,
야채가 없다.
찾아보니 저쪽 마당 한귀퉁이에서 시들어가는
상추와 깻잎과 고추와 마늘들...
씻지 않은 야채들을 헤쳐 모여 했더니 한 광주리다.

이거이 뭐여여?
편안히 앉아 숯불에 부채질이나 살랑살랑 해가며
배두드리며 고기를 궈먹어 볼까 했더니...(혼자생각).

술탱크님 여자친구를 꼬드겨서, 야채 씻는거 잘하고 그래야
예쁨받고 산다고 3분의 2 씻으라고 하고, 나는 나머지 3분의 1을
씻을려다, 뭉치님 심심해 하길래 재밌는 거 있다고 불러서,
씻으라고 넘겼다. 푸하하...

숯불구이 파티에 쓴 술 몇 순배 도는데, 달기똥 같은 빗방울이
투두둑 투두둑 쏟아졌다.
이 흥이 깨지면 안되는데...
내가 그랬다. "그냥 버티세여. 갈때까지 가보는거져, 뭐.'"
홀릭님 왈 "이 인간, 내 이런 인간일줄 미리 알아봤어"
흠, 역시 엽기 선수들은 서로를 알아본다.

그래서 우린 우산 하나들고 숯불이 꺼질새라 전전긍긍,
네 등이 젖네, 내 등이 더 젖었네, 찢고 까불면서
그 빗속에서 끝끝내 고기를 다 먹어 치웠다.

대청봉님은 잔차 라이트 가져다 석쇠위로 조명을 해주셨고,
가끔 누가 대청봉님께 말이라도 시켜 몸을 돌릴라 치면,
빗속에서 고기를 먹던 우리들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안 보여요, 우리에게 돼지고기 회를 먹이려 하시나여?"

비는 이제 주춤하고,
온바이크님, 따란∼ 하시며 예쁘게 포장한 케이블 커터를
홀릭님께 선물하신다.
온바이크님과 미루님은 어떻게 이런 깜찍한 생각을 다 하셨을까?
우리, 홀릭님 몰래 Email주고 받으며 '선물준비 비밀유지작전'을
펼치느라 손에 땀을 쥐었었다.
빠이어님은 개인적으로 준비하신 책 한권을 선물하셨는데,
책 제목이 뭐였드라? '누가 내 치즈 다 먹었냐?' 이던가?

준비한 케잌에 길다란 초 하나 꽂아 'Wildbike생일축하쏭'을
부르려는 찰나,
초보맨님 콧김으로 촛불을 꺼버리는 바람에 김이 빠져 버렸다.

'홀릭님!!! 축하합니...' 퍼억,,, 퍼억,,,
내가 축하한다는 말 다 마치기도 전에 모다들 맨손으로
케잌을 한웅큼씩 퍼가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아우! 인간들... 분위기라고는 코딱지 만큼도 없어, 정말, 씩씩,,,
(혼자생각).
어느새 난 빈 케잌 판때기만 들고 있는 우스운 모양새가
되어버린다. 워낙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난 정말 맛도 못 봤다.

밤은 깊어가고......
아웅∼ (하품), 피곤해, 자야지.
여자숙소에 자릴 잡고 누워 설핏 잠이 들었을까,
갑자기 떼매어진 내 몸뚱아리.
통돼지 바베큐 할때 모양으로 양팔과 양다리를 들고 이동하더니,
갑자기 차가운 물속이다.

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물 속에서 나는 사력을 다해
살아나고자 몸부림을 쳐야 했다.
수영도 전혀 못하고, 게다가 오래된 지병이 있었으니 말이다.
공수병이라고...
알고보니 그 물은 내 무릎정도 깊이더군, 헐∼.
물을 엄청 먹어 내 배는 올챙이 배가 되었고,
내 바지주머니에 들어있던 폴더 휴대폰도 물을 먹을만치 먹어,
액정판 안에서 물이 찰랑 거린다.
쬐끄만 열대어 한마리만 넣으면 딱! 이겠다. T.T

에잇, 잠도 다 깻고, 우뛰 우뛰, 복수다.
연이어 물속에 던져지는 사람들을 향해 물세례 주기. 얏- 얏-.
'어머, 차가워, 조심 좀 하세욧' <--- 옆에서 놀던 다른 투숙객들.
'죄송함다' 어헛, 민망하여라.

다른 투숙객들에게 민폐끼치기 행진은 극에 달하여
뿌옇게 밝아오던 그 신새벽에
급기야 노래방기계를 마당에 들여놓고 '꽥꽥' 죽자사자
노래를 불러대기 시작했다.
난 그래도 점잖했다.
홀릭님 '성냥 그압 속∼' 노래가 백미였다.
게다가 엽기적 '마이크 털기'로 바로 옆에 있던 나는 채찍질을
당하는 듯 하였다.
와우님도 한 노래 하시고....

어느덧 날을 밝아, 아침을 유모씨의 국밥집에 가 먹고
가볍게 바람쐬러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
정말 후리하게 바가지도 없이, 아무것도 안챙기고 몸만 달랑.

이른 아침, 삐죽 삐죽한 산봉우리에 비구름이 이리저리 돌아 나오듯
걸려 있는 모양이 잠시 숨을 멈추게 했다. 커억∼^^;
강촌까지 와서 구곡폭포에도 한 번 안가본다면 말이 안된다 하고
홀릭님, 다복솔, 트렉키님, 술탱크님과 여자친구, 콜진님,
투케이문님과 나 이렇게 여덟은 냅다 구곡폭포 밑자락까지 밟았다.

강촌엔 사람들이 왜 그리 많던지, 급작스레 브레이크 잡을때 마다
새벽까지 마신 술이 쏠려 죽는줄 알았다.
구곡폭포 진입로 우측에 잔차 세우고, 애마들을 가위바위보로 진
홀릭님 더러 지키라 하고,
매표소에서 표를 사려는데, 1인당 일천육백원씩인데, 돈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우째 이런일이...
우린 눈물을 머금고, 눈물로 흐려진 구곡폭포 안내판 그림만
실컷보고 돌아서야 했다.

잔차있는데로 돌아가 보니, 홀릭님 땅바닥에 철퍼덕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자는 건지... 지나가는 개미 헤아리는 건지...
이상하다. 난 어제 소주 딱 세잔 권했을 뿐인데, 사람이 저렇게
폐인화 되나?

숙소에 돌아와, 커피가 증말 마시고 잡다 했더니,
온바이크님 On bike 하시더니 쐥 하고 커피믹스를
사다 주신다. 흑흑, 감격.

이래저래 시간은 빨리도 흘러 토요일, 일요일도 오후에 접어들어
모두 짐을 다시 꾸려 서울로 돌아왔다.

영MTB에 잠깐 들렀는데, 주인아저씨 내 잔차 림을 바로 잡아
주시고, 미루님께선 테프론 오일도 하나 주셨다.
뭉치님은 또 운반책을 맡아주시고...
오나가나 고마운 분들 뿐이구나.
이러니 모든 왈바분들 사이에 쫀득쫀득한 유대관계가
형성되나 부다 싶다.

섭섭하고 아쉽게 첫 돌 파티는 이렇게 지나가고...
으아! 두 돌 파티까지 어뜨케 기달려어어....


첨기. 헉헉∼ 같이 한 시간이 많아, 할 말도 무쟈니 많았슴다마넌
압축했슴다. 읽느라 힘들었죠^^





****************************그 당시 리플**********************

* 케익맛은 아주 끝내주더군요...ㅋㅋㅋ .....(미루)

* 술도,노래도,재롱도..일품이었씀다..^_^   ....(와우)

* 강촌에서의 장면 장면들이 하나씩 떠올라서 혼자 혹은 색시하고 같이 실없이 웃곤 했습니다.....(온바이크)

* 저는 열 삭히느라 힘들었습니다. 다음에는 꼭 참가를 해야쥐....(고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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