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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bikie2010.04.26 17:27조회 수 2196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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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군복무중에 사고를 당하여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으나

수혈할 피가 없어서 먼 곳으로 이송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죽음이 두려웠습니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청춘을 다 살지 못하고 죽는 것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시간이 지나자 죽는 것은 괜찮은데 부모님이 얼마나 애통해 하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의식을 잃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 죽는 것이나

지금 죽는 것이나

앞으로 20년 쯤 더 살다가 죽는 것이나

별다른 차이가 없지 싶습니다.

 

죽음이란 것이 육체라는 옷을 벗고

친밀했던 사람들과  이별하는 것 정도인데

그 시점이 문제가 될 것이 있겠습니까. 

 

언제부터인가  남의 죽음에 무덤덤해졌습니다.

그것은 나의 죽음에 무덤덤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사실, 저는 장인어른의 화장장에서,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서 걷잡을 수 없이 흐느껴 울었는데

그것은 거기서 나의 죽음을 보았기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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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bikie글쓴이
    2010.4.26 17:30 댓글추천 0비추천 0

    나는 제대 환송식도 받아보지 못하고 병원에서 제대하였습니다.

  • 저는 제가 가고 나면 분명 고생하고 힘들어질

    생떼 같은 자식들과 아내가 걱정되어서 안되겠습니다.

    그리고 잔차도 더 어울려서 타야하고 아직 가야할 곳도 많고...

    그나저나 상당히 크게 다치셨던 모양입니다.

    아무쪼록 군대는 아무탈 없이 간 상태 그대로 돌아오는게 최고의 군대인 것 같습니다.

  • 훈이아빠님께
    bikie글쓴이
    2010.4.26 19:26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렇습니다.

    저도 결혼이라는 것이 삶을 끊지 않고 이어져가게 하는 하나의 밧줄 같은 것으로 여긴 적이 있습니다.

    혼자라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한국의 1일 평균자살자수가 34명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자살미수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더 나아가서 죽고싶은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이며,

    살고싶지 않은 사람은 또 얼마나 되겠습니까.

  • 한 달에도 자살하는 사람을 여러 명 보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죽은 사람의 '어쩔 수 없이 당연했던 사실'보다는
    남아있는 사람의 안타까움이 더 크게 마련인데

    그 죽음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는 것입니다.

    제가 낮은 생각인지 몰라도
    자살은 죄악입니다.

     

  • 저는 80년도 초반 대우조선 근무할적 용접작업중 탱크 내부에 새어나온 가스가 폭발하여 화상을 입은적이 있었죠

    퍽!!! 하며 불길이 확 올라오는 순간 오만가지 생각이 다 스쳐 지나가더군요...

    천안함 장병들의 순간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죽음에 대해서  수십번  수백번  생각한적이 있었는데

    아주  잘 이겨냈습니다

    이겨낸 원동력은 아무래도 가족이었습니다

    내가 없으면   애들 앞날이 눈에 훤히 보였거든요

    우리집 옆지기가  그당시 그 나마 견딜수 있는것은  집에서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내가 있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떠날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좋은날도 옵니다

    가족은  모든 사람에게  좋은 끈이 되는것 같습니다

  • 동감입니다. 태여날 때도 가족을 통해서 왔듯이, 죽음을 앞에 두고 가족 생각이 아니 날 수 없겠지요. 저 역시 죽음 문턱까지 갔더랬는데, 뭣보다 캥기는 건 덜 키운 자식과 마누라 고생이더군요. 그리고 부모님 생각도 나고요. 그런데, 요즘 자살자들 많이 생기는데, 저는 그들을 비방하지 않습니다. 그들 모두 적절한 주위 도움만 있었다면 충분히 살아있을 사람들이란 생각에 안타까울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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