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자전거 여행의 마지막 날입니다.
어제까지 애먹이던 차진이의 무릎은 나을 생각을 않는데다가
저의 컨디션 또한 메롱입니다. 엉덩이 상태가 너무 안좋네요.
아침에 짐을 꾸려서 나와 인근의 콩나물밥집에서 아침식사를 하면서 루트를 수정합니다.
계획은 봉화를 거쳐 울진까지였지만 아무래도 무릎 상태가 너무 안좋아 내리막 위주의 코스를 찾았습니다.
코스를 수정하고 태백시를 벗어나기 위해 페달질을 시작합니다.
아마도 오늘 코스는 고개 두어개만 넘으면 내리막질과 평지가 계속될 거 같다는 기대로
아픈 무릎과 엉덩이를 무릎쓰고 열심히 페달링을 시작합니다.
태백시를 벗어나면서 만나게 되는 첫번째 고개인 송이재, 여관 아저씨 겁나 경사 세다고 하더니 싱겁네요.
정상에 도착해서 주변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숫컷들은 사냥본능이 있어서 그렇나요? 항상 자기 위치 파악이 1번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맞이하는 고개인 통리재
통리는 가장 높은 역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태백이란 곳 자체 고도가 높다보니 통리재는 고개도 아니더군요.ㅎㅎ
통리재를 넘어서 신리재를 향해서 열심히 페달질을 합니다.
통리재를 지나니 삼척이라는 간판이 우리를 반깁니다만 아직 오르막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차진이의 무릎 고통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장경인대가 아프기 시작하면 정말 겉잡을 수 없는 창으로 찌르는 고통이 밀려옵니다.
몇 번 경험했던 터라 그 고통을 알지만 이곳에서 벗어나는 길은
우리 다리로 페달질해서 벗어나는 길 밖에 없었기에 열심히 올라갑니다.
중간엔 길을 잘못 들어서 때 아닌 미로찾기도 했지요.
신리재를 내려와 계속해서 다운힐을 즐깁니다.
40킬로미터 이상을 계속 유지하면서 정말 신나게 내려왔습니다.
동활계곡의 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신선한 산소를 듬뿍 흡입하였습니다.
동활계곡의 끝에서는 덕풍계곡이 시작되더군요.^^
덕풍계곡 초입을 지나니까 드디어 논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대관령에서부터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논이 나옵니다.
지금의 강원도가 되기전 어려웠을 강원도인의 팍팍한 삶이 느껴지네요.
이렇게 논이 반갑긴 처음이었습니다. 논=평지?
차진이는 다리의 고통을 참으면서 원덕까지 내달렸습니다.
사진 속에서 웃고있지만 그 고통을 제가 겪어 알기에 차마 더 가자 소린 못하겠더군요.
제 몸상태도 그리했지만 말입니다.
원덕에서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목표한 거리의 2/3 밖에 타지를 못했습니다.
팀웤은 좋았는데 갑작스런 부상의 발목이 우리를 잡았었습니다.
다음엔 좀 더 여유롭게 준비해서 가야겠습니다.
고생한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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