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흐르는 물소리와 밤새들이 우는 소리와 더불어
선선한 밤기운을 느끼면서 편안한 잠자리를 가졌습니다.
침남을 당겨서 덮을만큼 밤엔 시원하다 못해 추웠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발코니로 나갑니다.
아무리 쳐다봐도 물리지 않는 마날리의 풍경을 보기 위해서지요.
어제와 다른 분위기로 산들은 제모습을 뽐내고 있습니다.
<아침에 보여준 히말라야의 얼굴>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전방의 산봉우리들이
제모습을 이제야 보여주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잠깐의 시간이 지나고 나니 부끄러운 듯
다시 구름으로 얼굴을 가려버리더군요.
<금새 얼굴을 가리고 마는...>
인도의 아줌마들이 사리로 얼굴을 가리듯이 말이죠.
오늘은 마날리를 주욱 돌아볼 예정입니다.
둥그리템플과 삼나무숲 등등을 돌아보기로 하고
아침식사를 하였습니다.
월드피스까페말고 조금 더 위로 올라가보니
허름한 식당이 하나 보였습니다.
이곳도 옥상전망이 아주 좋은 곳이었는데
그 이름이 생각이 나지 않는군요.
<허름한 식당에서 본 마날리의 산>
식당에 앉아서 간단하게 토스트와 함께 짜이를 먹었습니다.
음식맛은 괜찮았는데 청결도가 조금 문제더군요.
어쨋거나 그래도 배탈 안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짐을 정리해 두고
올드마날리로 향했습니다.
릭샤 30루피에(론리엔 60이라는 오정보가...)
마날리의 중심지인 몰(mall)로 내려섰죠.
일단 환전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곳의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는데 환율이 형편 없더군요.
1달러에 44루피였습니다. 사설환전소도 있다고 하는데
식구들 데리고 찾아서 헤매기도 그렇고 해서
100달러만 환전하였습니다. 그나마 여기는 여행자수표가 되더군요.
4400루피를 받아들고 나니 배가 두둑해집니다.^^
밥 한끼에 30-50루피면 해결되니까 적은 돈이 아니죠? 흐흐
일단 돈을 들고 히말라야관광청으로 향했습니다.
내일 있을 로탕패스 투어를 예약하기 위해서입니다.
데스크의 아저씨에게 물어보니 설명이 되어 있는 종이를
나눠주는데 다양한 종류의 하루투어가 있더군요.
일단 로탕패스 투어를 신청하였습니다. 아이들 요금은 없었습니다.
무릎에 앉히면 애들은 공짜라고 하는데 어떻게 무릎에 앉히고
그 먼길을 가겠습니까? 1인 180루피 정도 주었던 것 같습니다.
숙소에서 택시투어를 물었을 때 왕복에 1000루피 정도라고 이야기했으니
무척 싸게 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투어예약을 마치고 둥그리템플로 향하였습니다.
릭샤를 타고 15루피에 둥그리템플까지 갔습니다.
예상외로 다소 실망감이 들었습니다.
우거진 삼림을 기대하였는데
철조망이 쳐진 숲이며, 다른 풍경들이 생경하더군요.
우람하게 하늘을 향해 치솟은 모습은 멋있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생각한만큼은 아니었습니다.
나무가 우뚝 우뚝 하기는 일본 산이 최고죠. 계획적으로 조림을 한 것이니까요.
사람도 거의 못 올라갈만큼 빽빽하게 조림을 해서 뒷동산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넘들이니까요.
둥그리템플은 단순한 구조였습니다.
슬레이트 지붕같은 것으로 이루어진 2층 구조.
밖에는 염소나 산양의 해골?들이 있었구요.
안쪽에 사당이 마련되어 있더군요.
많은 인도인들이 그곳에 들어가 종을 치고는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둥그리 템플, 벽면의 동물 해골들-뭔가 주술적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곳은 인도인에게도 꽤나 유명한 곳인 듯
잘 차려입은 인도인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분은 여자분 두 분을 만났구요.
그 외에는 서양사람 몇, 그리고 저희가 다더군요.
<울창한 삼림>
둥그리템플을 둘러보고는
아이들과 함께 왼쪽의 놀이공원으로 갔습니다.
공기총으로 인형 맞추기하는 게임이 있어서
아들과 10루피씩 주고서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쏘았습니다. 저는 6발, 아들은 4발을 맞췄습니다.
그리고 돌아서자 토끼를 들고 사진 찍으라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2-30루피를 달라고 하더군요.
인도에선 참 별 것들을 가지고 돈을 달라고 합니다.
길거리 애들도 사진 찍고 나면 손을 벌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쩝...
동그리사원을 구경하고 돌아나와서
매점에 들렀습니다.
짜이와 과자부스러기를 주문해서 간단요기를 하였습니다.
여전히 주변에 앉은 인도인들의 시선은
우리 가족에 스톱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뻔히 쳐다보면 그때는 눈을 스윽 돌립니다.
돌아오는 길은 걸어 내려 오면서 숲을 일부러 돌아
올드마날리로 내려왔습니다.
이곳 마날리도 낮엔 꽤나 더워서 그늘을 벗어나니 햇볓이 따갑더군요.
숲을 지나서 올드마날리를 지나
존슨즈 카페에 들렀습니다.
송어요리 유명하다고 어찌나 가이드북에 자랑을 해놓았는지 원...
안 들렀다 가면 서운할까봐 들러서 점심을 해결했습니다.
송어요리 하나와 피자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피자맛도 좋았으나 역시 머튼(양고기)이 내는 향은 싫어요~~~
송어요리는 워낙에 송어가 작아서 눈물나더군요.
제가 전에 낚시해서 잡던 송어는 40센치급이었는데
이곳 송어는 25센치정도?
아내가 생선을 좋아해서 한 마리 다 먹었습니다.
거기에 존스라는 유쾌한 친구가 있더군요.
<존슨즈 카페의 유쾌한 존스>
식사준비하는 내내 심심할까봐 이야기 친구가 되어주고
상세하게 마날리 설명도 해주고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는 길에서 소가 교통사고 난 모습을 보았습니다.
사방에 시뻘건 피... 소름 돋더군요.
릭샤를 잡아타고 다시 바쉬쉿으로 돌아왔습니다.
릭샤에서 내려서 온천의 모습을 잠시 구경만 하고
사람도 없고, 더운데 뜨거운 물에 들어가기도 그렇고 해서
돌아왔습니다.
역시 이곳에서 최고의 즐거움은 발코니에서 보내는 시간입니다.
<체스를 두는 아이들 - 휴식>
아이들은 체스를 두고
저는 음악을 들으면서
김혜자씨가 쓴 "꽃으로도 때리지마라"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아내는 옆에서 다른 준비해간 책을 읽고요.
선들선들 바람이 하릴없이 머리를 간질이고
조금 있으니 눈꺼풀이 무거워집니다.
책을 놓고 눈을 감고 이내 꿈나라로 넘어갔습니다.
드르렁~~ 쿨쿨 (아마 전차부대 이동 좀 했을 것입니다)
눈을 떠보니 아직도 해는 서산 근처에 머물고 있더군요.
일렀지만 부실한 점심을 먹었던 지라
일찌감치 옥상식당으로 저녁해결을 하기 위해 갔습니다.
저녁은 한 군데만 집중적으로 공격했습니다.
다양한 요리를 접해봐야 했고,
또한 같은 곳에 계속 가면 서비스가 좋아집니다.
첫날은 거의 맹숭맹숭 쳐다보던 녀석이
얼굴이 낮에 익으니 상냥하더군요.
끝에 써~~를 연발하면서... 어제 좀 웃으라고 했드만 ^^
재민이는 웃기는 이야기를 해 주니 아주 파안대소입니다.
아주 우스워 죽는군요. 이 귀여웠던 꼬마가 이제 내년엔 대학을 가는군요. 쩝..
오늘은 쁘라따(전), 에그커리(계란 카레), 짜파티(밀가루전), 난(쌀가루전), 골든이글(맥주)입니다.
커리에 찍어먹는 짜파티와 난은 아직까지는
너무너무 맛있습니다.
물론 비장의 간식, 오징어채도 같이 가져와서 먹었습니다.
고추장에 찍어서 먹는데
주방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맛좀 보자고 해서
한움큼 주었더니 아주 잘 먹더군요.
맥주 안주가 홀라당 다 날아가 버리고... ㅜ.ㅜ
가족들은 먼저 내려가고,
조용한 곳에 홀로 앉아
엠피3를 꺼내 양희은의 한계령을 들으면서
혼자만의 세계에 들어갑니다.
평온합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로탕패스로 가야 하는군요.
아직까지 태어나서 2000미터가 넘는 곳은 올라가본 적이 없는데
기대가 큽니다.
저멀리 한 때는 히피들의 천국이었고 하쉬쉬로 유명했던 올드 마날리의 불빛이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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