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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대회를 다녀와서....

지리산2004.08.30 13:20조회 수 2467댓글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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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스퍼트 장면입니닷....>

2004년 8월 28일, 토요일입니다. 벌써 맘은 대관령에 가 있습니다.

오후 2시에 출발하여 6시 조금 넘어 용평리조트에 도착합니다. 예약해 둔 숙소에 여장을 풀고 저녁을 먹었습니다. 간단한 산책으로 마무리하고 올림픽 경기를 보다 11시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아주 다행스럽게도 푹 잤습니다.

5시에 일어나 세수를 마치고 아침 식사. 5시 40분에 대회장으로 출발합니다. 6시부터 7시 사이에 선수 등록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전날인 토요일에 미리 해 놓으면 8시까지만 가도 됨) 대관령을 넘어 강릉영동대학 6시 20분 경에 도착. 본부석에서 번호표와 자동기록계측계를 받아 자전거에 부착합니다. 어디 내가 아는 사람은 없나 이리저리 잔차를 타고 둘러봅니다.
대경왈바에서 활동중인 달려라영구님과 닭도련님, ds5tab님, 마창진에서 활동 중인 reokmc님, 부산왈바의 게리피쉭님, 280랠리에 도우미로 참여했던 여자분(역시 이번에도 자기 클럽 도우미로...), 포항에서 활동 중인 몇몇 분들.....작년에 이 대회에서 만났던 분. 등등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슬슬 대회를 위해 워밍업을 하던 중, 튜브가 굉음을 내며 터지는 황당한 사고를 경험합니다. 좋은 일이라 스스로 위로합니다. 이게 시합 중에 터졌으면 어쩔 뻔했누? 휴~

그럭저럭 시간은 흘러 출발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1그룹부터 출발하고 그룹간 5분간의 시차를 두고 출발합니다. 마침내 내가 속한 3그룹 출발점에 섰습니다.
작전은~~~ 무조건 선두그룹에서 무조건 달린다. 숨 넘어가는 그 순간까지...
출발신호와 함께 다들 무섭게 치고 나갑니다. 같이 따라붙습니다.  싸이클과 동시 출발했기 때문에 싸이클과 나란히 달립니다. 처음엔 선두그룹 없이 나란히 진행하다가 한 2분쯤 지나니 선두 그룹이 형성됩니다. 15명 정도. 다시 얼마더 지나 8명 정도로 압축됩니다. 이거 할만하다 싶습니다. 다시 얼마쯤 더 지나 싸이클 3명과 엠티비 세명, 이렇게 여섯명의 선두그룹이 형성됩니다. 정말 모두들 신들린 듯한 페달링입니다. 정말 치열하면서도 신납니다. 초반 레이싱이 얼마나 치열했던가는 나중에서야 알게되는 3 x 1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기어비로써 증명합니다. 속도계도 없어 얼마쯤 갔는지 모르지만(어디선가 '8키로 8키로'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기어가 너무 무겁다는 느낌이 들지만 무리한 페달링을 계속하던 중, 갑자기 두 다리를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옵니다. 아하~ 이거 오버페이스군. 자전거를 타면서 이번이 두번째인 경험입니다. 기어를 낮춰야겠다고 작정하고 아래를 내려다보던 중~ 허걱~~~ 이게 웬일입니까? 앞기어가 3단에 뒷기어가 1단이었습니다. 이런 최악의 기어조합이 있을 수 있나? 어쩐지 체인이 긁히는 소리가 난다싶더니만....... 저항에 맞춰 아무 생각 없이 쉬프트 다운하다보니 1단까지 내려가 있었고, 그것도 모르고 계속 페달링하고..... 어쩌다보니 앞 기어가 2단 상태라고 착각하는 사태에 이르고... 앞기어가 1단으로 내려가면 좋은 기록은 물건너 간다고 생각하고 무리하게 페달링을 하고..... 하지만 후회는 이미 늦은 걸 어쩌겠습니까? 재빨리 2단으로 변속하고 다시 페달링 들어갑니다. 같은 속도이지만 페달링이 한결 수월합니다. 에휴ㅜ. 그러나 오버페이스는 반드시 대가를 요구합니다. 오른쪽 종아리 부근에 슬슬 쥐가 나려합니다. 다리를 추스리려고 페이스를 약간 늦췄습니다. 그러는 동안 뒤따라오던 500-600번 대의 번호표를 단 3그룹 선수들이 하나 둘 지나갑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렇게 예닐곱명에게 추월을 허용하는 5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결에 다리도 정상을 되찾았습니다. 다시 밟아댑니다. 앞서가던 3그룹 선수들 둘셋 정도를 따라잡았나 싶은데 어디선가 다왔다는 소리도 들리고 300미터  남았다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결승점이 코앞인 듯합니다.전력질주 들어갑니다. 2그룹 선수 하나와 거의 동시에 결승점을 통과했습니다. 그 사람에게 다가가 몇분이나 걸렸는가 물어봅니다.  1시간 1분 걸렸답니다. 그러면 5분뒤에 출발한 3그룹인 내 기록은 56분대이겠구나 짐작해봅니다. 1시간 이내에 들어오리라던 목표가 이루어졌다싶어 무척이나 기쁩니다.

결승점을 통과하니 어디선가 게리피쉭이 달려와서는 계측계를 떼내서 본부석에 제출합니다. 반갑고도 고맙습니다. 게리피쉭에게 물었습니다. 어째됐노? 입상했냐? 49분대의 기록으로 3등으로 골인했답니다. 역쒸 대단한 게리피쉭~~ 49분... 49분... 정말이지 대단한 기록입니다.

힐클라이밍대회.
크로스컨트리와는 달리 순수 업힐만으로 이루어진 경기여서 크로스컨트리에서 강한 사람도 힐클라이밍에선 약점을 보이는 수가 많은데 이곳에서도 예외가 아닙니다. 일례로 크로스컨트리 대회 그랜드마스터부에서는 참가만 하면 무조건 1등 입상하는 김중호(마법의 숲)님도 이번 대회에선 입상권과 멀어져버렸습니다. 못내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입니다. 그런 점에서도 게리피쉭은 참 대단합니다.

선수들은 출발지점인 영동대학으로 버스로 이동하고 잔차는 차에 실어서 운반합니다.잔차를 찾아 차에 실어놓고 점심으로 준비한 국수 한그릇을 먹었습니다. 작년엔 초당순두부를 준비했던데...... 빈약한 점심이 좀 아쉽습니다.

점심을 먹고서 경품추첨권을 받았습니다. 경품이 제법 많습니다. 몇백만원짜리 프레임도 있고, 완성차도 있고 기타등등....... 본부석에 가서 기록을 통보받습니다. 순위 집계는 추후 바이시클라이프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오늘은 개인 기록만 알 수 있답니다. 56분 21초. 짐작 그대로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올해 3그룹 입상권은 50분대였다고도 합니다. 흐아.......
몇몇을 만나 이야기하다 이제 그만 대관령 너머에서 기다리는 가족들에게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경품추첨과 시상식이 생각보다 늦게 이루어진답니다. 게리에게 박수나 크게 한판 쳐주려했는데........아쉽지만 다 좋을 순 없습니다. 경품추첨권을 게리에게 넘기고 대회장을 빠져나옵니다.
대회장을 빠져나오며 다시또 내년을 기약합니다. 50분대의 기록과 포디엄에서 웃는 그날까지......수시로 시상대에 서는 게리피쉭이 오늘따라 무척 부럽습니다.  

돌아오는 길. 다시 넘는 대관령이 아득합니다.


<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안내>


강릉에서 열리고 바이시클라이프에서 주관하는 국내 유일의 힐클라이밍 대회로서 올해 2회째를 맞습니다. 작년의 엉성함이 많이 보완되어서 짜임새도 나아졌고, 갈수록 참가자들이 늘어나고 수준도 높아지는 듯합니다. 참고로 제가 속한 3그룹(35세 - 45세)의 경우 작년 참가자는 60여명이었는데 올해는 150여명..... 제일 두터운 선수층 그룹이었지요. 게다가 작년 55분대가 입상권이었는데 올해는 50분대로 단축. 이 시합은 중급이 따로 없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상급자 그룹과 일반 그룹 이 두가지만 있습니다.

숙소 선정 : 대회를 주관하는 곳에서 안내하는 강릉 효산 콘드를 이용할 경우 4인 1실 기준 1박 5만원. 4명을 초과해도 되지 싶습니다.(게리피쉭님이 이곳을 이용했으므로 물어보면 됨, 그리고 이 콘도는 사실 강릉지역에서 무척 싼 곳이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강릉에 숙소를 잡지 않고 용평리조트를 이용했습니다. 다음날 일찍 집을 나서서 대관령을 넘어 강릉영동대학으로 가는 방법을 이용했지요. 코스를 미리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길이 좀 멀다는 약점이.....
또한 가족을 동반(어머니, 집사람, 아들)한 여행이었으므로 나는 대회에 참가하고 나머지 가족은 리조트 휴양시설을 이용하면서 놀 수 있는 공간을 택했습니다. 소위 지팔 지 흔들기 모드. 이 계획이 아주 잘 들어맞아 가족들로부터 해마다 대관령대회에 참가하라는 성원을 이끌어 냈습니다. 특히, 용평리조트의 기나긴 곤돌라와 산악썰매는 칠순노모까지도 감동시켰습니다.  대회 참가와 남은 가족들 처리(?) 문제. 결혼하신 분들이 잔차 안장 위에서 장수하시려면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지 싶습니다. 아직 강릉 쪽 여행을 해보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경포대 근처에 숙소를 잡으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대회장에 가족을 동반하고 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인데 그러지 마시길.... 거의 한나절을 뙤약볕 속에서 고생만 하십니다. 굳이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면 절대로 피해야 할 모드. 다시는 안 따라간다가 아니라, 가지 마라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당구 칠 줄 모르는 애인 당구장 델꼬 가는 것보다 더합니다. 나는 그래보지도 못했지만서도......

선수 등록 : 시합 하루 전 토요일에 등록하거나 일요일 아침 일찍 등록할 수 있습니다. 토요일 늦게 도착했을 경우 굳이 선수등록을 하실 필요는 없고 일요일에 하시면 됩니다. 아침 7시쯤....

장비 : 예비 튜브와 기본 정비 도구. 반드시 필요합니다. 시합 중 휴대하지는 않더라도 반드시 자잘한 정비 사항이 발생합니다. 저의 경우 워밍업하며 실실 돌아다니던 중에 튜브가 기냥 아작 났습니다. 차 타이어 빵구나는 소리인 줄 알고 두리번거렸는데 그게 제 튜브 터지는 소리일 줄이야~~~ 튜브는 현장에서 살 수도 있지만 정비도구는 그게 아닙니다.

부스 이용 : 대회 중앙 운동장엔 각 업체에서 운영하는 부스가 많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좋은 물건들을 약간씩 싸게 살 수도 있는 기회도 있고, 무엇보다도 둘러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습니다.

내년에는 대관령에서 우리 부산자갈치 아자씨 아지매 처녀 총각들을 많이많이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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