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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바이하고 박았습니닷....

지리산2004.09.08 13:40조회 수 650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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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일요일. 짬장님이랑 기장코스 한바꾸 돌기로 했습니다.
대연고개 쯤에서 짬장님을 만나 같이 이동하기로 하고 잔차타고 집을 나섰습니다. 내리막길을 35km 정도의 속도로 달려가는데 갑자기 길 건너편에서 중국집 배달 오토바이 한대가 쏜살같이 달려나왔습니다.
으악~~ 브레이크 ^^^^
그러나~ 미끄러지면서 오도바이 앞바퀴 옆부분을 그만 콱 박으면서 기냥 날았습니다.
붕~~ 콱.
그 짧은 순간 퍼뜩 한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부러지면 안 되는데...... 그라머 잔차 못타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넘어질 때마다 맨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이겁니다. 당분간 잔차 못탄다는 생각.... 다른 사람들도 그런지 쪼매 궁금하기도 합니다.---
너무 아파 꼼딱도 할 수 없었습니다. 한 1분쯤 길바닥에 철퍼덕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구경꾼들도 꾸역꾸역 몰려듭니다. 그런데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내가 기절한 줄 아는 모양입니다. 너무 아파 일어나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나는 갑자기 몸을 돌리면서 일어나 앉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짬뽕 국물이 내가 넘어진 쪽으로 실실 흘러내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아~~ 이건 나를 두번 죽이는.........'
길바닥에 앉아서 짬뽕 오도바이 아줌마를 한번 흘겨보았습니다. 짬뽕아줌마, 연신 오도바이 시동을 걸면서 이럽니다.
"아이구, 이걸 우째요? 아이구, 이걸 우째요?"
정말이지 내가 할 말입니다. 이걸 우짜겠십니까? 나는 짬뽕 아줌마한테 한마디 했습니다.
"아니, 거길 그렇게 갑자기 들어오면 어떡합니까?"
우리의 짬뽕 아줌마 다시 한다는 말이...
"아이구, 이걸 우째요?"
그러면서 다시 시동만 겁니다. 역시 안 걸립니다.
'고장났군, 그거 고소하다.'
나는 그때쯤에야 정신을 차려 다친 곳을 만져보았습니다. 발목 부근이 통통 부었고, 고관절 부분이 제법 까져서 피가 나고, 무릎이 무척 아프고, 손바닥이 얼얼합니다. 가만히 보니 어디 부러진데는 없다 싶습니다. 잔차를 잡고 퉁퉁 튕겨봅니다. 어디 휘어진 데도 없습니다. 부러진 데도 없는 듯한데다 잔차도 고장난 데도 없고...... 우짜겠습니까? 그냥 다시 잔차에 올라타고 짬장님과 만나기로 한 곳으로 갈 수밖엔..... 짬뽕아줌마는 그만 보기도 싫어져서 뒤도 안돌아보고 와 버렸습니다.
짬장님께 상처도 보여주면서 좀전에 겪은 일을 낱낱이 보고했습니다. 무슨 상이라도 탄 것처럼..... 다 듣고난 짬장님, 자기 일처럼 안타까워하면서 하시는 말이...
"그럴 때는 119를 부르시지~, 그나저나 몸도 좋지 않은데 그냥 돌아갈까요?"
미안해서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그냥 천천히 타기로 하고 가기로 합니다. 짬장님 차엔 캐리어가 없어서 두대를 분해해서 구겨넣다보니 어째 크랭크가 차를 사정없이 긁어버립니다. 차도 새찬데....제가 한마디 합니다.
"아이구, 이거 차가 다 긁히네요? 이거 우짜지요?"
"이젠 머 포기했어요."
어째 웃으시는 모습이 더 애처롭(?)기도 합니다.
그러구러하여 기장코스를 도는데, 아이구야, 이놈의 잔차가 말썽을 일으킵니다. 뒤 제일 큰 기어에서 그냥 안쪽으로 넘어가버립니다. 세팅을 해 보았지만 잘 안됩니다.  가만히 보니 뒤 디레일러가 휜 듯합니다. 할 수 없이 1단 변속은 포기하고 2단 이상으로 탔습니다. 무리해서 타는 바람에 다음날 자고 일어나니 손바닥이 시퍼렇게 통통 부었습니다. 오늘에서야 겨우 풀리는 듯도 합니다. 엑스레이는 안 찍어봐도 될 듯합니다. 아직도 많이 아프긴 하지만 에구에구....... 어서 다 나아야 기장 대회에서 선전하시는 우리 자갈치분들을 뵐 수 있을 텐데.......

어찌보면 우리 잔차는 산에서보다 포장도로에서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우리 모두 언제나 조심합시다. 특히, 짬뽕배달 오도바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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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 아무튼 대단하십니다. 다친 몸으로, 24단으로, 그오르막을... 처음엔 그냥 살짝 다친줄 알았습니다. 빨리 나으시길 바랍니다. 안전라이딩 하시고요!
  • sram브레끼 거 별로네요...35KM정도면 기냥 팍 서야 안됩니까? 암튼 언능 쾌차하시기 바랍니다....
  • 음식점 오도바이는 블랙리스트 최상위에 올려야 합니다
    좌우간 반경 20m 안에 있을때는 주의를 기울이셔야.....
    갑자기 유턴하기.. 급출발하기... 등등 여러가지 필살기를 구사하기 땜시.....
  • 다친곳 빨리 낫길 바래요;
    저도 배달부 바로뒤따라가는데 급정거를 하길래 한번 은적이..ㅠ
    워낙 험하게 달려대니 방향을 예측할 수 없음.. -0-;;
  • 내리막에서도 웰빙속도를 유지하셔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닙니다...상처치료 잘 하십시오~~~
  • 산잔차는 산에서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죠
    얼른 쾌차하시길...
    찰과상 엄청 아픈데...
    근데 짬뽕국물을 피하는 대목에는 나도모르게 웃음이..
    죄송 ㅋㅋ
  • 그만하길 다행입니다. 도로에서는 항상 조심조심하세요
    기장에서 건강한모습으로 뵙기를...
  • 요즘 웰빙이론에 점점 관심이 가고 있습니다. -_-;;;;
  • 웰빙이론이 궁금하시면..일단 오장터 라이딩을 삼가시고 남으십시오~~~~~^^ 그리고 상담원 Zombie & 상민을 찾아주십시오~~
  • 만약을 위해 전화번호.신원을 확실히 하는 것이 좋읍니다.사고후의 후유증을 위해서...
  • 저도 작년에 도로내리막을 신나게 내려가는데 앞에 가던 승용차가 갑자기 우회전 골목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오른쪽 앞타이어에 키스한뒤 쫘~악 미끄러지면서 장갱이 다 까져서 고생좀 했죠^^ 도로에서는항상 조심이 최고죠
  • 에구~~~ 지리산형님~~~! 조심하시지... 이거 원 자주 사고 소식이 들립니다... ㅎㅎㅎ거 그러게 연세를 생각해서 찬찬히 좀 쏘시지... ㅎㅎㅎㅎ 얼렁 나으세요~!
  • 정말 천만 다행입니다. 차도에서의 사고는 정말 순식간입니다. 지리산님에게도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것 같은 생각이...짬뽕국물은 정말 저도 모르게 웃음이...^^;;
  • 차도에선 정말 정신 똑바로 차려야합니다.
    확인 또 확인.
  • 그만하시길 다행입니다.아무튼 조심하시고 안전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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