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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자전거 산행 후기

지리산2004.11.11 13:30조회 수 826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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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후기 올립니다.  함께 떠나는 잔차여행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언제였던가는 분명치 않다. 눈바람 물아치는 소백산 능선을 휘청이며 걸었던 때가.... 그때의 황홀한 기억때문인지는 몰라도 얼마전 문득 소백산엘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생각은 자려고 누워있다 갑자기 찾아든 불청객 같은 것이었는데 그 순간 곧바로 가슴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아드레날린이 분출되기 시작했다는 증거인데 웃음이란 놈이 스멀거리며 기어나오는 것이 주체할 수 없을 지경이다.
'흐흐흐......'
  한껏 감정이 고조되는 그 순간에도 차가운 머리는 팽그르르 돌아간다. 그럼 집사람은? 그래, 부산 친정으로 보내버려야~ 엥 이건 아니다. 보내드려야(?)지. 내 생각을 알 리 없는 집사람은 그냥 꿈속이다. 그러다 언제 잠들었는지는 분명치 않은데 그게 바로 2주전이었다. 그리고 이제 떠나려 한다. 바람의 땅 소백으로.......

  사실 대부분의 여행이 그렇듯 떠나기 전 설렘이 어쩌면 가장 황홀한 순간이라고 생각하는데--나머지 절반은 돌아온 후의 피곤함이고-- 이런 설렘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여행을 꿈꾸는 지도 모른다.



소백산 -- 능선 자체는 남북으로 비스듬하게 뻗어있지만 속리산과 함께 백두대간을 동서로 이어주는 위치에 있다.


   소백산은 등산인들에겐 한국의 알프스라고 불리기도 하는 바, 이는 소백이 주는 능선종주의 호쾌함을 알프스에다 비유했음이라 생각된다. 지리산 종주, 덕유산 종주, 소백산 종주 이렇게 셋을 묶어 고전 산행에서의 3대 종주 산행으로 분류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지리산 종주가 제일 쉽고 소백산 종주가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또한 낙남정맥을 이루는 영남 알프스와 견주어 우리 나라의 양대 알프스로 분류된다. 하여간 사람들은 이름 붙이기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모양이다. 산세에 있어 영남 알프스가 남성적이라면 한국 알프스는 다소 여성적인 선을 이루고 있는데 실제 산행은 소백산이 훨씬 힘들다. 이는 잔차 산행에서도 마찬가지임을 이번 라이딩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영남알프스(영취산)의 여름



한국알프스(소백산)의 봄




   ### 산세를 한번 비교해보시라. ###


   소백산을 다녀온 지도 그럭저럭 10년 넘게 지나버려 코스도 변했을 것이라 짐작되고, 또 이번에 진행하려는 코스인 백두대간 코스는 가 보지 않은 코스라--소백산 산행 출발점은 언제나 희방사에서 시작했는데 겨울에는 삼가동 방면으로 하산했고 철쭉제 기간엔 구인사 방면으로 하산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단양 천동방면 출발은 눈이 허리에 까지 차는 폭설때문에 포기한 적도 있고-- 긴장도 된다. 하여 출발 1주일 전부터 지도를 꺼내 놓고 인도어 라이딩에 들어간다.-- 산행을 떠나기 전에 지도를 펼쳐놓고 코스에 대한 분석을 하는 단계를 인도어 클라이밍이라고 한다. 인도어 클라이밍에서의 준비 정도가 실제 산행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등산에서의 이런 인도어 클라이밍 개념에 기대어, 나는 인도어 라이딩이란 말을 하게 되는데 이는 잔차와 떠나는 라이딩 준비 단계를 이야기한다.(실내에서 롤러를 탄다는 뜻이 아니고~)
  어쨌거나 약간의 긴장을 떨칠 수 없어 일주일 전부터 매일매일 조금씩 지도 분석에 들어갔다-- 1:60000 소백산 전도를 펼쳐놓고 내가 가야할 코스를 미리 그려본다. 라이딩 떠나기 전, 코스를 분석하고 일정을 잡기 위해 지도를 펼치는 지금이야말로 '결정적 순간'이다.


   소백산 종주산행은 여러 코스로 나눠지는데 그중에서도 풀코스 종주는 다음 두가지로 나뉜다.


1. 죽령 -- 구인사 코스

  2. 죽령 -- 고치령 코스



소백산  등산 안내도


   죽령에서 구인사로 이어지는 코스가 소백산 종주의 대표격이다.(지리산 종주의 화엄사 -- 대원사 코스에 해당한다) 소백산 자체를 두고 해석한다면 이 코스가 진정한 풀코스 종주에 해당하며 죽령에서 고치령 코스는 백두대간의 흐름에서 바라본 소백산 종주인 셈이다. 이 두 코스의 난이도는 비슷하지 싶다. 나는 이중에서 아직 가본 적 없는 죽령 - 고치령 코스를 타기로 한다. 그리고 코스 진행은 그날의 체력과 진행시간을 감안하여 다음 두가지로 나누어 두었다.


코스 1. 죽령 - 비로봉 - 고치령 - 단산 - 죽령


코스 2. 죽령 - 비로봉 - 고치령 - 의풍마을 - 마구령 - 부석 - 죽령(오후 2시 이전에 고치령에 도착할 경우에 진행하는 코스)



소백산  개념도


   당일 밤에 차로 풍기까지 이동하여 풍기읍 창락리 풍기온천에 주차를 시키고 죽령고개를 올라 고치령으로 내려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라이딩이다. 코스 분석 결과 라이딩 시간이 짧게는 12시간에서 길게는 14시간 정도 나올 듯하다. 적어도 오후 다섯시 이전에 라이딩을 마감하려면 늦어도 새벽 3시 이전에는 잔차에 올라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지도 해석과 코스 분석이 끝났다. 이젠 준비할 일과 떠날 일만 남았다.



준비물 (배낭무게 6.5kg)




   등산화와 페달


  


참고한 지도들



마지막으로 정리한 지도인데 어째 상태가 영......


   참고로 이야기한다면 소백산에는 이외에도 여러 종주 코스를 갖추고 있는데 대체로 출발점을 희방사로 잡으며 또 그게 제일 무난하다. (희방사 - 삼가리, 희방사 - 배점리, 희방사 - 덕현리, 희방사 - 천동리, 희방사 - 명기리, 희방사 - 어의곡리, 희방사 - 구인사) 사실 죽령에서 시작하는 코스는 포장 임도로 시작하는데 이는 소백산 천문대에 까지 이어진다. 희방사에서 시작하면 이런 임도코스를 피해서 종주를 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출발 기점을 풍기로 삼았을 경우이며 단양이나 영주를 기점으로 산행을 할 경우는 문제가 달라진다.


11월 27일 토요일.

    이것 저것 필요한 물품을 챙기고 일찍 잠을 청했으나 잠이 오지 않는다. 결국 그럭저럭하다 한잠도 못자고 12시 20분에 출발. 중앙고속도로에서 휴게소에 들러 1시간 정도 쉬다가 풍기에 2시 30분쯤 도착했다. 시간이 남아 죽령에 올라 진입로를 확인하고 풍기온천으로 돌아와 잔차를 내리고 타이머를 세팅하고 출발했다. 바람이 워낙 세차서 겨울 저지도 무용지물이다. 순간 소백산 능선의 칼바람이 떠오르면서 이런 상황으로는 도저히 갈 수 없다 싶어 다시 차로 돌아왔다. 혹시나 해서 들고 왔던 겨울 상의를 입고서야 죽령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03:20)



풍기온천 주차장에서 출발 전. 여기서부터 천문대까지 사진은............으~~~ 없다.


  죽령은 조령, 추풍령과 더불의 영남 삼대관문의 하나로서 남북으로는 서울과 경상도를 잇고 동서로는 충청도와 강원도를 이어주는 요충지로 내리막길 30리 오르막길 30리 아흔 아홉구비의 험하고 힘든 고개로 유명하다. 신라가 길을 열었고 백제의 손길이 닿기도 하고, 고구려 광개토대왕의 땅이었다가 마침내는 진흥왕의 영토가 된 삼국 결사쟁패의 접경이었다. 노승 한 분이 고개를 넘다가 하도 힘들어 짚고가던 대나무 지팡이를 땅에 꽂아놓고 갔는데 이것이 살아났다는 전설이 말해주듯 이 일대에는 대나무가 무성하여 죽령이라고 하는데 그 옛날 한양 과거길 떠나던 영남 선비들이 줄을 잇던 고개라 하여 영남대로라 부르기도 했다. 과객들로 붐비던 이 고개도 소백산을 관통하는 죽령터널이 생기면서 사람들의 고개넘이는 자취도 없이 스러지고 대나무의 스산한 바람소리로만 남았을 뿐이다. 깊은 밤인 탓도 있겠지만 죽령 아흔아홉구비를 넘는 동안 내게 길을 묻는 차 한대가 내가 만난 전부였다. 그들은 내게 굿하는 집이 어디냐고 물었고 나는 저 멀리서 북소리 같은게 나니 알아서 찾아보라고만 답해 주었다. 그때부터 죽령 댓바람 소리가 왠지 다르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으스스~ 으스스~'

  여담이지만 귀신은 대나무를 타고 온다는 속설을 증명이나 하듯 죽령 오르는 길에 굿하는 북소리를 들으며 소백산으로 들었고 고치령에 내려서자마자 마주친 산신각에서도 역시 굿을 하는 것을 보며 소백산을 빠져나왔다.


  죽령을 오르며 쳐다본 별들은   또 어찌나 쏟아질 듯한지....어릴 적 마루에 누워 밤하늘 별을 올려다보던 시절의 별들이 꼭 그랬다. 별빛 쏟아지는 죽령 밤하늘은 천문대가 왜 이곳 소백산에 자리잡았는가를 말없이 웅변하고 있었다.

   천천히 워밍업 하는 기분으로 오르다보니 어느덧 죽령고개마루다. 죽령주막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들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죽령 매표소 100m라는 표지를 따라 제2연화봉 가는 길로 접어든다. 죽령매표소엔 불이 켜져있고 한 사람이 보인다. 이거 뜻밖이다. 어쩌나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마침 화장실에 가는 듯 안쪽으로 들어간다. 이런 기회를 놓칠수 없다. 잽싸게 통과한다.


  어느결엔가 제2연화봉도 지나고 천문대에 도착. 천문대에 사는 발발이 두마리가 짖어대며 갈림길까지 쫓아온다. 어찌나 끈질긴지 희방사와 제1연화봉의 갈림길까지 와서야 되돌아갔다. 이곳에서 처음으로 지도를 확인해야 했다. 지도엔 희방사 방면 등산로가 제1연화봉과 거의 180도 각도를 이루며 나 있는데 실제로는 90도 각도에다 연화봉 안내표식은 없고 자연학습탐방로와 희방사 방면만 나와 있다. 지도를 정치하고 확인한 결과 지도상의 미세한 오류로 판명되어 다시 진행할 수 있었다.
  산행에서 부딪히는 어려운 점 하나는 지도와 안내표지판을 100% 신뢰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때로는 감각에 의존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는데 나중에 마당치에서 고치령으로 진행하는 중에 만난 작은 갈림길에서도 이런 상황에 직면해야 했다. 지도엔 전혀 나타나 있지 않은 갈림길이었는데 등산객들이 임의로 만든 갈래길이었다. 이런 길들이 때론 섬찟하다. 천문대에서 제1연화봉 가는 도중에 샘터를 만나 물을 채웠다. 하지만 마지막 도착지 고치령을 조금 남겨둔 상태에서 물이 떨어져 약간 곤란을 겪어야 했다. 소백산 능선엔 샘터가 별로 없다는 것도 종주를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제1연화봉 가는 길..... 해가 떠오른다.


  제1연화봉 정상 50미터 쯤 남겨두고 일출을 맞이한다. 정상에서 일출을 보려했지만 해가 워낙 빨리 솟아올라 발걸음을 멈추고 계단에서 감상해야 했다.



제1연화봉에서 비로봉 가는 길...... 온통 철쭉나무 세상이다.


  비로봉 가는 길에 아침으로 김밥을 먹었다. 배낭에 매달린 옷은 출발할 때 입었다 죽령을 오르는 중에 벗게 된 것인데 다시는 입을 일 없이 짐으로만 남았다. 바람으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소백산 능선에선 웬일인지 바람 하나 없이 고요한데다 햇살마저 따사로웠다.
  민백이재 지나 비로봉 정상 사이에 주목군락지 관리사무소가 있는데 안에서 사람소리가 난다. 혹시나 마찰이 있을까 뒤도 안돌아보고 내뺐다. 마침 관리사무소 앞쪽은 길 상태도 좋았다.



   소백 제일봉 비로봉에 서다.(08:05)


   비로봉이란 이름의 봉우리는 이곳 소백말고도 여럿 있다. 이는 불교에서의 '불법의 높고 밝음'을 뜻하는 '비로자나'에서 연유한 바인데 대체로 가장 높은 봉우리를 '비로'라 부른다.--혹시나 그렇지 않은 곳도 있는 지는 잘 모르겠다만-- 이곳 비로봉에서  처음으로 사람들을 만났다. "어휴 여길 어떻게?" 하는 말이 들리더니만 한 사람이 다가와서는 이리저리 훑어보더니 "이건 얼마해요?" 한다. "한 삼백만원 정도 합니다." 별로 놀라는 기색 없이 "천만원 넘는 거도 있다던데......"한다.

    소백산 비로봉(1439m) 이번 종주 산행에서 거리상으론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위치지만 코스 난이도에 비추어볼 때 아직 1/3 정도 진행한 상태. 진짜 산행은 지금부터다.



국망봉을 발치에 두고 (09:15)  사진 방향이 진행방향이다. 잠시 쉰다.


  국망봉 지나 상월봉에서 신선봉과 형제봉 갈림길까지. 죽음에 이르는 길--무슨 책 제목 같은 것이......

  신선봉과 형제봉의 갈림길인 등산로엔 출입금지 안내판이 큼지막하게 길을 막고 있었다. 그쪽으로 내려가면 구인사 방면 하산길인데도.......백두대간 종주팀이 그랬을 거라고 짐작되었다.



싱글 코스 상태가 이랬다. 푹신한 땅위에 가랑잎이 깔리고.......잊지 못할 길이었다.


  상월봉에서 마당치까지는 완만한 내리막인데다 길 상태도 아기자기해서 거의 싱글 코스 연습하기 딱 좋은 수준이다. 가랑잎이 깔린 푹신한 흙길인데다 다양한 난이도의 코스가 갖춰져 있는데 10초 정도만 진행가능하면 무조건 잔차에 올라탔다. 이번 산행 중에 만난 가장 멋진 싱클 코스 라이딩 구간이었다.

  신나게 싱글 코스를 공략하다 그만 날았다. 다시 얼마 안 가 두번째 심한 전복 사고. 거의 개구리처럼.... 턱부분이 긁혀 피가 나고 뒤 브레이크 세팅을 다시 해야했으며 펌프 고정 마운트 한쪽이 부러지는 대형 사고였다. 땅이 워낙 푹신하고 낙엽까지 깔려있기에 망정이지 임도였다면.......흐~ 정강이 아랫부분에 심한 통증이 생겼다. 다쳐서 더이상 산행을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경사각이 심한 코스에선 미리 내리는 안전 라이딩으로 변경해야 했다.



고치령삼거리를 눈앞에 둔 마당치에서. 기대선 자전거와 늘어진 배낭. 내몸도 저들과 같아서....... 물도 거의 다 떨어지고.......


   형제봉과 고치령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고치령 방향으로 진행한다. 등산로가 엄청난 경사각을 이루는 내리막이어서 무릎에 슬슬 통증이 온다. 이러한 내리막은 고치령에 내려설 때까지 계속되었다. 지금까지 잔차는 내가 들고 다니거나 끌어야 하는 짐이었는데 여기서부터는 지팡이를 대신하게 된다. 앞브레이크를 살짝 잡으면서 내리누르며 지팡이처럼 의지해서 내려가게 되었는데 샥이 먹어주는 게 훨씬 편하다는 것도 이때 알았다. 고치령을 30분 정도 남긴 상태에서 드디어 물이 다 떨어졌다. 씨레이션을 먹으려 했으나 먹을 수 없었고 빵과 치즈 등 다른 행동식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는 게 안타까웠다.



마침내 고치령에 내려서다.(14:20) 죽령에서 고치령까지 꼬박 11시간이 걸렸다.


  고치령은 영남 선비들의 과거길이었던 죽령, 영월과 이어지는 마구령과 더불어 소백산을 넘는 세가지 길 중 하나였다. 세 길은 모두 백두대간 주능선을 구성하는데 백두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태백산까지 흘러내린 백두대간은 소백산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속리산으로 이어진다. 고치령 정상엔 이정표만 덩그라니 서 있고 태백산신과 소백산신을 함께 모셨다는--비정한 권력다툼에 희생당한 단종과 금성대군을 사람들은 각각 태백산과 소백산의 산신이 되었다고 믿는다. 인정어린 우리네 소박한 심성들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산신각이 지키고 있다. 두 산신을 함께 모신 것은 바로 고치령이 태백산 줄기가 끝나고 소백산이 이어지는, '양백지간'에 위치한 곳이기 때문이란다. 영험한 곳으로 소문이 나 산아래 마을사람들의 지성도 대단했고, 타지에서도 무속인들이 많이 들락거렸다고 하는데 내려서는 지금도 이곳 고치령 산신각에서는 무속인이 두드리는 북소리가 울려나오는 중이다. 사진으로나마 하나 남겨두고 싶었지만 실례를 범하는 것 같아 차마 찍지는 못하고 돌아나왔다.



고치령에서 풍기쪽으로 내려오는 길. 더없이 시원스런 다운힐이다. 포장길과 비포장길이 반반이다.


   고개마루 왼쪽 의풍리쪽으로 약간 아래쪽 샘터에서 물을 마시고 물통도 채웠다. 돌아오는 길, 풍기인삼 삼계탕집--풍기 삼계탕이라 하지 않고 풍기 인삼 삼계탕이라고 해 놓았는데 인삼곳 풍기를 강조하려다 보니 그렇게 된 모양이다. 인삼의 고장답게 홍삼 삼계탕도 있었다--에 들러 삼계탕으로 늦은 점심을 대신했다.


풍기온천 주차장 도착 16시 30분. 풍기온천에 들러 지친 몸을 푸는 것으로 소백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원점회귀 소요시간 (13시간 10분) : 창락리 풍기온천 - 창락리 풍기온천 (03:20 ~ 16:30) 공교롭게도 영남알프스 종주 원점회귀 소요시간과 똑같이 걸렸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오는 길. '올 겨울 자전거 산행은 원주 치악산으로?'하는 생각이 떠오르다 사라진다.

  '흐흐흐~~'



**** 마치면서......


1. 평페달과 등산화 -- 이번 산행의 가장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저번 영남알프스 라이딩에선 겸용페달을 썼는데 바위나 돌을 밟을 때 약간 미끄러웠다. 게다가 운동화 형태여서 안정성이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이런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었다.


2. 언제나 그렇듯 떠날 때마다 겪게되는, 어머니의 지원을 등에 업은 집사람의 거센 반대가 가장 강력한 적수였다. '혼자가면 어떡하나? 적어도 일행이 한사람은 있어야지.' '하필이면 왜 밤에 가려고 하느냐?' 등등......

  허나 언제나 그렇듯 묵묵부답으로 대응하지 않다가 마지막에 던진 이 한마디로 결판났다.

"자꾸 그러면 앞으로는 어딜간다는 소리 절대 안한다. 그냥 간다."


3. 여행 후기를 쓰게되면서 제목부터가 약간 고민되는 것 중의 하나였다. '소백산 라이딩'으로 하자니 탄 시간보다는 메고 끌고 간 시간이 더 많고, '소백산 랠리'로 하자니 시합하는 것도 아니고, '소백산 투어'로 하자니 오직 산과 잔차에만 집중했으니 풍물기행의 의미가 약하고....... 그러다 마침내 '자전거 산행'이란 말을 찾아냈다. 소백산 자전거 산행. 우리말에 그 답이 있었던 것을.......


4. 24장짜리 일회용 카메라 하나로 다니다보니 사진을 얼마 못 찍었다. 게다가 밤에 찍은 사진들, 죽령 오르는 길, 죽령표지석, 천문대, 샘터 사진등은 아예 나오지도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몇몇 사진은 빌려오기도 했는데 그러다보니 계절이 다른 사진이 나오기도 한다. 이해하시길....... 자전거 장비를 사야할 지 디카를 사야할 지 아직도 고민 중이다.


5. 준비물은 저번 영남알프스 종주 때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다른 게 있다면 그때는 볶음밥을 준비했고 이번엔 김밥을 준비했다는 정도. 준비물에 대해서 궁금한 게 있으면 저번 영남알프스 라이딩 후기를 참조하시라. 시간이 허락하면 저번 영남알프스 라이딩 후기를 사진을 곁들여 다시 올려 볼 참이다.


6. 길 앞에 선 당신, 떠나시라! 자유는 떠나는 사람의 몫이다. 기다림은 남은 사람들의 몫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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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시대를 선도하는 군산으로 오이소......^^ (by 첼로상봉) __번개] 금요 아침번개 ..... (by 게리피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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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9
  • very super nice ultra jjang good~!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열의가 부럽읍니다.
  • 다음에 디카를 들고 가셔서 사진 많이 찍어서 보여 주세요
    가신김에 월악산까지 한바리 하실생각은 없어셨는지??
  • 2004.11.11 13:49 댓글추천 0비추천 0
    올해 가기전에 꼬옥 갑니다,,,,,,길이 눈에 훤하니 딱입니다
  • 2004.11.11 15:51 댓글추천 0비추천 0
    내컴퓨터가 꼬물인가? 사진이 왜 안나오지....
    암튼 지리산선생님....참말로 검나게 멋지십니다...ㅎㅎㅎ
  • 지리산님은 안가본데가 업네요,,,대단하심니다요~~~나도사진이,,,??
  • 항상 열정적인 지리산님 부럽습니다...
  • 지리산글쓴이
    2004.11.11 16:59 댓글추천 0비추천 0
    곤조님, 못안개님! 웹브라우저 맨위에 있는 도구(T)를 클릭 -->인터넷옵션 --> 고급 --> URL을 항상 UTF - 8로 보냄 왼쪽 체크박스에 있는 체크 해제 --> 확인 --> 다시 시작. 이렇게 하시면 되지 싶습니다.
    제가 파일을 서버에 올릴 때 한글로 file name을 주는 바람에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답변이 맞을라나????
  • 2004.11.11 17:48 댓글추천 0비추천 0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부럽다!!!.....................
  • 지리산님은 언제봐도 대단하십니다. 한마디로 슈퍼 울트라 캡숑입니다 네...
    이번에도 새벽 3시 출발... 하이고 지는 마 죽었다 깨놔도... ㅎㅎㅎ
  • 멋져요~~~경치쥑임다```밤에 일하는사람은 언제함가보누,,,부럽당~~
  • 기장대회 때 한 번 뵌 적이 있었는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후기도 재밌네요...^^
  •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대단하십니다!!!
  • 음...사진이 안보이능근...음
  • 자료주시면 지도 함 만들어 볼께요...
  • 지리산님 부러워요~~ 방학기간 어디 가실때 저도 좀 불러주시면....^^
  • 마지막 멘트도 넘 멋져요^^ 자유는 떠나는 자의 몫이고 기다림은 남은 자의 몫이라~ 그래도 사모님 마음도 생각해 주시면서...
  • .드림님은 오로지 지도네..ㅋㅋㅋ ....
    .맨몸보다도 자전거를 활용만 잘한다면 산행다니는데 오히려 더 편하기도 할거란 생각도 드네요...기동성도 있고.....
    저도 산타는거 참 좋아하는데 준비성이 부족해서...크큭..
  • 지리산님 와~정말 대단하십니다 보고 있어도 숨이 차오르네요 정말 수고 많았 습니다...
  • 부럽습니다..저는 언제나 산에 오를 수 있으려나..아직 도로주행 연습중인 신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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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1 금강산 라이딩....3 wingbear 2004.11.08 563
2920 해동님가족!5 woohyeok 2004.11.08 468
2919 (재미있는 동영상) 현존하는 국내최고 개그영상이라 불리운다는...6 woohyeok 2004.11.08 774
2918 조심스레 글 한번 올려봅니다...8 rokjh1 2004.11.08 625
2917 가을 소백산을 타다.7 지리산 2004.11.07 726
2916 프레임에 이 정도 손상이 가도 타는데 지장 없을까요?2 야전공병 2004.11.06 596
2915 자전거 사고 합의금에 관한 조언3 자연스러운 2004.11.05 774
2914 슈퍼맨님~~~~~도로라이딩<사진첨부>5 못안개 2004.11.05 724
2913 슈퍼맨님~~~~~도로라이딩<사진첨부>8 못안개 2004.11.05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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