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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 정맥 2구간과의 데이트...^^(후기)

honeymini2005.03.22 17:55조회 수 504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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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존칭은 생략했습니다. 이해 바랍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네요...^^


2005년 3월 20일(일)

새벽 4시 조금 넘어선 시간.
무거운 눈꺼풀을 들며 설레는 잠을 깬다.
후다닥 준비를 하고 차에 올랐다.
빠른 속도로 아직 잠들어 있는 고속도로를 지나 경주 톨게이트에 도착했다.
벌써 많은 분들이 와 있었다. 역시나 지리산님도 와 있었다.

산으로 가는 두바퀴 팀에서 준비한 전세 버스를 타고 출발지인 언양 작천정으로 떠났다.
잠을 설쳐서 졸리고 피곤하긴 했지만
랠리에 대한 기대와 흥분을 넘어서진 못했다.

작천정(해발 100m)에 도착해서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다.
아내(어진사랑)와 같이 와서 기분이 들떴다...^^
이제 74km의 여정이 시작됐다. 커다란 자전거 물줄기가 작천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간다.
몸을 풀 듯 포장도로를 따라 가며, 1구간 때 낯익은 분들과 잠깐씩 얘기도 나누는 여유를 부렸다.





비포장도로가 나오고 얼마 후 간월재 임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도상에 굉장히 가파르게 보여서 내심 각오를 단단히 하고 왔던 터라 힘들기는 했지만 그럭저럭 탈 만했다.
아내는 벌써 저 만치 나를 앞지르고 있었다.
출발 전에 왼쪽 무릎을 어디에 부딪혔는지 계속 아프다고 했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잘 가는 것을 보니 괜찮은 것 같았다.
나도 1구간 때 고생을 많이 했는데 끝까지 별탈없이 완주하길 빌었다.



간월재 임도는 군데군데 시멘트 포장이 잘 되어 있었다.
간월재 정상을 얼마 안 남기고 잠깐 쉬었다.(해발 750m)
맨 뒤에 아빠하고 같이 왔다는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오고 있었다.
모두들 대견하다고 박수를 쳤다. 나도 힘껏 쳤다.
어진이가 빨리 크길 바라면서...^^




간월재 정상(해발 940m)에 오르니 양쪽으로 신불산과 간월산 정상이 보였다
언양 작천정에서 840m를 올라온 거였다.
우리가 올라온 길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다.
정말 탁 트인 시야가 답답했던 내 눈을 뚫어 주었다.
너무나 멋진 산야를 보고 있으니 행복했다.
모두들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고 얼굴에 한 움큼의 미소만 보였다.
즐겁게 단체 사진도 찍고 우리도 기념촬영을 했다.




다시 출발이다.
목적지는 간월산 허리 임도를 둘러서 배내고개 정상이다.
임도는 잘 닦여져 있었지만 몇 군데에 눈이 얼어서 빙판이 되어 있었다.
아내는 여기서 그만 멋있는 자빠링을 선 보였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다...휴~~



배내고개 정상에서 감칠맛 나는 나뭇잎 떡을 시작으로 오늘 랠리는 푸짐한 음식 잔치였다.
포장도로 위를 바람보다 더 빠르게 내려오고 나니
석남사 밑 삼거리에 매화꽃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석남사 밑 삼거리에서 좌회전해서 소호리로 향했다. 소호리에 도착해서 속도계를 보니 34km 정도 와 있었다.
아담한 소호분교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운동장 가운데 350년이 넘은 나무가 아름드리 드리워져 우리를 반갑게 맞는다.
자갈밭 위에 엉덩이를 깔고 군데군데 음식을 차리고 이야기꽃을 피워 갔다.
뜨끈뜨끈한 수잡업 돼지수육은 입안에서 살살 녹아 내렸다.
과메기, 김밥, 인기가 좋았던 따끈따끈 콩나물국물 등등...




점심 먹고 좀 쉴 줄 알았는데 출발이란다.
맛있어서 많이 먹었는데 업힐이 걱정이다. 아내도 내심 걱정한다.
모두들 산악자전거 타신 구력이 오래돼서 그런지 별 이견이 없었다. 그냥 출발했다.

업힐이 시작되자 조금은 부담이 되었다.
시멘트길의 힘든 업힐이 끝나고 산허리에 나있는 임도로 들어섰다.
잔설이 봄햇살에 녹아서 땅은 질퍽거렸다. 지원차량이 따라오다 진흙에 빠졌다는 연락이 왔다.
지원부대의 도움으로 지원차량은 무사히 다른 길로 갈 수 있었다.
그 사이에 남아있는 라이더 분들은 패잔병처럼 임도에 눕기도 하고 얘기도 나눴다.
한참 지난 것 같았다.



지금 구간부터는 어디가 어딘지 잘 구별이 되지 않았다. 그냥 따라서 달렸다.
내와리에 도착해서 울산팀이 복귀한다고 했다. 울산팀 대장님만 계속 랠리를 가셨다.

이번 2구간에서 힘든 고개 업힐이 5개가 있는데 이제 2개가 남았다.
다시 업힐을 해야 된다.
그런데, 자전거 문제로 2~3분이 바로 도착지점으로 가신 것 같았다.
업힐을 시작하고 몇 분이 지나지 않아 깻잎님께서 무릎이 아파서 랠리를 못하겠다 하신다.
1구간 랠리하고 나서 오늘 처음 탄다고 하셨고
멀리서 오신다고 잠도 한숨도 못 주무셨다 한다. 탈이 날 만도 하겠다.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졌다. 3구간 때 건강한 모습으로 오셨으면 했다.

긴 업힐을 했다. 업힐 중간에 휴식을 취했다.
반대편 쪽에서 지원차량이 왔다. 먹거리가 나왔다.
사과며 빵이며. 다시 힘찬 업힐을 했다.
신나는 다운힐을 하던 중 신기한 풍경이 자전거를 멈추게 했다.
울타리 안에 타조들이 무리를 지어서 달린다. 계속 왔다갔다한다.
말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정말 웃겼다.

그리고 다운힐이 끝나는 작은 마을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했다.
콩나물 국물도 힘든 여정에 지쳤는지 미지근해졌다. 맛있는 콩떡, 송편 등으로 또 배를 든든히 채웠다.



이제 시멘트 길인 마지막 업힐 구간이란다.
마지막 업힐이라 힘이 났지만, 그렇게 길고 가파르지 않았는데도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들 지치신 것 같았다.
그러나, 알똥님은 지치지도 않으신가 설렁설렁 잘 만 올라가신다.

OK목장을 가로질러 다운힐을 하고 비지리에 도착하니 경주 광명교까지 10km 남았다한다.
이제부터는 도로 구간이다.
약간의 업힐이 끝나고 행복한 질주가 시작됐다.
잘 포장된 도로는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주었고, 도착지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마음이 페달을 더 빨리 돌리게 했다.
평속 30-40km로 달렸다. 모두들 즐거워하는 것 같았다. 아내도 좋아했다.

경주 광명교에 도착하니 속도계에 거리가 72km로 나왔다.
잠깐 휴식을 취하고 경주 톨게이트로 향했다.
갓길을 따라 일렬로 늘어선 자전거 행렬은 참 멋있었다.



오늘 랠리는 힘들었지만 정말 행복했던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낙동정맥이 주는 거대한 산줄기의 힘이 느껴졌다.
자연이 주는 행복을 내 가슴에 담고 돌아간다. 동네 산을 탈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확연히 느꼈다.
오늘의 행복한 여운이 다음달 3구간 랠리 때 까지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내 추억의 황금자루에 담길 것이다.



오늘 랠리를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멀리서 참가하신 라이더분들도 반가웠습니다.
다음 3구간 랠리 때는 모두 무사히 완주하길 빌며...

주행시간 : 6시간        주행거리 : 76.18km        평균속도 : 12.8km/h

추신 : 낙동정맥 랠리는 매달 셋째주 일요일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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