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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와 분노의 가덕도...그 미련의 끝....

질풍노도2005.09.28 22:32조회 수 782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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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남들 다가본 가덕도에 가보고 싶었다...가을을 타나?

가덕도...정말 끔찍한 기억이 서린 곳이다. 한 5년전에 같은 직장동료들이 자연산 감생이를 실컷 먹여준다고 꼬셔가지고는 가덕도가 지척에 보이는 벼락바위라는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갯바위섬에 장장 8시간 가량 감금시켜 놓고 결국에는 손바닥보다도 작은 망상어 한 마리 툭 던져주고는 “그래두 자연산이다. 많이 무그라...”

출발은 순조로웠다. 집에서 9시 30분에 출발 용원 선착장 10시 30분 도착 20분 뒤에 가덕도 눌차항에 하선했다.

우선 눌차항 입구에 세워져 있는 가덕도 관광지도를 보고 가덕도를 한바퀴 돌아보고 나서 사진에서 익히 익혔던 임도를 타기로 결정한 후...사실 코스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멋대로 출발한 관계로....대항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항쪽으로는 시멘트 포장길이 계속 이어져 있고 해변가도 가덕대교 공사 중이라 별 볼 품이 없었다.

그래도 고개 2개를 넘어 대항쪽에 도착하니 그래도 해변 풍경이 그럭저럭 괜챦았고 선착장 입구에 세워진 관광안내판에 표시된 일제시대 포진지와 전통 숭어잡이 관측소까지 구경을 하기 위해 연제구 이마트에서 황령산으로 올라가는 깔딱고개 만큼의 경사길을 가진 고개를 넘었다.

그 고개를 넘으니 또다른 항구가 나왔고...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데 숭어등대란게 있음...군인들이 부식을 나르고 있었다. 이때가 1시쯤 되었고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변에는 마땅히 요기할 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도데체 그 유명한 용순반점은 어디 있는거야???

다시 정면으로 보이는 방금 넘어왔던 기울기 비슷한 고개를 또 낑낑대며 넘는다. 거의 고개를 다 왔을 무렵...어랍쇼??? 군막사가 나오고 군인 한명이 총을 들고 다가온다. “어디 가십니까” “길 따라 가는데요?” “더 이상 길 없습니다” “그럼 이길은 뭔교” “작전로이고 막혀 있습니다” “그럼 눌차항은 어디로 가는교? 임도로 따라가면 된다고 하던데?”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 다시 돌아가야 한다말인교”

쎄가 빠지게 올라왔더니 길없다라고 다시 내려가란다. 올라오기 시작할 때 하사관이 운전하던 승용차가 내 옆으로 지나갔는데 길 막혔으니 올라가지 말라고 진작 말하지...

어쩌겠나 다시 내려와 항구에 있는 지도를 보니 마을을 가로질러 가면몽돌해수욕장이 있는 세비지란 곳이 표기되어 있다. 그리로 가면 섬을 돌아나가겠다 싶어 그곳으로 가니 경치는 한마디로 끝내줬다. 바람이 잔잔한데도 불구하고 갯바위에 부딪힌 파도가 한 5미터 가량 위로 솟구치며 부서진다.

허걱!!! 길이 끊겨있다. 더 이상 앞으로 나갈 길이 없다. 도데체 어디로 가면 되는가 싶어 주위를 살펴보니 산 쪽으로 차 한대 지나갈만한 길이 닦여있다. 아하! 여기가 임도구나하고 열심히 올랐다. 그러나 경사가 장난이 아니고 짱돌밭과 같아 중간쯤 오르다 끌바를 시작했다. 한 5분쯤 끌고 올라가니...길은 끊어졌고 절을 짓고 있었다.

다시 내려왔다. 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온 벌을 받고 있던거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아까 대항쪽으로 고개를 넘어올 때 벌목하던 사람들 있는 곳에서 등산로 입구라는 이정표를 본 것이 기억이 났다. 다시 고개 2개를 넘어 그곳으로 갔다. 여기까지 도착하니 2시쯤 되었고 배가 고파 죽는줄 알았으나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등산로를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 5분간은 경사도 완만하고 길도 넓은 편이라 여기가 임도인 줄 알았다. 그러나 곧 통나무로 만든 계단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사람 하나 겨우 지나갈만한 그것도 경사가 무지막지한 거기다가 중간중간에 손을 사용하지 않으면 도저히 넘어가지도 못할 바위까지 나타났다....도데체 이 길은 또 뭐야???

한 30분쯤 그길을 오르니 내려오는 아줌마 4명을 만났다. “우와 대단하네. 여기까지 자전거를 매고 오다니...” “이 길로 가면 도데체 어디가 나옵니까? 임도는 도데체 어디 있습니까?” “이길은 연대봉-가덕도 최고봉-올라가는 길인데...봉우리 넘으면 임도하고 만나제 근데 자전거 매고 가기 억쑤로 힘들낀데 내리막 경사가 장난 아닌데 그나저나 젊음니까 좋네 이 험한 길을 자전거를 다 매고 오고”....젊음??? 남의 속도 모르고...

아줌마 말대로 그길을 한 10분쯤 더 끙끙대며 잔차매고 올라가니 연대봉이 나왔다. 연대봉에 오르니 가덕도 전체와 저멀리 하와이도 보이는 것 같다. 아무래도 물도 다 떨어지고 배가 고파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

봉우리 옆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그러나 올라올 때만큼 힘들다. 아줌마 말대로 경사가 장난 아니다. 오죽하면 잡고 내려가라는 로프가 거의 내리막 끝날 때까지 매여져 있겠냐???

내리막을 다 내려오니 임도가 있었고 그 끝은 눌차항과 연결되어 있었으나 그 유명한 용순반점은 도저히 찾을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배고픔으로 인하여 눌차항 다리 밑에서 컵라면 한개로 허기를 때웠다 그때가 3시 30분이다.

가덕도에서 다시 나와 집으로 열심히 페달질을 했으나 다리가 풀리고 거기다가 강변바람으로 인하여 제대로 앞으로 나가지 못해 3번인가 중간에 쉬고 집에 도착하니 5시 50분이다.

샤워하고 맥주 한잔 하니 이제야 정신이 들어 이렇게 글을 올리니 여런 회원님께서는 저같은 미련한 짓을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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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3
  • ㅍㅎㅎㅎ!!~~~질풍노도처럼 무대뽀 가덕탐방기 잼잇네요! ^^* 질풍님!고생만았씨유!~ㅋㅋㅋ 내도 함가볼랬는데...고맙십니다! 잘갈켜줘서...잘~쉬시길!~~~ ㅎㅎ
  • 그림이 없으므로 무효!!!
    반사임.
  • 공부 하고 지도 들고 나침판들고 구글로 열심히 인공위성을 보지만 막상 자전거를 타면
    헷갈립니다
    15년전에 가본이후로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패스
  • 엘파마님이랑 같이 가시징~^(^*
  • 음~ 대단 하시네요....ㅎㅎㅎ
    등산로로 전차를 매고 오르셨군요! 경치는 정말 좋은 곳인데.....^^"
  •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어색한 이 기분 흐흐
    전봇대는 잘 피하셔도 길 찾기는 힘드시쥬?
  • 질풍님....ㅡ.ㅡ;;
  • ㅎㅎㅎㅎㅎ...........
  • 가덕도의 크라이막스는 연태봉.... 연태봉에서 대항까지 다운힐 쥑입니다..
  • 대단한 경험을 하셨군요... 혼자가 아닌 둘이면 서로 위로가 됐을 텐데요...^^
    암튼 용기가 대단 하십니다..
  • 자전거 버리고 오고싶었을텐데요
    비싼 잔거가 되어 그러지도 못하고 수고 많았습니다
    그래도 젊다는 소리도 듣고 젊은 오빠 기분은 좋았겠네요 ㅋㅋㅋ
  • 거도 전봇대 제법 있을긴데.... ㅋㅋㅋㅋ
    가덕도는 천리마님이 꽉 잡고 있는데... 좀 물어보고 다니지... ㅋㅋㅋ
  • [질풍노도님 파이링 입니다]
    땀이 범벅이된 후기글 읽노라니 여우초보때 생각납니다.^^ 오르막 힘들어하는 제가 올라가다가 잔차 내던지고 올라가서 앞 선두자들께 안뇽~ 인사하니 잔차우쨌는교? 밑에 자빠뜨리고 왔네요.라고 대답해서 박장대소 한 적 있습니다. ~ 담에 한번 더 가보세요~ 길이 수월 할겁니다. 이젠 둘이상 다니세요~ 산길은 혼자는 위험합니다. 그럼 안전라이딩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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