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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진에서 퍼옴]축의금 13,000원

juntos2006.09.01 04:54조회 수 601댓글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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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마창진에 놀러갔다가 퍼온글입니다.
최근 6년동안 돈의 노예로 살던 제게 많은것을 느끼게 해주는 글이었습니다.
아프리카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작가 이철환의 "축의금 13,000원"이란 글입니다.


약 10 여년전 자신의 결혼식에

절친한 친구가 오지 않아 기다리고 있는데,

아기를 등에 업은 친구의 아내가 대신 참석한,

친구의 아내는 눈물을  글썽 이면서 ...


축의금 13,000원과 편지1통을 건네 주었다...



[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친구야~!!!~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우리 아기가 오늘 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12시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종일 추위와 싸우며 사과를 판돈이 13,000원이다.

하지만 나는 슬프지 않다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내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랐다.

신혼 여행가서 먹어라.

친구여~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친구가" ...



나는 겸연쩍게 웃으며 사과 하나를 꺼냈다.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왜...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 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음이었다.

눈물이 범벅이된 사과를  우적 우적 씹으며...



목놓아~ 소리 내어 울어 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가운데 서서...



어깨를 들먹이며...




*

*

*

*

***[답장]***


친구야! 술 한잔하자

우리들의 주머니 형편대로

포장마차면 어떻고 시장 좌판이면 어떠냐?

마주보며 높이든 술잔만으로도 우린 족한걸,

목청 돋우며 얼굴 벌겋게 쏟아 내는 동서고금의 진리부터

솔깃하며 은근하게 내려놓는 음담패설까지도

한잔 술에겐 좋은 안주인걸,

자네가 어려울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내  마음 아프고 부끄러워도...

오히려 웃는 자네 모습에 마음이 놓이고

내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말할 땐 뭉클한 가슴.

칭구야~  우리 열심히 살아 보자.

찾으면 곁에 있는 변치않는 너의 우정이 있어

이렇게 부딪치는 술잔은 맑은소리를 내며 반기는데,

친구야! 고맙다.

친구야~!~ 술 한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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