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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망증도 이쯤되면 병입니다.

liemania2007.03.19 12:58조회 수 2287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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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부산에 있는 주말이면 꼭 가는 곳이 있습니다.
요트경기장 내에 있는 시네마테크입니다.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가 아니라 기획전만 하는 곳이거든요.
이번 주간은 뮤지컬 영화제로 몇년만에 헤드윅을 스크린으로 보러 갔습니다.
지난주 건망증으로 인해 헬멧 분실하고
새로 지른 아트모스 노랭이를 쓰고 즐거운 마음으로 잔차를 타고 나섰습니다.
원래 자전거를 실외에 세워 놓는 일은 절대 하지 않지만
시네마테크는 일반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고
거기까지 와서 자전거 훔쳐가는 도둑놈은 없겠지 싶어
평상시 거의 쓰지 않던 자물쇠로 자전거를 걸어놓고 영화를 보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나와보니 자전거 복장의 몇몇 분들이 저를 부르시는 겁니다.
아가씨가 혹시 자전거 잠그고 열쇠 안가져가지 않았느냐고.
그때 혼비백산 했지요.
그분들은 제가 들어가고 난 후 자전거 구경을 좀 하려고 가까이 오셨다가
열쇠가 그냥 꽂혀있는 걸 보신 모양입니다.
다행히 같이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다보니
이게 얼마나 중요한 사태인지 아시고는 열쇠를 빼서 저를 기다리셨던 거지요.

어제 아주 사고 대박으로 칠 뻔 했습니다.
아이들이라도 지나다 제 자전거를 타고 가버렸다면....
걔들이야 그게 얼마짜린지 꿈에라도 상상을 하겠습니까.
큰일 입니다.
헬멧 몇개 잃어버리는 걸로는 상대도 안될 큰 일을 저지를 뻔 했으니.
건망증도 이정도면 심한거죠? ㅡㅡ;;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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