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앙키를 타게된 이후로 이상하게 우중라이딩이 잦네요.

몇주전 부산 대표 평가전때도, 금산 시합때도, 그리고 어제 일요일 구덕산 싱글에서도

비를 만나 동행 모두가 비를 맞고 황급히 대청공원쪽으로 하산해서 도로로 왔습니다.

약간 젖으면 찝찝하고 기분나쁘지만 홀랑젖어서 미끌거리는 싱글을 타는것도 나름 재미납니다.

기본적으로 산악자전거의 장비들은 어느 정도의 비를 맞아도 성능을 발휘할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비를 맞을 경우에는 성능저하가 발생하고 고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고가의 장비나 높은 등급의 컴퍼넌트는 이런 악천후에도 성능의 저하가 비교적 적습니다만

비를 맞은후 그대로 방치한다면 손상이될 가능성이 큽니다.

중요한것은 비를 맞은 후의 " 뒤처리 "가 되겠습니다.

집에 들어와 제 Bianchi를 돌보다가 혹시나 해서 생각나 몇자 적습니다.

...

가장 치명적인 부분은 바로 체인 입니다. 젖은후 조금 지나면 오일이 씻겨 내려가면서
링크간의 윤활작용이 현저하게 떨어집니다. 체인오일이 습/건식으로 분류된 것도
약간 점도가 높아 뻑뻑하지만 습기에 저항력이 있는 습식오일을 비올때는 써야 한다는 이유죠.
체인이 마르면 변속감이 느려지고 체인이 말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라이딩후 젖은 체인을 하루만 방치해도 녹이 생기기도 합니다.
남은 수분을 닦아내고 오일을 발라두어야 합니다.

다음은 변속기 입니다. 역시 수분을 제거하고 테프론오일등으로 윤활 필수 입니다.
긴 대롱이 달린 스프레이라면 작업이 훨씬 수월할수 있습니다.( 림브레이크의 경우,
윤활제품이 림에 묻으면 알콜이나 계면활성제(ex.퐁퐁)등으로 빨리 세척해야 합니다.)
평소에 잘 정비된 변속기는 시합, 격렬한 라이딩에서 큰힘을 발휘합니다.
일단 윤활제품을 도포하고 위아래로 작동을해서 안쪽까지 스며들게 합니다.
일반 제품보다 더 강력한 지속력을 지닌 제품도 있는데 선수가 아니라면
보통의 테프론 스프레이 정도라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변속레버는 생각만큼 쉽게 오염이 되지는 않습니다.
장착각도가 비스듬 한데다가 물이 쉽게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왠만하면 분해하지 말것을 당부드립니다.

생각보다 케이블 청소는 소흘히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하지만 오염물질이 들어가기 가장 쉬우면서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점도가 낮은 오일이나 테프론등으로 항시 윤활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림브레이크의 경우, 브레이크선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건 실제로 보여드려야 하는데, 오장터서 저를 발견하시면 제가 한번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진의 핸들바가 알몸인 이유는 제가 쓰는 스폰지그립이 젖어서 입니다.
드문 경우지만 일반 그립도 아래로 물이 들어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빙빙 돌기도 하죠.

싯포스트를 타고 빗물이 BB쪽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비맞은후 자전거를 위로 세우거나 뒤집어서 가만히 두면 제법 많은 양의 물이 흘러 나옵니다.

대부분 가죽으로 된 안장의 표면도 비에 약합니다.
내부에 물기를 머금고 있으면 가죽이 약해집니다. 잘말려서 가죽전용크림 또는
집에 있는 맛사지크림이나 콜드크림 같은걸 발라두면 좋습니다.

허브나 BB 자체에는 실링이 되어 있어서 물이 쉽게 들어가지는 않지만
우중라이딩이 길었다고 생각되시면 한번쯤 열어보는것도 좋습니다.
아마 BB 쉘의 중간 부분은 적은양이라도 물이 고여 있을겁니다.
이게 지속적으로 BB의 베어링을 괴롭히기도 합니다.
허브의 분해는 일반인들이라면 쉽지 않습니다. 기술과 지식도 문제겠지만
전용공구가 필요한 얄궂은 상황이 발생할수도 있습니다.
한참 분해하다가 손은 기름 투성이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아시겠죠 ^^?
허브쪽은 비맞은 김에 샵에 가셔서 점검을 받아 보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많은것을 얻을수 있습니다.
가령 카트리지 베어링이 나간 경우 교체만 해도 자전거가 조금 가벼워지는 느낌이죠.
"나는 관광 라이더라서 괜찮을거야..." ㅡ>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베어링의 경우, 수명이 언제 어떻게 다하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우중 라이딩시 림/디스크 공히 패드가 엄청나게 빨리 닳는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반드시 체크가 필요합니다.

그외...움직이는 부위, 물고이기 쉬운곳, 평소 정비할때 손이 안가던곳 등...
비맞은 기념으로 좀더 꼼꼼하게 구석구석 정비를 해보는 것도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더울때 좋은 음악 틀어놓고 이것저것 닦고 기름치고 만져주고 있자면 더위가 좀 가실겁니다.

고가,고성능의 장비를 사용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그보다는 잘알고 잘쓰는것이 더 좋겠죠?


날씨도 기분도 꿀꿀해서 남신하고 한잔하러 갑니다~
여러분의 귀여운 벗.....에바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