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피셔 타사자라에 대한 소고(小考)
홍은동 순둥이
1. 서론
필자는 2002년 10월 중순경부터 03년도형 게리피셔 타사자라를 애용하고 있는 라이더로서 필자가 경험한 각 부품별 특징론과 업그레이드론 등에 관한 소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요즘 들어 증가하고 있는 타사자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가진 입문자들에게 이 글이 그 올바른 이해를 돕고 유익한 선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2. 각 부품별 특징론
가. 프레임
- 지오메트리
타사자라의 프레임은 게리피셔의 타 차종과 같이 제네시스 지오메트리가 적용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지오메트리는 특히 긴 탑튜브의 형태에서 오는 라이더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듯하다. 즉, 탑튜브가 다소 긴 나머지 라이더는 다운힐시 자연스럽게 약간의 웨이트백을 한 자세를 취하게 되는데 이로서 유지되는 라이더의 안정성이 장점이 될 듯하다 라는 것이다.
다만 필자는 급경사의 업힐시 앞바퀴가 들리는 현상을 자주 겪은 바 있어 업힐시 특히 상체를 앞으로 많이 굽히는 편이다.
이 지오메트리는 상당한 열렬팬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필자 또한 그 중에 한 사람이기도 하다.
- 재질 및 강도 등
03년 타사자라의 프레임은 "실버시리즈"이라는 명칭을 갖는 알루미늄프레임이다. 즉, 알루미늄 7005 에 노버티드, 흔한 말로 "용가리 통뼈"나 다름없는 강인한 프레임으로 정평이 나있다. 물론 같은 가격대 차종의 프레임들과 같이 무게는 다소 나갈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04년도형의 경우 "골드시리즈"라는 로고를 붙이고 알루미늄 6061 에 싱글버티드 가공이 되어 있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프레임이 제공되고 있어 다소 가벼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이러한 04년도형 타사자라의 작은 변신은 상당히 고무적인 것임이 틀림없다.
나. 서스펜션
그 이전의 모델과 현격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즉 03년도형 타사자라부터는 이전의 "마니또 씩스" 서스펜션이 아닌 "락샥스 파일롯XC"가 장착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그렇다. 물론 이 또한 비슷한 가격대의 타 외국브랜드 차종과 비교해서 타사자라가 선호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종전의 코일 내지 오일샥에서 에어샥으로 바뀜으로서 타사자라의 고급화 내지는 경량화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볼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주의할 점은 파일롯XC는 진정한 에어샥은 아니라 "에어 어씨스트" 방식의 샥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예컨대, 이 샥에 에어를 30 ∼40% 정도 넣고 라이딩을 하는 경우, 75 kg 정도의 라이더(필자)에게는 기대하는 만큼의 서스펜션 기능을 부여하지 못하겠지만, 80 kg 이상의 라이더인 경우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그래서 필자의 경우 파일롯XC 보다 더 무겁지만 유턴기능이 있어 트레블을 자유롭게 조절할수 있는 DUKE XC U-turn으로 샥을 교체했다). 따라서 에어의 량을 취향에 따라 적절히 맞춰 사용할 필요가 있다.
혹자는 이 샥과 같은 에어 어씨스트 방식의 샥은 차라리 에어를 주입시키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그 내구성 및 기능에도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이 샥은 종전의 샥과 비교해 볼 때 월등히 가볍다는 점이다.
다. 휠셋, 허브, 스프라켓, 비비, 크랭크, 체인, 딜레일러 등 구동계열 부품
저렴한 알렉스 림에 IRC 미도스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특히 이 알렉스 림은 튼튼하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역시 무게에 관한 한 메리트를 제공하지 못하는 듯하다.
뒷 휠의 경우 데오레 허브에 스램 스프라켓이 장착되어 있는데, 특히 이 스램 스프라켓은 시마노 제품군과는 달리 1단 체인링(가장 큰 체인링)이 상당히 크다(34T)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업힐시 상당한 메리트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으며, 실제로 이 스램 스프라켓은 데오레 나 LX, XT 스프라켓 보다도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7만원 정도). 다만 혹자에 따라서는 시마노 제품군 뒷딜레일러와의 기능상 부조화가 지적되기도 한다.
그러나, 앞 휠의 경우 일반 알루미늄 허브를 장착하고 있고, 비비는 시마노 제품이 아닌 저가형 대만산 사각비비(단 북미판매형의 경우는 제외)가 장착되어 있으며, 크랭크(시마노 FC-M440)의 경우 데오레 체인링에 알리비오 암이 장착되어 있는 것이어서 무척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점은 딜레일러 만큼은 앞 뒤 모두 데오레를 장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와 같은 부품구성을 볼 때, 게리피셔가 판매 단가를 낮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심(?)을 했는가를 잘 알 수 있다(02년도형 타사자라의 경우는 이와 비슷한 사양이였지만 미국에서 직수입된 관계로 210만원에서 160만원대의 가격으로 판매된 사실도 있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대(03년도 하반기 기준)의 엘파마 등 국산브랜드의 차종이 "풀 데오레 급" 부품을 장착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해 볼 때 무척 안타까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상당히 의외인 점은 그러면서도 체인은 LX급의 체인이 장착되어 있다는 점이다(03년도형의 경우).
아무튼 위와 같은 구동계열 부품구성이 타사자라를 선택한 라이더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것이라고 하겠다.
라. 헤드셋, 시트포스트, 헨들바, 글립, 스템, 쉬프트, 브레이크, 안장 등
게리피셔는 클라인과 함께 모회사인 트렉에 합병된 자회사임은 이미 주지된 사실이다. 그래서 그런지 비슷한 가격대의 트렉의 차종들과 같이 시트포스트, 헨들바, 스템, 글립은 저가형 본트레거의 부품을 장착하고 있으며, 헤드셋의 경우는 "어헤드세트"라는 브랜드의 부품을 창착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여타 브랜드의 차종과는 달리 상당히 짧은 스템을 장착하고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게리피셔 프레임의 제네시스 지오메트리(긴 탑튜브 구조)와 연관이 있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다.
쉬프트는 데오레를, 브레이크 레바(라디우스)와 브레이크의 경우는 저렴한 프로맥스 부품을 장착하고 있는데, 성능면에서 볼 때, 이 모두 같은 데오레 급의 부품들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한편 03년도형의 경우 안장은 벨로에서 OEM 가공한 것을 장착하고 있으나(부담스러우리 만큼 comfort 하다), 03년도형 북미판매제품과 04년도형 타사자라부터는 이보다 상급이라고 할 수 있는 타이텍 이티스 안장을 장착하고 있다.
마. 소결
필자가 보건데, 타사자라는 제네시스 지오메트리의 장점을 지니고는 있지만 데오레 급의 한계를 지닌, 입문용 제품이라고 보는 것이 옭을 듯하다.
다만 뒷딜레일러는 산악자전거의 정석이론과도 같이 데오레의 한 단계 위 부품인 LX를 장착하여도 무방하리라 본다.
실제로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04년도형 타사자라의 경우 뒷딜레일러는 LX를 장착하고 있다(단 북미판매형은 아직도 뒷딜레일러는 데오레를 유지하고 있으나, 크랭크만은 저렴한 본트레거 제품을 장착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것, 무척 혼란스러운 부분이다).
물론 필자의 이러한 견해에 이론이 있을 수 있으나, 다만 필자가 위와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보통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자전차의 가격대를 고려해 볼 때, 더블버티드 이하의 프레임에는 LX이하 급의 부품이 적정할 것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3. 업그레이드론
상술한 바와 같이 필자가 타사자라를 타면서 안타까웠던 점은 타사자라는 소위 "어정쩡한 데오레 급의 자전차"라는 사실이였다. 그러나 기능상의 부조화나 문제점을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그래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부분을 굳이 지적하자면, 비비와 크랭크는 최소한 데오레급 이상으로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차체(12.8 kg 정도, 15.5 인치 기준)가 비교적 무겁다고 느껴질 수도 있으므로 휠셋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입문자와 특히 젊고 건강한 라이더에게 겨우 1 kg도 되지 않을 정도의 감량을 위하여 휠셋을 교체해야할 필요성을 역설할 필요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참고로, 필자 소유 타사자라의 경우, 현재까지의 스펙은 아래와 같다.
<"*" 표시 - 부품교체의 경우>
Main frame - Genesis silver Series aluminum 7005, Genesis Geometry, Sizes SM (15.5")
* Fork - RockShox Duke XC U-Turn(2003)
Headset - Aheadset, Semi cartridge
Bottom bracket - Shimano Cartridge (4각)
* Crank - Shimano Deore
Pedals - Shimano PD-M515
Front derailleur - Shimano Deore
Rear derailleur - Shimano Deore
* Control levers - Shimano Deore
Cassette - SRAM 970, 11-34
Chain - Shimano Deore LX
* Front hub - Shimano Deore XT
* Front rim - Mavic X719
* Front spokes - DT Revolution
* Rear hub - Shimano Deore XT
* Rear rim - Mavic X719
* Rear spokes - DT Revolution
* Front Tire - Schwalbe skinny Jimmy 1.95
* Rear Tire - Schwalbe skinny jimmy 1.95
* Front brake - Shimano Deore, XTR-cartridge
* Rear brake - Shimano Deore, XTR-cartridge, Tektro T-2 Buster
Handlebar - Bontrager Crowbar Sport
Stem - Bontrager Sport
* Grips - Specialized S-Works
Saddle - Titec Ithys Amore
Seatpost - Bontrager Sport
4. 결론(私見)
(여기서는 필자의 견해일 뿐임을 밝혀둔다. 따라서 타 차종과의 비교를 피하기로 한다.)
타사자라의 제네시스 프레임과 파일롯XC샥에 풀 데오레 적용의 자전차라면 동급최강의 자전차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비슷한 가격대(03년 하반기 기준)의 여타 국산브랜드 예컨대 엘파마의 익스트림 모델의 스펙은 분명히 타사자라 보다 앞서있다. 그러나 필자가 굳이 게리피셔 타사자라를 선택한 이유는 제네시스 지오메트리의 매력 때문이였다. 이 매력은 결코 버리기 쉬운 것이 아니다.
참고로 필자가 타사자라를 선택하기 이전에 관련상식이 없었던 초심자로서 마음에 두고 있었던 입문용 자전차는 자이언트의 이구아나 모델과 SCOTT의 탐피코 모델이였음을 밝혀두며 이 글을 맺고자 한다(잘 비교하여 보기를 바란다).
(상단의 사진은 투바님께서 촬영해주신 최근까지 업그레이드된 필자의 03년도 타사자라와 필자의 사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