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lin xlm 2004)
2004년식 MERLIN XLM
--------프롤로그--------
회색빛 금속질감을 띄며 차분한 분위기에 정갈한 몸매는 콧대높은
여인을 연상케한다. 군더더기가 없다. 마치 체지방 0%에 도전이라도 하듯이 잘 다져진 라인은 오히려 갸냘퍼 보이기도 하지만 결코 약하지 않다. 순간 힘을 가하면 S자의 싯트스테이에서 감아 올려주는 듯한 힘이 배가 되어 앞으로 쏜살같이 튀어나가는 맹수와도 같은
야성의 본능을 감추고 있다...........
머린은 고집스럽게도 전통적인 방식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으며 같은 회사제품인 라이트스피드가 대량 생산과 많은 라인업을 가지고 있는 반면 머린은 최고의 모델 한가지만(작년부터는 두가지)을 매해 출시하고 있어 자회사에서 명품임음 스스로 인정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도 그러한 것이 타 유명 명품브렌드와 같이 머린도 세일을 잘 안하는 브렌드로 유명하다 고가 정책과 함께 그만큼 자사 제품의 자신감을 드러내는 단면이기도 하다.
머린을 소유하고 싶은 사람들은 단순히 좋은 성능의 자전거를 타기위해 구매하는 것 보다 나름대로의 명품으로 만나고 싶어하는 이가 많다.
자전거가 생긴이래 사용의 편리함과 탁월한 기능으로 인해 급속도로 저변화가 된나머지 저렴하다는 인상을 깊이 가지고 있어 이런 시대적인 해석이 어쩌면 고가의 자전거를 구입하는데 많은 재정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주위 사람들의 우려섞인 말들을 듣곤 하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이해부족에서 오는 평가일 뿐 이내 한번 빠져든
구매의 갈증을 해결하기엔 무의미한 의견일 뿐이다.
비싼 금액을 지불하고 얻을 수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차별화이다. 남들과 다르다는 것은 이질적인 것을 포함하지만 간혹 특별함을 추구할 수 있다.
똑같은 브렌드에 비슷한 외모의 것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고 그런 식상함에 또는 비슷한 것들에 묻어가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한다. 이에 머린은 좀 더 차별회되고 독보적 자리에 위치해 있어 평범함을 싫어하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이제 자전거는 타기위한 수단만이 아닌 보고 만지면서 즐기는 좀 더 멀티적인 문화에 많이 접근한듯 하며 서로 다른 자전거들의 메카니즘을 읽어내는 재미 또한 흥미를 더한다.
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드림바이크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굳힌 머린에 대해 그간 사용했던 소감과 개인적인 평가를 내려보도록 하겠다.
주행거리 - 2500 KM
사용기간 - 7 개월
1..디자인
먼저 색에 있어서는 개인차가 너무 커 뭐라 단정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러나 분명한건 아는 사람만 멋있다고 하는 것이다.
자전거에 지식이 없다면 그냥 철티비와 다를바가 없어보이는 정말 죽음의 때깔ㅜ,.ㅜ
누가 알겠는가 완성차로 조립하면 천만원을 훌쩍넘긴다는 사실을....
골프를 치는 사람이나 이빨이 안좋아 임플란트를 한사람들이 아니면 티타늄이 어떤 금속인도 모른다.....그렇다고 색이 좀 유별나냐...그것도 아니다...원색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그저 시장볼때 쓸만한 그런 것쯤으로 여긴다. 슬픈 현실이지만 그게 맞다.......
요란한 색과 현란한 치장을 하는 것은 흔히 말하는 안전과 또는 시인성이라고 말을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남에게 나의 뻑쩍찌근한 애마를 보여주기 위한 부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걸 다들 알것이다.
새빨간 프레임에 하얀색 대칼로 큼지막한 글찌가 써져있는 자전거.....
거기에 출렁거리는 뒷샥이라도 달려있다면 자전거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단박에 탄성이 흘러 나오는걸 자주 보았을 것이다...
아무리 내가 좋아서 샀다지만 그 비싼 값을 치루고도 사람들에 관심의 대상이 못된다면 이처럼 암담할때가 또 있을까....
티타늄은 어떠한가.... 7개월 사용기간 중에 자전거를 보고 탄성은 커녕 물어보는 사람 단 한명을 못봤다. 혹...친구 중에 물어보는 사람이 있지만 이게 왜 비싼지 궁굼해 하는 친구들에게 재료의 특성부터 제조공정까지 설명하는데 꼬박 2시간이 걸려 결국 마지막에 또라이 소리 안들으면 감사해야 하는 상황은 이젠 아예 익숙해있다...
디자인은 어떠냐...???
체인스테이의 미려한 곡선은 머린을 구매대상으로 만들게한 장본인이다. 싯트스테이의 간들어진 마치 여자의 바디라인 같은.....초창기에 얼마나 싯트스테이와 체인스테이의 선이 아름답던지....... 그러나
웃기는 소리다...
엘파마를 보았는가.... 엘파마의 체인스테이와 싯트스테이는 좀더 확실한 S자 형태를 취한다.................더이상 특별할 것도 없지 않는가....
2002년 이전 모델은 다운튜브가 두껍게 제작되어 그나마 먹어줬는데...그마저도 2003년부터 튜빙사이즈를 줄여 더더욱이 없는 뽀대를 아예 철티비로 만들어버리는 예술적인 감각을 가졌다....
티타늄브렌드의 특성중의 하나가 음각을 새겨넣는 것인데...
이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잘 안보인다... 헹거쪽은 로터에 가려서 안보이고 반대쪽은 규알레버의 색차 때문에 음각이 무시당하는 수준이다.
그뿐인가.... 비비쪽도 마찬가지다 크랭크암이 철처한 대인마크로 새워놓고 유심히 보지않는 이상 구별하기가 힘들다.
머린은 더블버티드란다.....
트리플버티드까지 나온 지금 근래와서 더블버티드 아닌걸 찾기가 더 힘들다....완벽을 추구한다는 머린의 상술에 힘없이 무너진 또한명의 희생자가 되고 만것이다.
무게를 보자
대략 1.2x kg
이것도 평범함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아시다시피 하드테일의 경우 부품조합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에 따라 10kg대 진입이 결정된다. 프레임의 무게가 잡아먹는 비중을 무시할 순 없으나 그만큼의 자금 출혈이 얼만큼의 성과가 있는지는 본인이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대부분 티탄프레임은 평생워런티를 받는다.
사람들은 평생워런티에 대단한 긍지와 자부심을 갖는데
물론 보장성 보험처럼 프레임을 소유하고 있는 동안 프레임손상에 대한 아무런 근심 걱정없이 탈수 있다고 심적 위안을 받을 수 있겠으나......머린 홈페이지의 원문을 읽어보면 그내용이 대단히 애매모오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자기과실로 인한 또는 용도에 맞지않는 파손이나 손상은 워런티에서 제외된다는 내용이다 머린이 이야기하는 것은 용접에 실수가 있었거나 제조 과정에서의 크렉때문에 사용의 문제나 하자가 있을시 변상의 의무가 있다는 것.
용도에 맞지 않다라는 말과 자기 과실의 기준은 무엇인가..??
(구매할 당시 샵의 사장님께 그부분에 대한것을 물어보았으나....
크렉이 생겼을 경우 그 크렉만 보고 자기 과실인지 제품의 하자인지 알수가 있다고 하더군요...)
2. 주행성능
""하드테일로 풀샥과 같은 쿠션을 경험하세요""
인터넷 사이트에서 본적이 있는 글이다.
왠만큼 자전거를 타본 사람이라면 "새빨간 거짓말" 이라는 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마운틴사이클의 "샌안드레아스" 로 "바빙없는 하드테일과 같은 가뿐한 업힐을 경험하세요" 의 거짓말과 다를게 없다.
탄성은 분명 있었다...
표현을 좀 달리 하면 울렁거린다.....술한잔 걸치면 아침에 먹었던 반찬 확인하기 딱 좋은 승차감이다.
이놈의 탄성이 좋은면도 있지만 상당히 거실리게 하는 경우도 종종본다. 가령 다운힐시 뒷바퀴가 쌩 오도방정을 다 떨다 내려오는데 싯트포스트를 낮추지 않으면 궁디에 큰죄를 짖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는 것이다. 하드테일이 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정도가 좀 더하다고 보면 이해가 갈것이다.
이미 레이싱버전으로 맞춘터라 아무래도 산행은 무리가 아닌가 생각하고 더군다나 사이즈를 도로용으로 맞췄기 때문에 산을 타기는 약간 큰듯한 느낌이다.
한번은 지양산에서 웨이벡을 하면서 내려오는데 웨이백자세에서 원위치 시키다가 그만 가랑이 사이에 안장이 끼었었다.
(겨울용이라 옷이 좀 컷음)
발을 클릿페달에 고정이 되어있었고 웨이벡자세인지라 신발의 탈착각이 안나와 브레이킹과 함께 옆으로 다이빙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이건 주행성능이 아닌가.??)
포장도로의 경우 탄성으로 인해 탄력을 받으면 쭉쭉 뻗는다는 누군가의 해설은 약간 과장된 표현이라 생각한다.
그만큼 안나가는 프레임이 어디있을까...??
마실갔다오는 동네 총각들을 보셨는가..?? 죽기 살기로 달려도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그럼...? 코렉스프레임은 700만원..???
어디까지나 체력의 차이인 것을..........
3. 가격
어처구니 없다.
눈깔이 뒤집혀서 차바꿀돈으로 냅다 질러버렸지만 돌이키기에 이미 늦어버린 일이 되고 말았다. 내 능력에 맞고 컨셉을 정한 후 애마를 선택해야 한다는 지극히도 당연한 상식을 너무 비싼 수업료를 내고 배웠던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돈으로 종류별 잔차 3개는 맞추지 않았을까.......그것이 소위 말하는 지름신이었나보다....
프레임에 붙어있는 여러 잡다한 것들도 나를 환장하게 만들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고 과격해질것 같아 프레임에 한정해서 쓰도록 한다.
어머니께서 자전거를 왜 방에다 들여놓냐며 빌라 계단에다 내놓으란다. 가격을 말씀드리면 거품물로 쓰러지실것이 뻔하고 방에다 들여놔야 하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했다. 불행중 다행인지 이전에 계단에 묶어놓은 트랙잔차를 이미 한번 도둑맞은 경험이 있던바 상황설명을 교묘히 잘해 위기를 넘어갔으나 집요하게 값을 물어오시기에
대충 30만원을 불렀더니 입가에 살짝 거품이 묻어나오신다...........
출근을 잔차로 하기때문에 택시비와 버스비를 아끼다보면 3달안에 본전은 뽑으리란 설명으로 수습을 해본다....사실 17년을 눈이오나 비가오나 꼬박 타고다녀야 비로소 본전치기........ㅜ,.ㅜ
그간 버스비가 오르길 기대해본다.
4. 마무리
양면성이 공존하는 제품입니다.
타브렌드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하려 했는데.......쓰다보니 머린 죽이기가 되버린거 같군요...^^ 내돈주고 산 애마인데 구구절절이 칭찬만 늘어놓고 싶은 맘 왜 없겠습니까....글은 이렇게 썼지만 참으로 애착이 가는 애마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다만 빠듯한 재정으로 막연히 동경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적당한 모델을 찾아 구매하시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함입니다.
그래도 필이 꽂이셨다면 막을 방법이야 없겠지요.......
저도 그래서 샀는걸요....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