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드디어 자전거의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저는 완전 독학으로 MTB를 제멋데로 즐기고 있는 삼십대 중반의 동호인입니다.
이 글은 잔차 조립의 꿈을 가지고 있으나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신 분들이나 잔차가 어떻게 조립되는지, 잔차의 구조에 대해 궁금하신 초보 여러분들을 위해 올리는 것입니다. 고수분들은 잘못된 것이나 부족한 부분을 언급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기본적인 용어는 왈바 가이드란의 mtb기초나 용어사전,Q & A를 참고 하세요. 너무 장황하게 글을 늘여놓더라도 이해해 주십시요.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조립전에 일일이 사진을 찍어놨다가 조립과정을 기록에 남기려고 했었는데 그놈의 조급증 때문에 후딱 조립해 버렸습니다. 결론적으로 별로 어렵지 않다, 이겁니다.
2004년 겨울에 접어들어 잔차 타기가 힘들어지고 약6개월간 타고 다니던 잔차(후지 타호fuji tahoe)가 싫증이 나기 시작하자 업글에 대한 욕망이 서서히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가지고 있는 여유자금으로는 어느 정도 수준의 완성차를 구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되어 부품을 하나씩 마련하기로 작정하고 먼저 프레임을 구했습니다.
평소에 동경해 마지않던 스페샬 m5 프레임을 중고장터에서 구했습니다. 풀샥으로 가려했으나 총알 문제와 가능한 한 가벼운 잔차를 먼저 경험해 보고자하는 마음에 2002년식 하드테일을 구하게 됐습니다.
시마노 XT BB와 XT 앞디레일러, 톰슨 싯트포스트가 달린 놈으로 구해서 비비 조립에 대한 문제는 해결...(깨끗이 딱고 구리스 칠해보고 싶었는데 일단 보류........)
약간의 돈이 모이자 엉뚱하게도 구매한 것은, 시마노 XTR 브레이트, 쉬프트 케이블 셋트와 대만산 공구 셋트, 그리고 구리스.......................너무나도 초라하고 허탈한 심정 ㅜ.ㅜ
상당기간 프레임만 방에 방치해두고 잘빠진 몸매만 침흘리며 쳐다보거나 손가락으로 비비 돌리기, 애꿋은 싯트포스트를 넣었다 뺏다..........그러다 아비드 Ti 브레이크 암과 레버 셋트를 중고 구입, 부품 구입에 박차를 가합니다.
프레임을 찬찬히 들여다 보니 돌발상황 발생. 이 프레임은 탑튜브에 유압식 브레이크 케이블이 들어가는 케이블 포스트가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나는 림브레이크를 달려고 하고 벌써 브레이크 까정 구해놨는데.....열심히 검색을 해보니 여기에 어뎁터를 끼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내고는 스페샬 정식 수입업체인 세파스에 메일을 보냅니다. 답장........마침 여유분이 있는 것을 공짜로 보내주신다는 반가운 답변. 2002년식 중고 프레임 구매자에게 이렇듯 친절히 도움을 주셔서 감동 먹었습니다. 2005년 카탈로그와 함께 배송 되었습니다. 이글을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락샥 시드 팀(리모트 콘트롤) 중고 매물을 발견............여러 제품을 맘에 두고 있었는데 도저히 비교 판정 불능, 가지고 있는 여유자금을 이름값에 올인. 해바라기 박혀있는 것을 확인하고 구매........전용 공구가 필요한 해바라기 박는 문제도 해결.
어느덧 수주가 지나고, 자금 사정내에서 필요한 부품을 한번의 주문으로 구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을 찾으러 눈이 빠지게 인터넷을 뒤집니다. 그래서 구한것이 구형(2003년?) XT 크랭트셋트(체인링과 크랭크암), XT스프라켓, XT 뒷디레일러, cane creek s2 헤드셋, 스램 체인..........과연 이것들을 내손으로 조립할 수 있을 것인가?
또다시 수주가 지나가고 조향장치 부분을 일괄 주문했으나 재고가 없다고 하여 구하게 된 것이 톰슨 스템과 후방 깜박이.(온라인 쇼핑몰 관계자 여러분 제발 재고 없으면 올리지를 말던가 표시를 해주시던가 하세용)
다른 곳에서 EA70 헨들바와 스페셜 S-WORK 그립, 바엔드, 방수가 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구입한 토픽 comp150 무선 속도계, WTB rocket 티타늄 레일 안장을 큰맘 먹고 구입...........왜케 비싸냐?
결국 약3개월간의 기간 동안 마누라 몰래 용돈 쪼개고 당직비 숨기고 해서 휠셋트wheel set 빼고 거의 모든 부품을 구매하게 되었는데, 바퀴가 없으면 도저히 조립은 할 수 없으므로(뒷바퀴에 스프라켓 달고 체인을 걸어야 변속기 설치하고 앞바퀴도 있어야 브레이크를 달지.....쯧쯧) 바퀴 사려고 정들었던 후지 타호를 팔기로 결심, 매물을 올리자마자 작성글이 완성되기도 전에 몰려드는 문의전화..........너무 싸게 올렸나? 중고로 판 가격이 휠셋트 가격밖에 안 된다는 생각을 하니 이게 무슨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찌어찌 해서 휠셋 값 마련 인터넷 주문하여 구했습니다.
전부 모인 부품들을 보니 도저히 참지 못하고 하나씩 맞춰나가니 정말 재미있더군요. 제가 기계를 좀 조아라 합니다. 이전에 예비로 갖고 있었던 타이어와 튜브를 꺼내고, 공구, 펌프 등을 총 동원해서 뚝딱 조립 완성.
이제 조립 과정을 봅시다.
먼저 완성후 모습입니다.
1) 프론트 서스펜션(앞샥) 달기 : 프레임의 헤드 튜브에 헤드셋을 달아야 합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헤드셋의 제일 밑부분, 앞샥의 크라운과 스티어러 튜브사이에 링을 끼워야 합니다. 원래는 원통형의 전용공구가 필요하지만, 조금 두꺼운 일자 드라이버와 망치로 해결. 시간을 갖고 골고루 돌아가면서 두드려 주면 빡빡하게 들어갑니다. 실드 베어링과 나머지 부분도 어렵지 않게 끼워집니다.
2) 스템과 조향장치 달기
헤드셋에 스템을 연결하는데 스티어러 튜브의 끝단이 스템과 연결했을 때 약3mm정도 묻혀야 하므로 스페이스링를 한개 끼웠습니다.(중고 구입시 스티어러 튜브의 길이를 충분히 감안하여 구입해야 합니다.) 헤드셋 캡을 통해 해바라기에 나사로 조이고 톰슨스템 양 사이드에 있는 나사를 조여서 단단히 고정됩니다. 이것은 나중에 헨들바와 바퀴를 끼운후 다시 정렬을 맞추어 줍니다.
스템에 헨들바를 달고 변속기 레버, 브레이크 레버, 그립, 바엔드 순으로 끼워 줍니다. 우측에는 앞샥의 리모트 콘드롤 레버를 변속기와 브레이크 레버 사이에 장착 했습니다. 일단은 가조립 상태로 나중에 케이블 연결 후 단단히 고정합니다. 참고로 헨들 그립 끼울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ㅜ.ㅜ 스페샬 s-work그립은 끝이 막혀있는 형태이고 너무 길고, 바엔드를 장착하려고 끝부분을 칼로 잘라냈습니다.
바엔드는 우짤라고 저걸 구했는지 개인적으로 별로 맘에 안 듭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애매한 성격의 바엔드고 너무 딱딱하고 투박하며 손에 착붙는 맛이 없습니다.
3) 크랭트 셋트, 스프라켓 장착
일단 비비가 달려있는 것을 구했으므로 체인링과 크랭크 암 장착은, 그냥 끼우고 10mm 렌치(allen wrench,구하기 쉽습니다)를 이용하여 볼트로 조이고 바깥쪽에 볼트 형태로 되어있는 켑을 하나 더 끼워주면 되고, 뒷바퀴에 스프라켓 다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제자리에 들어맞게끔 디자인 되어있습니다.
뒷바퀴의 프리휠, 일명 메뚜기 있는 부위에 끼우고 분리되어 있는 세 개의 작은 기어링을 끼우고 볼트형태의 캡을 끼우면 끝.
4) 바퀴에 튜브, 타이어 장착 : 이것은 왈바나 마니의 자전거포 참고하시길......몇번 해 보면 별거 아닙니다. 빵구 떼우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요령입니다. 해보면 앱니다. 주의점은 타이어 방향이 있다는 것과 적절한 공기압, 타이어 사이즈 선택 문제 쯤 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앞바퀴 1.95 짜리 켄다 크리맥스 라이트, 뒷바퀴는 2.0짜리 리치 z-max 씁니다. 불만 없고, 산악용 도로용 겸용으로 만족합니다.
5) 브레이크 설치 및 조정 : 바퀴에 큐알(QR:quick release) 끼우고 프레임과 앞샥에 장착한 후 브레이크암을 시트스테이seat stay와 앞샥front suspension에 있는 포스트post에 끼우고 볼트로 고정합니다. 케이블링의 자세한 내용은 역시 마니의 자건거포 참고하세요.
사진의 회색 케이블 하우징(케이블을 피복하는 겉선)이 브레이크용입니다. 방향을 주의깊게 보시고 길이와 케이블 겉선의 끝단을 어떻게 처리하는 지, 바나나관 탈착된 상태를 참고하세요. 앞뒤 브레이크의 좌우 레버 선택은 개인 취향에 따라 바꿀 수 있습니다. 저는 일단 일단 우측이 앞브레이크 좌측이 뒤브레이크로 되었는데 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좌측에서 앞브레이크로 가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기도 합니다.
케이블은 브레이크 레버에서부터 넣기 시작해서 브레이크 암에서 적당한(?) tension하에 고정합니다. 다이렉트 풀 브레이크에서 브레이크 패드의 위치 조정법(케이블 끝 고정볼트를 이용한 cable tension과 브레이크 암의 나사를 이용한 림과 패드사이의 간격조절 및 반발력 조정, 브레이크 레버에 있는 조절 나사의 이용한 케이블 tension의 조정), toe-in을 할것인지 유무(toe-in을 할경우 뒷쪽 페드와 림사이에 명함 한 장 끼우고 브레이크를 잡아 림에 밀착시키고 페드를 렌치를 이용해 고정합니다), 브레이크 레버를 잡았을 때 브레이크암이 지면과 수직이되고 서로 평행을 이루게 하고, 케이블 끝부분의 처리(끝이 갈라지면 안되고, 켑end cap을 끼웁니다)에 신경을 쓰셔야합니다. 케이블이나 겉선은 반드시 케이블 커터(공구상에서 만이천원짜리 샀습니다.)를 사용하세요. 뻰치나 니퍼 따위로는 안 됩니다.
케이블과 프레임 사이의 마찰을 막기위해 케이블 중간에 고무링을 끼우는데 없어서 못 끼웠습니다.
6) 변속기 설치 및 조정
이것도 실제로 해보시면 어렵지 않습니다. 일단 변속기를 프레임에 고정하는 것은 육각렌치를 이용해 쉽게 되며, 특히 앞변속기의 높이 지정은 가장 큰 체인링과 앞변속기의 체인가드 사이의 간격이 약1-3mm정도 떨어지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제 것은 좀 더 많이 떨어져 있는 듯 한데, 작동상에는 문제 없어 보입니다.)
이제 체인을 가장 큰 체인링과 가장 큰 스프라켓링에 걸고 한바퀴 감은 상태의 길이에 두 마디를 더한 만큼의 길이로 전체 체인 길이를 정합니다. 제가 사용한 스렘 체인은 사진에 보시는 금색으로 된 체인 커넥터가 있어서 앞에서 언급한 두 마디가 아닌 한마디 길게한 것에 커넥터를 걸고 연결합니다.
브레이크 케이블링과 비슷한 방식으로 케이블링을 한 후 기어변속을 시켜봅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변속레버에 있는 프라스틱 나사를 빼고 변속 케이블을 집어 넣습니다.
변속기에서 케이블 끝부분 고정볼트를 이용한 cable tension, 최고,최저 기어 조정 볼트(각 변속기에 두개의 나사가 나란히 있는 것이 보이실 겁니다.대개 HI, LO라고 써져 있습니다.)를 이용한 미세조정, 변속기 레버에 있는 조절 나사를 이용한 조정, B-tension조절나사 등으로 원활한 기어이동을 확인합니다.
대략 적당한 기어 이동은, 가장 작은 체인링(앞변속기1단)에 가장 큰 스프라켓링 3-4개(3-4단)까지, 중간 체인링(2단)에서 중간 스프라켓링 3-4개(3-7단) 또는 모든 9개 스프라켓링을 다 사용 가능한 정도가 되도록 하고, 가장 큰 체인링(3단)에 가장 작은 스프라켓링 3-4개(6-9단)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매뉴얼 구하셔서 보시거나 인터넷 검색, 자건거 100%즐기기 라는 책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최고,최저 기어 조정 볼트 사용법의 힌트를 드리자면, 모든 볼트는 조이는 방향(시계방향)으로 돌리면 전체 체인링이나 스프라켓의 중앙쪽을 향해서 이동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앞3단,뒤9단(가장 큰 체인링, 가장 작은 스프라켓)에서 체인이 바깥쪽으로 빠지면 최고 기어조정 볼트를 조여서 체인링이나 스프라켓의 중앙쪽으로 이동시키고(체인링에서 빠지면 앞변속기에 있는 조정볼트로, 스프라켓에서 빠지면 뒤변속기에 있는 볼트를 이용), 큰 체인링이나 작은 스프라켓으로의 이동이 되지 않으면 최고기어 조정볼트를 풀러서 바깥쪽으로 이동시킵니다. 반대로 앞1단 뒤1단에서 체인이 안으로(프레임 쪽으로) 빠져버리면 최저기어 조정볼트를 조이고, 작은 체인링이나 큰 스프라켓으로의 이동이 되지 않으면 최저기어 조정볼트를 풀러 줍니다. 이해가 되십니까? 시마노 drive system 매뉴얼에 보면 그림으로 잘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것은--케이블 끝단 고정시 주는 tension, 변속기와 변속기 레버에 있는 조절 나사-- 이 삼박자가 맞아야 합니다.
원리를 숙지하시면 헨들바에 달아 놓은 레버의 케이블 출구부에 있는 조절나사를 돌려서 주행중에도 브레이크와 변속기의 조절이 가능합니다.
완성후 후사면 사진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의류 같은 것을 제외한 공구나 용품을 대충 사진에 담아 보았습니다.
압력 게이지가 있는 스텐드형 펌프와 잔차에 부착하는 미니 펌프 둘다 꼭 필요합니다. 제가 이번 잔차를 조립하면서 쓴 공구는 육각렌치 셋트, 십자,일자 드라이버, 15mm 페달 렌치, 체인커터, 와이어커터 가 전부입니다. 그 외에 꼭 필요한 것은 체인 오일과 기름때 빼는 디그리셔(솔 달린 통에 들어있는 것), 펑크 팻취 툴 정도 일 겁니다. 나머지는 언젠가는 써먹때가 있겠죠...........
제가 미완성의 글을 올리고 나서 어떤 학생분의 쪽지를 받았습니다.
경제적 여건이 충분하지 못한 학생에게 쓸데없는 뽐뿌를 한 것이 아닌가 하여 마음 한 구석에 짐이 되더군요.
잔차를 조립하는데 들어가는 부품을 다시 나열해 보면,
프레임, 프론트 서스펜션, 휠 셋트(QR 포함), 비비, 크렝트셋트(체인링,크렝트암), 크립리스 페달, 싯트 포스트, 싯트 클렘프, 안장, 헤드셋트, 스템, 헨들바, 헨들그립, 변속기 셋트(앞뒤 변속기와 레버 한쌍), 브레이크 셋트(앞뒤 브레이크와 레버 한쌍), 케이블 셋트(변속기용과 브레이크용), 체인
기타 선택사항으로, 바엔드, 속도계(유선 혹은 무선), 경고등, 전조등 또는 HID, 물통과 물통 케이지, 안장 가방 등이 되겠습니다.
대략 스무가지 정도 되며, 거기에 다가 복장까지 갖추려면 상하의(여름용, 겨울용), 클릿 신발, 헬멧, 장갑, 가방, 고글, 필요하면 보호장구 까지.....................아! 엄청나네.........
그래도 잔차 의류는 꼭 갖추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만큼의 기능성이 있고 동기부여도 해줍니다.
부품 값을 검색해 보고 계산을 해 보면 아시겠지만 장난이 아니고 그래도 조금 지명도가 있는 부품으로 할라치면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한 부분을 좋은 것을 쓰면 다른 부분도 덩달아 좋은 것을 쓰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하고 처음 가졌던 소박한 꿈은 산산이 부서지게 마련입니다.
정확히 계산해 보지는 않았지만 이번 잔차 조립에만 들어간 총 비용이 250-300 정도는 될 듯합니다. 이정도 돈이면 xtr급 중고 완성차나 중급이상의 신차를 충분히 구할 수 있습니다. 대략 중고 시장이 50-70% 선에서 이루어진다고 봤을 때 상급 잔차를 순전히 중고물품만으로 조립한다고 해도(불가능 하다고 생각합니다.) 200만원은 넘을 것이고 거기에 쏟는 열정과 시간도 엄청나게 요구합니다.
중저가의 부품으로 조립할 것 같으면 아예 처음부터 완성차를 사는 것이 좋다는 것을 다들 인정하실 겁니다. 처음 시작할 때 낮은 단계부터 천천히 상급으로 절차를 밟아나가면 업글의 진정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음을 다음의 시승기에서 적어 보겠습니다.
지금 현재 자신의 형편 내에서 자전거 타기를 즐기면 충분하다고 늘 생각해 왔습니다. 후지 타호를 타면서도 제 능력이 부족해서 그렇지 못 오를 산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단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부산의 황령산과 백양산을 논스탑 등반 여러차레 해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단지 좀 더 빨리, 좀 더 수월하게 하고 싶은 조금마한 욕심이 늘 문제였고, 그놈의 뽀대가 불현듯 불만 사항으로 부각됐음을 솔직히 시인합니다. 겨울동안 추워서 잔차를 타지 못하여 딴생각이 든 것도 한 몫 단단히 했습니다.
제가 전문직에 있다보니 가끔 아내 모르게 뜻밖의 돈이 생기는 지라 처음 예상했던 것 보다 일찍 총알이 마련될 수가 있어서 지금의 잔차가 완성될 수가 있었던 것이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학생 여러분, 공부 열심히 하시고 일 부지런히 해서 나중에 돈 많이 버세요............
이제 간단히 시승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요즘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아서 잔차 조립하고 딱 한번 시험 주행을 해 보았습니다.(부산 용호동 이기대 일주) 일단은 대만족입니다.
집에 있는 체중계(500g 단위)로 계측해 보니 11kg(달 수 있는 것은 다 달았습니다.)나오니 약2kg정도 가벼워 졌는데 체감 감량은 더 크게 느껴지고 페달링 할 때 날렵한 움직임이 느껴졌습니다. 한동안 잔차 타기를 포함해 운동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술,담배에 찌들은 상태에서 탄 것이니 실로 놀라운 결과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좀 더 타보면 이런 느낌이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감량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조금은 알 듯 합니다. 지오메트리가 제 체형과 맞는지 이전 보다 편안한 자세가 나오고 팔 근육에 가해지는 부하가 바뀌었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이유는 이것입니다.
아비드 티타늄 브레이크는 이전에 제가 썼던 기계식 디스크 브레이크에 비해서 충격적인 브레이킹을 보였습니다. 비싼게 좋다는 게 아니고 다이렉트풀 방식의 림브레이크를 처음 써보고 느낀 것입니다. 급브레이크를 잡으면 아마도 통채로 앞으로 날아갈 것 같습니다. 평지에서 쉽게 록킹이 되며 슬립이 일어나고, 순간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디스크 브레이크와는 다르게 느껴지고 어느정도 적응기간과 레버나 패드 간격 등에 미세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변속기는 이전에 사용하던 시마노 데오레 LX와 크게 차이 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역시 좀 더 부드러운 변속을 보입니다.
브레이크와 변속기 둘다 공히 집에서 셋팅하고 단단히 조였는데도 실제 주행후 세팅이 변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점차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라이딩 전에 항상 점검후 타는 습관이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락샥 시드팀 앞샥도 마니또 엑셀 엘리트 콤프 타던 때와 비교해 보면 역시나 기가막힌 성능을 보이더 군요. 뎀핑 조절 나사를 토끼 쪽으로 해서 타보니 작은 충격에도 샥이 들락날락 거리고 특히 업힐 할 때(특히 덴싱을 치면) 너무 출렁거립니다. 리모트 콘트롤로 뎀핑을 조절할 수 있어서 입가에 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역시 일단은 만족.
이것으로 저의 조립기 및 첫 시승기를 마치고자 합니다. 초보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눈요기 거리가 되었다면 족합니다. 자전거 타기는 정말 기분좋은 일입니다. 항상 자전거 탈 생각을 하면 기분이 부풀어 오르곤 하지요. 작년에 했던대로 자전거로 출퇴근을 다시 시도해 볼까합니다. 직장이 바꿔서 거리가 멀고 시내 중심가를 통과해야 되기 때문에 어려울 듯도 한데................모두들 즐겁게 자전거 타시실.......
다음에 시승기도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