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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TRIGON COMP사용기

cobac712007.08.05 03:05조회 수 10206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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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구에 관심을 가진 이후로 이곳 왈바를 네이버 못지 않게 들락거렸습니다.
제가 가졌던 궁금함을 많이 해결하여준 많은 선배님들께 감사 드리며, 현재 왈바에서
자장구 정보를 얻고자 기웃 거리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 집에 트리곤말고 자장구가 3대 있습니다. 아들녀석이 타고 다니는 조그만 미니벨로, 딸내미가 타고 다니는 유아용 자장구, 그리고 그 유명한 인터넷 자장구(인터넷 신청하면 공짜로 주는것).
  어릴때 제 자장구 한대 갖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두세달에 한두번정도 동네 자장구 대여점에서 30분, 기껏해야 1시간 정도 빌려타는것이 제 잔차 생활의 전부 였습니다. 자장구를 타고 있을때는 그냥 마냥 좋았습니다. 싸이클로 통칭되는 로드 바이크형 자장구를 타며 괜히 몸을 낮추고 똥폼으로 동네를 돌아다니기도 하구요..
  세월은 흘러 흘러 두아이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아이들 자장구를 사 주면서도 제 자장구를 갖고 싶다고만 생각했지 차마 카드를 긁을 엄두를 못내고. 그냥 로망으로만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인가 아들녀석의 미니벨로가 눈에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 저놈을 훔쳐 타야 겠다...

미니벨로, 저한테 많이 작습니다(제가 좀 한 덩치 합니다. 키 180, 85kg), 그런데 그 미니벨로를 타고 한강으로 나갔다가 온 동네 사람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고 포기 했습니다.
(180cm가 초등학교 3학년 짜리가 타고 다니는 미니벨로를 탄다고 생각해 보세요.. 코메디입니다, 코메디)

  어느날 집앞에 놓인 전단지에서 인터넷을 신청하면 자장구를 준다고 합니다. 그날 멀쩡히 잘쓰던 인터넷을 해지하고 바로 신청을 했습니다. 1주일 뒤 자장구가 왔습니다. 한 16인치 될려나요.. 마냥 좋아서 바로 조립하고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미니벨로와는 비교도 되지 않게 좋습니다(미니벨로가 나쁜게 아니고 저한테 많이, 아주 많이 작았습니다)  

이제는 내 자장구가 생겼다.. 마냥 신이나서 바로 물통게이지도 달고,라이트도 달고 했습니다... 다음날 아들녀석 한테 강탈 당했습니다...

오기라는 것이 순간적으로 생기더군요....
장고에 들어갑니다. 그래 내 자장구 한대 구하자....

자장구를 갖자고 생각한 이후부터 또 고민 시작입니다. 무슨놈의 자장구가 이렇게 많은지, 또 뭐가 그리 비싼지... 한 20만원~30만원짜리를 알아보기 시작한 이후, 왈바에 들락거린 횟수와 예산이 정비례로 올라가기 시작하더군요...

메리다, scott, 게리피셔.. GT.. FUJI, GIANT..... 대충 시중에서 유통되는 자장구는 다 훝어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선택된것이 SCOTT SCALE 70이었습니다.

더 고민하면 못살것 같아서 MTB샾으로 갔습니다.. 인터넷 자장구에도 만족하던 제가 감히 넘보기 힘든 비싼녀석들을 파는 전문 MTB 샆을 간것입니다......

잠깐 쉬어가기 : 신도림 닥터바이크 강추입니다. 왜냐구요...음..제가 트리곤을 분양받은 곳이구요...농담입니다.. 사장님과 기사분이 참 좋으십니다. 단순히 자장구를 파는 것 만에 신경을 쓰는 것이 아니고 하나하나 꼼꼼히 점검해 주시고 챙겨주십니다. 프로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다시 계속....

스케일 70을 살려구 샾에 갔는데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트리곤이 눈이 띄여습니다. 예쁘더라구요...다른 이유 없었습니다. 느낌이 좋았습니다..이쁘다....
바로 사지 못하고 또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트리곤에 대한 정보를 또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 인터넷 실력과 영어 실력을 총 동원해서 국외 사이트까지 뒤지고 다녔습니다. 평이 좋더라구요. 그래서 더 고민하지 않고 트리곤을 분양 받았습니다.

분양받고 나서, 감동이 온몸을 휘감더군요..바로 한강으로 몰고 나갔습니다.

1시간만에, 큰 실수 했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엉덩이가 아프더라구요..인터넷 자장구에 익숙했던 제 엉덩이가 얄팍한 MTB 안장에 적응이 되지 않더라구요.. 돌아오는 길은 끌바로, 그리고 엉덩이를 안장에 붙이지 않고 세워총 자세로 돌아 왔습니다...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야되나, 한 두푼짜리도 아닌데.. 이걸 어떻게 해야되나...이걸 그냥 팔고 2-30만원짜리 폭신폭신한 자장구로 바꿔야 되나....흔들리는 제 마음을 잡아준건 제가 트리곤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이쁘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로 분양을 보낼려고 하니 도저히 마음이 내키지 않아서.. 제 엉덩이를 적응 시켜 보기로 했습니다.
100KM를 타고 200KM를 타면서 제 엉덩이가 슬슬 적응이 되더군요. 완전히 적응되지는 않았지만, 분양받던 날과는 차이가 있기 시작합니다. 자전거에 재미가 붙더군요...

그런데,,, 인터넷 신청하면 주는 자장구와 큰 차이를 못 느끼겠더라구요.. 잘 나가기는 합니다. 그런데 그 잘나가는 것이 뭐랄까요... 잘나가기는 하는데,, 이곳 게시판에 주로 올라오는. 감동이 휘몰아치는 그런것은 아니었습니다. 조금 더 잘나간다고 할까요..
그리고 억지로 찾아낸 인터넷 자장구와 가장 큰 차이점은 우습게도 브레이크 성능이었습니다. 브레이크, 확실히 잘 듣습니다. 잡으면 바로 섭니다(하지만 바퀴 트레이드는 많이 상합니다).. 그리고 기어 변속때 소리가 덜 납니다. 하지만 빨리 갈려면 힘들게 페달질 해야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게다가 이놈은 세워놓지도 못하고 잠시 쉴려고 하면 적당하게 눕힐 자리부터 찾아야 되더라구요...나 참 우째 비싼놈이 쓰기는 더 불편한지...
결론적으로 좋기는 좋은데 그 좋다는 것이 인터넷 자장구의 10배값 20배 값을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이쁘니까 좋다.. 라고 생각하면서 조금씩 재미를 느끼며 타기 시작하던 어느날,
우연찮게 남산에 올라 갔습니다. 그런데 어! 이거봐라 라는 소리가 저절로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제 속도계가 잘못되지 않았다면 그날 내려올때 42KM를 찍었습니다.
저한테는 엄청난 속도지요.. 40KM가 넘는 속도에서 자장구가 제손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뭐랄까 제 손안에서 자장구가 완전히 제어가 가능하다는 느낌.. 인터넷 자장구에서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느낌입니다.. 자장구 분양받고 1달만에 감동했습니다.

비싼 자장구가 괜히 비싼게 아니구나.. 신이 나서 임도에도 올라갔습니다. 또 같은 느낌입니다. 속도가 그리고 노면 상황이 겁이 나지 않더라구요. 자장구가 제손에서 놀고 있으니까요...

트리곤 괞찮습니다. 지오메트리, 스템각.. 뭐 이런거 잘 모릅니다. 하지만 자장구가 제가 원하는 대로 반응 합니다. 트리곤 뿐만이 아니라 제가 훝어보았던 대부분의 자장구가 다 그럴것입니다. 물론 MTB를 오래 타신 분들은 자장구별 차이점을 아실것입니다.
하지만 저같은 초보는 그 차이를 잘 모릅니다.

지금 자장구를 구하시는 분들은 그냥 느낌이 좋은것 구하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자장구들은 다 좋다고 생각합니다.그리고 그 자장구를 자기것으로 만들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함을 느끼시라고 감히 권해 드립니다.

또다른 취미가 생겼습니다. 자장구를 타고 나서, 땀을 뻘뻘 흘리며 청소하는 어이없는 취미지요.. 집에서 마눌님이 청소하라고 하면 이리저리 도망치는 제가 혼자 신이나서 자장구를 딱고 조이고 기름치고(어디서 많이 듣던 소린데..) 있습니다. 자장구를 손질하는 시간이 노동의 시간이 아니고 엔돌핀이 솟아나는 시간이 되더라구요.. 다 이게 이쁜 자장구를 구해서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구요.. 자장구가 저한테 말을 합니다. 나가고 싶다구요.. 저는 그 말을 알아듣고 베란다에서 언제 비가 그치나하고 기웃 기웃 거리다가 잠시 비가 오지 않는 틈을 타서 잽싸게 자장구를 끌고, 아니 함께 튀어 나옵니다.

이리 저리 적다보니 트리곤 사용기가 아니고 자장구 사용기가 되어 버렸네요...
트리곤이 되었건 SCALE이 되었건 중요한것은 자장구를 좋아하는 마음과, 일체감이 아닐까 합니다.

자장구를 구하고자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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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마음에 와닿는 리뷰네요. 그 마음과 함께 오래 오래 안라 즐라하세요.
  • 정말 공감가는 리뷰입니다. 특히 동네 자전거방에서 사이클 1시간 빌려 폼잡으며 다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는. 그땐 손잡이 밑으로 구부러진 사이클이 짱이었죠.ㅎㅎ^^

    아들녀석 주려고 얼마전 메리다 500D 구입하여 집에 가져왔더니 아들이 그러더군요. "
    철티비사지 뭐하러 비싼 거 샀냐"고. 이래서야 맘대로 타고 다니지도 묶어두지도 못하고 행여 상처날까 부서질까 아빠눈치봐야되고 애물단지로 전락할 거라면서.
    첨엔 꽤심하게 생각했는데 정말 그 말이 맞더군요. ㅠ

    물론 여기 고수님들에겐 그저 입문용 저렴한 MTB로 보이시겠지만, 저는 cabac71님 처럼 무쟈게 고민고민 심사숙고 끝에 카드 6개월 예산집행하여 구입한 겁니다. 무이자도 아님^^;

    장고끝에 악수 둔 것일까요?
  • cobac71글쓴이
    2007.8.6 23:30 댓글추천 0비추천 0
    장고 끝에 악수 둔 것이 아닐것입니다. 그 메리다를 아드님 몰래 살살 몰고 나가 보세요. 훨씬더 재미 있을겁니다. 어제 밤에 미니벨로를 살짝 몰고 나가보았습니다(저녁 11시쯤) 여전히 훔쳐타는 재미는 있더라구요... 그래도 작기는 많이 작더군요. ^^;
  • 좋은 자전거란 뭘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저도 2년이 좀 넘어가는 시간동안에 얼라이트 500부터 후쿠에쿠 트리곤 익스플로러팀 트리곤 문레이서로 변화해 왔네요.
    자기 좋고 맘에 들고 왠지 애정이 가는 넘이 좋은 잔차겠죠...그런면에서 보면 트리곤 문레이서에서 오래 머물게 될 거 같습니다.
    왠지 애정이 가네요..
    잔차가 말을 한다고 하셨는데.. ㅋㅋㅋ 정말 공감이 가는 말입니다.
    요즘 잔차가 말을 겁니다...몸이 찌뿌둥 해요 몸 좀 풀어주세요. 라고..
  • mtb에 적응하신후 예전 자장구?(ㅋㅋ) 타보세요.. 느낌이 다를겁니다.
  • 정말 공감가는 리뷰입니다.
  • 트리곤 콤프의 시트 클램프 약합니다. 제 경우는 조금 금이간 조각때문에 딱딱거리는 소리가 지속적으로 났었고, 그 조각을 제거한 후에도 조금씩 동일한 소음이 발생합니다. 그 소리가 얼마나 귀에 거슬리는지는 아마도 모든 분들이 아실 겁니다.
  • 아는 선배님의 자전거와 동일 사양인데 한번 타 보았읍니다.
    너무 편한 느낌 지금도 기억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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