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취향이 좀 고약합니다.

좀 특이하다고 해야하나..쉽게 구할 수 있는건 별로 관심이 없고 구하기 좀 어려운거..남들이 잘 안하는거, 그리고 오랜 년식이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것들에 대해 애착이 좀 있지요.

자전거도 마찬가지여서 최신 디자인과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자전거들앤 시큰둥하고 오래되어서 구하기도 힘들지만 그래도 독특한 포스가 있는 저만의 바이크인 구형 리치 플렉서스를 타고 있습니다. (이니셜D 의 86을 고집하는 타쿠미와 같은 심정? )

제 자전거는 구형 리치라서 1인치 스티어러 튜브인 샥을 써야 합니다. 이게 아주 고약하죠. 일단 신품 시장에서 구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중고 시장에서도 일년에 한두개 나올까말까합니다.

잡설이 길었구요,

원래 장착되어 있던 시드레이스는 수명이 다해서 수리할때까지 잠시 봉인해 두기로 하고 이번에 크로몰리 리지드 포크를 구했지요. 집요한 장터링과 수소문 끝에 저멀리 제주도에서 걷어 올린 리지드 포크는 스티어 튜브가 매우 짧아서 스템에 절반만 물리게 되었네요.

거기다가 기존에 쓰던 너무 긴 1인치 스템은 몸에 맞질 않아서 좀 위험하게도 고무패드를 대고 1 1/8인치 스템을 끼웠습니다. 그러나 포크 교체후 두어번의 라이딩은 마음껏 댄싱도 못할정도로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껴서 답답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찾아간 고양시 행신동의 바이크 스미스는 정말 환상적인 곳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자전거 대장간입니다. 사장님의 마술과 같은 실력은 감쪽같이 스티어 튜브를 연장시키고 든든한 아답터까지 끼우게 되어 돌아오는 길엔 마음놓고 미친듯이 밟아버렸습니다.

이곳은 정말 독특한 샵 입니다. 분위기도 예사 샵들과는 많이 다르구요, 마치 보검을 두둘겨 만들어 내는 듯한 분위기네요. 자전거 작업공간을 빙~둘러싸고 있는 선반기계, 용접 도구와 각종 공구들과 금속 재료들...그리고 그 뒤로 또 빙~둘러싸고 있는 자전거들과 부품,용품들..

금속공예를 하셨다는 사장님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나니 자전거 장인이라는 느낌이 들었네요. 저처럼 어딘가 근본적으로 수리해야할 분들이 계신다면 이곳을 강추합니다.

참고로 웹페이지는

http://www.bikesmi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