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감님 잘들어가셨지요~?
오늘 무더운 날씨탓에 전날 11시정도에 잠들었으나 잠을 설쳐 2시50분에 깼습니다.
이리저리 챙기고 출발하니 3시30분, 출발한다고 문자메세지를 보내고 길을 나섭니다.
역시 시간이 시간인지라 한차선 먹고 여유있게 달릴 수 있었습니다.
굴현고개를 오르기 시작하는데, 음주단속을하는지 순찰차한대가 혼자있는데
이상하게 쳐다보네요.. 이시간대에 자전거타는 사람은 뭐하는 사람인가 싶었나봐요~
유유히 고개를 넘어 달천계곡 입구도착. 시간은 3시 57분.. 예상보다 더걸렸네요. ^^;
4시에 천주산을 오르기시작하는데 아직도 어둠이 깔려있습니다.
풀벌레소리와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조금씩 조금씩 올라 중간 약수터에서 잠깐
쉬었습니다. 세수도하고 물도 마시고.. 그런데 문득 하늘을 보니 벌써 밝아져 오네요..
시간은 4시30분, 예상외로 빨리 밝아지는거 같아 페달링에 힘을 더합니다.
약 10분남짓, 만남의 광장에 도착해서 무지막지한 계단을 들고 오릅니다.
한걸음, 한걸음씩.. 지긋지긋한 계단을 다 오르자 잠깐의 내리막 뒤에 오르막이
버티고 있습니다. 아이고.. 또 조금씩, 조금씩 오르기 시작합니다.
타다가 쉬다가 5시 7분경에 용지봉 코앞에 도착합니다. 안개가 껴서 그런지
창원대로도 안보이고 마산 앞바다도 안보이네요. 군데군데 가로등만 켜져있습니다.
잠시 한숨돌리고 용지봉을 향해 멜바를 시작합니다. 그래도 처음 계단보다야
짧은지라 금방 올라가지네요. ^^ 드디어 5시20분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혼자서 천주산을 오를땐 용지봉 전 봉우리까지만 오르다보니 용지봉은
참 오랜만에 와보는거같네요. ^^ 해가 뜰려면 아직인거 같아 캔커피와 양갱으로
그동안의 노고(?)를 달랩니다. 해가 뜨나 안뜨나 지켜보면서 떨감님과
이 얘기, 저 얘기 나눕니다. 자전거 얘기하다보니 시간이 어느새 흘러버려
뒤를 돌아봤을때 해가 떡 하니 떠있었습니다. 투명한 주황색?
빠알간 해가 하늘에 떠올랐네요. 시간이 갈수록 더 높이 더 밝게 빛납니다.
오늘 라이딩의 목적을 달성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잠시후 햇빛이 강해지는거 같아
하산을 합니다. 무지막지했던 오르막들은 즐거운 내리막으로, 즐거웠던 내리막은
잠깐의 오르막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이윽고 다시 만남의 광장.
'천주암으로 내려가볼까요?' 떨감님이 흔쾌히 응하고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사람들이 산을 오르기 시작하네요. 약간 난이도 있는 내리막을 이리저리
빠져나와 천주암에 도착합니다. 조금 더 내려가다가 예전에 한번 가볼까 했던
코스를 떨감님에게 물어봤습니다. 다행히 떨감님이 가본 기억이 있다고 하셔서
새로운 코스를 향해 출발! 폭이 넓은 등산길은 아주 상쾌한 기분을 만들어줍니다.
완만하고 속도를 낼수 있는 구간을 지나 갈림길 등장. 마침 내려오는 등산객이 있어
길을 묻고 구암초등학교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이때 라이딩이 탄력을 받았지요.
잠시가다가 약수터에서 물을 마시고, 다시 출발하는데 길이 풀이 많이 자라서
길같지가 않네요. 그래도 갈만해서 천천히 가던중 눈에 들어오는 새빨간 열매.
'어, 산딸기다!' 페달에서 발을 내린후 주위를 둘러보니 잘 익은 산딸기들이
지천에 널려있었습니다. 그렇게 많은건 아니지만, 일단 하나 집어먹고보니 맛이
아주 좋네요. ^^ 마침 물통도 거의 비어있고해서 산딸기를 본격적으로
따기시작합니다. 떨감님도 같이 물통을 채워나갑니다. 한 20분가까이 그 일대의
산딸기를 싹쓸이한후 흡족한 마음으로 유유히 길을 나섭니다. 다가올 험로들을
예상치 못한채로.. 길을 나서자마자 애매하게 길이 이어집니다. 이게 길인지..
둘다 반바지를 입었던 터라 다리에는 가시와 풀에 쓸려서 간지럽고 따갑습니다.
'그래도 나중에는 길 좋겠지' 하며 끌고 메고 풀을 헤집고 나갑니다. 가다보니,
웬 공동묘지.. 당췌 길을 못찼겠습니다. 그래도 일단 탈출을 해야하니 풀사이로
드러난 길의 흔적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 '밑으로가면 길이 있겠지' 역시 길이
있습니다. 풀숲을 헤치고 다시 괜찮은 길이 나오기 시작하고, 이윽고 출구가 보입니다.
학교가 경상고등학교네요. 음.. 가기로는 구암초등학교를 가려고 했는데, 그래도
그정도의 길에서 빠져나온것만도 다행이었습니다. 슬슬 내려가다가,
'약수암 한번 가볼까요?' 떨감님 잠시 생각하더니 역시 탄력을 받은지라 또 응합니다.
가는길에 마실것을 사고 제가 가져온 감자를 아침으로 때우기로 했습니다.
길따라 쭉~ 가니 공포의 약수암이 나옵니다. 무주대회전에 가보고 두번째네요.
이거 오늘따라 경사가 더 심한거 같습니다. 전에는 밤이라서 그런것도 있고
여기까지 라이딩한 거리도 있고해서 쉽게 오르지 못하네요. 쉬엄쉬엄 올라
약수암 싱글로 연결합니다. 조금가다가 어차피 가도 되돌아올 길이고해서
감자와 마실것으로 아침을 간단하게 때웁니다. 길을 잠시 되돌아가서
예전에 낮에 약수암번개때 사진찍은 정자에 도착했습니다. 여기도 경치가 좋네요.
그리고 다시 내리막을 나섭니다. 여기도 약간 난이도 있는 코스네요.
등산객과 나무뿌리, 돌덩이를 피해가며 요리조리 내려옵니다. 가면 갈수록
갈림길이 나오네요. 그래도 떨감님이 대충 기억을 더듬어 찾아갑니다.
서서히 자동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길었던 라이딩이 끝이 났습니다.
다시 소계동에서 북면 새길로 돌아옵니다. 떨감님은 굴현고개로 넘어가시고
저는 밑으로 내려가 집으로 갑니다. 돌아와서 시계를 보니 9시30분. 거의 6시간
걸렸네요. 중간에 쉬었던 부분을 제해도 라이딩시간이 거의 5시간정도네요. ^^;
탄력을 제대로 받은거 같습니다. 오늘처럼 싱글을 원없이 다닌것도 처음이네요.
긴바지만 챙겼더라면 좀더 편하게 라이딩 할 수 있었을텐데, 다음부턴 준비해야겠네요.
내일도 자전거 타야하는데, 잠이나 자야겠습니다.
요새 날도 더운데 무리하게 타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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