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자전거 즐기듯 일 벌이길 즐기죠"
2년간 7개기업 M&A…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김기홍기자 darma90@chosun.com
입력 : 2005.11.10 18:41 59'
▲ 구자열
“가만히 수성(守城)만 하면 회사가 커지나요. 일을 벌여야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LS전선 구자열(具滋烈·52) 부회장은 기업 경영 과정에서 위험 감수(리스크 테이킹)를 즐기는 CEO(최고경영자)다.
그는 지난 9일 가진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잘하는 경영이라는 말도 있지만, 기업을 키우기 위해선 열심히 생각한 다음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G 창업고문인 구평회(具平會) E1 명예회장의 장남이기도 한 구자열 부회장은 “안정지향적인 임직원의 사고방식을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LS전선은 지난해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이후 지금까지 7개 기업을 인수·합병(M&A)했다. 지난해엔 특수전선 업체인 GCI, 광부품업체인 네옵텍 등 4개 중소기업을 잇달아 인수했고, 올해 들어선 전선업계의 라이벌인 대한전선과 경합 끝에 선박용 전선 업체인 진로산업 인수에 성공했다.
구 부회장이 공격 경영에 나서는 이유는 국내 전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중국, 지난달 베트남 방문 등 최근 해외 출장이 부쩍 잦아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우선 전력 수요가 많은 중국과 베트남에 역량을 집중한 뒤 인도·중동·러시아로 진출할 생각”이라면서 “중국 업체의 추격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도저히 베낄 수 없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하면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방한 성격의 구 부회장은 원칙주의자다. 지난 6월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가동을 앞두고 과거와 결별하기 위해 이벤트를 벌였다. 각 사업장의 창고에서 쓸데없는 재고 물량을 꺼낸 뒤 모두 불태워 버렸다. 이런 악성 재고 상품이 가치도 없는데 자산으로 잡혀 경영 상황을 왜곡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RP는 국내·외 공장을 전산망으로 연결, 재고 자산의 실시간 확인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전선업체 중 EPR 시스템을 구축한 곳은 우리가 전 세계에서 처음입니다. 사내에서 반대 목소리도 많았죠. ERP는 효율성을 높이고 남는 자원을 신사업 쪽에 배치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사내 자진 신고를 통해 확인된 불용자산을 불태운 것은 어두운 과거를 털어내자는 뜻입니다. 자진 신고한 직원에겐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았습니다.”
▲ 산악자전거는 구자열 LS전선 부회장에게 어떤 도전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도구다. 구 부회장이 지난 2002년 여름 독일에서 열린 7박8일 일정의 '트랜스 알프스'에 참가해 알프스 산맥을 넘고 있는 모습
구 부회장은 지난 1978년 LG상사에 입사한 이후 15년 정도를 무역인으로, 6년 정도를 증권맨으로 활동했다. 그는 금융업 진출 의사를 묻는 질문에 단번에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금융업보다 제조업이 훨씬 재미있어요.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충성도)도 금융업체보다 제조업체가 훨씬 높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덩치가 작은 금융업체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입니다. 덩치를 키울 수 없다면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그는 소문난 산악자전거 매니아다. 지난 2002년에는 독일에서 열린 ‘트랜스 알프스’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가, 7박8일 동안 650㎞ 거리의 산길을 완주했다. 요즘도 아침 6시 서울 논현동 집을 출발, 고수부지를 거쳐 경기도 분당까지 간 뒤 다시 청계산을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40여㎞를 1시간30분 만에 주파한다. “자전거로 힘든 고지를 넘고 나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2년간 7개기업 M&A…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김기홍기자 darma90@chosun.com
입력 : 2005.11.10 18:41 59'
▲ 구자열
“가만히 수성(守城)만 하면 회사가 커지나요. 일을 벌여야 성장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LS전선 구자열(具滋烈·52) 부회장은 기업 경영 과정에서 위험 감수(리스크 테이킹)를 즐기는 CEO(최고경영자)다.
그는 지난 9일 가진 인터뷰에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잘하는 경영이라는 말도 있지만, 기업을 키우기 위해선 열심히 생각한 다음 실천에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LG 창업고문인 구평회(具平會) E1 명예회장의 장남이기도 한 구자열 부회장은 “안정지향적인 임직원의 사고방식을 창의적이고 적극적으로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LS전선은 지난해 LG그룹에서 계열분리된 이후 지금까지 7개 기업을 인수·합병(M&A)했다. 지난해엔 특수전선 업체인 GCI, 광부품업체인 네옵텍 등 4개 중소기업을 잇달아 인수했고, 올해 들어선 전선업계의 라이벌인 대한전선과 경합 끝에 선박용 전선 업체인 진로산업 인수에 성공했다.
구 부회장이 공격 경영에 나서는 이유는 국내 전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중국, 지난달 베트남 방문 등 최근 해외 출장이 부쩍 잦아진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는 “우선 전력 수요가 많은 중국과 베트남에 역량을 집중한 뒤 인도·중동·러시아로 진출할 생각”이라면서 “중국 업체의 추격에 대한 걱정도 있지만 도저히 베낄 수 없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하면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방한 성격의 구 부회장은 원칙주의자다. 지난 6월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 가동을 앞두고 과거와 결별하기 위해 이벤트를 벌였다. 각 사업장의 창고에서 쓸데없는 재고 물량을 꺼낸 뒤 모두 불태워 버렸다. 이런 악성 재고 상품이 가치도 없는데 자산으로 잡혀 경영 상황을 왜곡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RP는 국내·외 공장을 전산망으로 연결, 재고 자산의 실시간 확인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전선업체 중 EPR 시스템을 구축한 곳은 우리가 전 세계에서 처음입니다. 사내에서 반대 목소리도 많았죠. ERP는 효율성을 높이고 남는 자원을 신사업 쪽에 배치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사내 자진 신고를 통해 확인된 불용자산을 불태운 것은 어두운 과거를 털어내자는 뜻입니다. 자진 신고한 직원에겐 어떤 불이익도 주지 않았습니다.”
▲ 산악자전거는 구자열 LS전선 부회장에게 어떤 도전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도구다. 구 부회장이 지난 2002년 여름 독일에서 열린 7박8일 일정의 '트랜스 알프스'에 참가해 알프스 산맥을 넘고 있는 모습
구 부회장은 지난 1978년 LG상사에 입사한 이후 15년 정도를 무역인으로, 6년 정도를 증권맨으로 활동했다. 그는 금융업 진출 의사를 묻는 질문에 단번에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금융업보다 제조업이 훨씬 재미있어요.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로열티(충성도)도 금융업체보다 제조업체가 훨씬 높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덩치가 작은 금융업체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입니다. 덩치를 키울 수 없다면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그는 소문난 산악자전거 매니아다. 지난 2002년에는 독일에서 열린 ‘트랜스 알프스’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가, 7박8일 동안 650㎞ 거리의 산길을 완주했다. 요즘도 아침 6시 서울 논현동 집을 출발, 고수부지를 거쳐 경기도 분당까지 간 뒤 다시 청계산을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40여㎞를 1시간30분 만에 주파한다. “자전거로 힘든 고지를 넘고 나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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