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있는데 갑자기 밖이 소란스럽습니다.
시계를 보니 아침 5시 30분.. 대충 1시간은 잔 것 같습니다.
근데,, 희한하게 몸이 가뿐합니다. 역시 이 용갈은 막걸리 체질인가 봅니다..ㅎㅎㅎ
아침 7시에 번호판 교부한다고 해서 동생들이 정성껏 차려 준 밥을 먹고 콘도를 나섭니다.
꿈하나님도 오전에 경기가 있어 일부러 밥을 많이 드셨습니다. 반찬도 없이...^^;
대충 짐 정리하고 콘도를 나서며 오늘 하루 일과를 생각해 봤습니다.
거의 죽었다 생각했습니다...ㅠ.ㅜ
우리 왈바 팀 부스에 도착해 보니 역시 아무도 없습니다.
혼자 의자도 정리하고 돗자리도 깔고 주변 청소도 좀 했습니다.
꿈하나님은 딸 "수"를 제게 맡기고서는 혼자 몸 풀러 나가셨습니다.
얼마쯤 지났을까 꿈하나님이 헥헥거리며 도착하십니다. 코스가 장난이 아니다면서...
그리고, 다시 얼마쯤 지났을까 부산 오장터 총무라는 분과 몇 분의 회원님이 오셨습니다.
오장터도 출전할 회원님들이 있어 번호표를 찾으셨는데 우리 마창진은 아직 못 받았다고 했습니다.
당연할 수 밖에요.. 다들 지금 뻗어들 계실텐데...ㅋㅋ
잠시 그렇게 있다가 저도 번호표 받으러 갔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줄 선 사람들 중에 왈바 회원님들을 찾아 봤지만 그 옷이 그 옷이고 해서,, 그냥 무작정 줄을 섰습니다.
한 30분 정도 기다리니 제 차례가 오더군요..
"혹시 와일드바이크 찾아 갔습니까?"
"네, 찾아 갔는데요.."
이런,,, 바보~~~
뒤에 줄 선 사람들 막 웃기 시작합니다.
진짜 억수로 x 팔리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당장 그 자리를 떴습니다. 남 좋은 일 하려다 아침부터 이게 무슨 망신이람~~!!
혼자 투덜거리며 부스로 돌아오니 어제 그 용사(--;)들이 돌아 오셨더군요..
하지만 아직 총통님은 안 보이고.. 이 용갈의 작전이 잘 맞아 떨어졌나 봅니다..ㅋㅋㅋ
이 때 시간이 9시를 가르키고 있더군요.
꿈하나님 출전할 시간이었습니다. 열심히 뛰시고 꼭 완주하시라고 일러 드렸습니다.
사진은 부산 오장터에 "잭슨"님과 호타루님이십니다.
잭슨님은 이번 대회에 4등으로 입상하셨다네요. 당연 축하드려야죠!!^^
그렇게 잠시 뒤 출발 시간을 알리는 총소리(?)가 나면서 하얗게 먼지를 일으키며 나가는 선수들...
잠시 부산 잭슨님과 호타리님에게 정신을 팔려 우리 꿈하나님을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사진 찍어 드려야 하는데 그 임무을 띄고 이 용갈의 눈에서 불을 뿜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후미에서 막 출발하는 꿈하나님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같이 뛰었습니다. 왜 뛰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영화 "포레스 검프"가 생각납니다..
곁에서 꿈하나님을 열심히 응원하였습니다. 그러자 바로 꿈하나님도 대답하십니다.
"화이팅~ 아자~~~~!!!"
그 목소리가 얼마나 크던지 이 용갈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역시 예전의 그 기백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ㅎㅎ
얼마쯤 따라 올라 갔을까 저 위에서 심판진들이 막 뭐라 그럽니다.
"비키세요, 올라오지 마세요!!"
그냥 비켜야죠, 이 용갈이 무슨 힘이 있다고... 에궁~~~
이제 저 멀리 사라져 가는 꿈하나님을 향해 마지막으로 화이팅 한 번 외쳐 드리고 그 길로 내려 왔습니다.
결승점에서 언제 오나 하고 목을 빼고 기다려도 봤지만 꿈하나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같이 뛰었던 부산의 잭슨님의 입상 소식을 듣고 축하한다고 전해 드렸습니다만 우리 꿈하나님은...
그렇게 경기가 끝나고 뒤 늦게 들어 오신 꿈하나님의 잔차를 보는 순간 참 기가 막혔습니다.
앞 타이어 빵꾸가 났던 것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경기 뛰기엔 좀 약해 보이던 타이어가 그렇게 빵꾸가 날 줄이야...
시간만 좀 있었다면 타이어 교체를 해서 뛰게 할 것을 싶었습니다.
왈바 팀 부스에선 뭔가 다들 분주하십니다.
다리굵은님께서 고맙게도 직접 여러 회원들의 잔차를 손 봐 주시고 계셨습니다.
이제 좀 있으면 이 용갈도 출전할 시간입니다. 긴장이 온 몸으로 퍼져 갈 무렵 어디선가 총통님 등장하십니다.
생각보단 멀쩡해 보이시더군요.. 오후 늦게 나오실 줄 알았는데...ㅋㅋ
외모와는 달리 역시 생각보단 강한 분이란 걸 알 수 있었습니다..ㅎㅎ
근데,, 갑자기 갈사리 어르신께서 뭐라 말씀 하십니다.
경기 출전 시간이 너무 늦다고 하셨습니다. 초급 그랜드 마스터 경기가 오후 4시 30분이시랍니다.
우리들 걱정 마시고 맘 편히 경기 하시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늦어도 괜찮다고...
이 용갈도 오후 1시 반에 초급 베테랑 경기가 있는데 시간을 보니 어중간해서 밥이라도 좀 먹어야 겠다고 어르신과 단 둘이서 식당을 찾았습니다.
메뉴는 곰탕..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밥을 한 숟갈 뜨려니 아직 콘도에 있을 우리 회원님들 걱정이 됩니다.
어제 한바탕 전쟁으로 먹을 것도 없을텐데.. 겨우 라면 몇 개 남긴 했지만...
지원조를 맡으신 회원님들께 참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고생을 하고도 밥도 제대로 못먹고...
하지만 그 보답으로 우린 열심히 뛰어야 겠다고 다짐하고 남김 없이 밥을 다 먹어 치웠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잠은 쏟아지고 정말 기다리다가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고 했는데...
근데,, 본부석 앞에 붙여 논 경기 일정표를 보고 좌절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경기 시간이 오후 3시 30분.. 이럴 줄 알았다면 잠이라도 실컷 자는 건데... 이런!!
이 때 시간이 오전 11시 30분.. 갑자기 전화가 한 통 옵니다. 헬스보이님 전화였습니다.
급하게 방을 비워야 한다는.. 그것도 정오 12시까지는...
원래 공지엔 오후 4시 30분까지인데 왜 갑자기 비워야 하느냐고 되물었습니다.
콘도측에서 그냥 비워라 한다네요.. 뭐, 방 빼라면 빼야지 할 수 있습니까...
식사는 어떻게 했냐고 하니 아직 밥도 못 먹었다네요.. 순간 죄책감이 물 밀듯이 밀려 옵니다...
미안하지만 우린 밥 먹었으니까 알아서들 해결하시고 짐은 잘 챙겨 달라고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중급 XC 경기를 마치면서 부산 회원님들도 하나 둘씩 들어 오십니다.
사진이라도 좀 찍어 드리고 응원도 해야 하는데 그 사람이 같고 해서 그냥 좀 쉬기로 했습니다..
마창진 지원조 회원님들께서 부스에 도착하셨습니다. 하나 같이 얼굴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밥은 어떻게 했냐니까 알아서 해결했다고 걱정 말랍니다...ㅠ.ㅜ
짐도 다 싸 놓았으니 나중에 자기 것만 잘 챙기면 된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시간이 흘러 어느 덧 오후 3시 경.. 오전에 경기를 마친 꿈하나님이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먼저 자리를 뜨시겠다고 합니다.
경북 청송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테니까 당연히 그러시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걱정 마시고...
꿈하나님의 응원을 받으며 이제 이 용갈도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긴장이 되는데 아무리 둘러 봐도 우리 회원님들은 안 보이십니다.
마침 제 뒤에 천재소년님이 있었기에 그나마 좀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직 뒤에서 출발해서 천천히 가자.. 그냥 완주만 하자고 서로 약속을 하였습니다.
또, 천재소년님이 아주 중요한 정보 하나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마지막 싱글 코스에서 진짜 심한 뻘구디가 있으니 무조건 그 뻘구디로 들어가지 말라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소속을 떠나 이렇게 알려 주시다니... 천재소년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 출발 시간을 알리는 카운터 다운,, 그리고 땅~~!! 하는 총소리...
선두는 벌써 먼지를 일으키며 저 앞을 향해 달려가지만 처음부터 괜히 힘 빼기가 싫어 그냥 천천히 달려 나갔습니다.
코스는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 콘도 옆 업힐 한 3~400 미터에서 선두권과 후미권이 어느 정도 나뉘게 됩니다.
이 용갈도 힘을 내어 봅니다. 하나 둘씩 따라 잡으니 기분이 좋더군요.. 잇힝~~~ㅋㅋㅋ
얼마쯤 올라 왔을까 뒤를 보니 천재소년님이 안 보였습니다. 아마도 그 업힐에서 제가 좀 무리를 하는 바람에...
그렇다고 거기서 기다리지도 못하고 그냥 올라갔습니다. 급수대에서 나눠 주는 물을 마시며...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결승점을 통과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 중 우리 회원님들은 안 보이십니다.
어차피 혼자와의 싸움이라 생각하며 이를 악물며 페달을 밟았습니다.
다시 그 업힐을 지나 급수대를 찾으니 물이 없더군요..
정말 땅바닥에 버려진 누가 먹다 남은 플라스틱 생수통이라도 주워 먹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ㅠ.ㅜ
다시 잔차에 오르고 이제 내리막을 향해 돌진하려는 순간 갑자기 왼쪽 종아리에서 쥐가 났습니다.
평소에 왼쪽 다리를 지지하고 오른쪽으로 잔차에 오르는 습관이 있어 그 왼다리에 무리가 있었나 봅니다.
실컷 업힐 구간에서 다 따라 잡은 선수들이 이 용갈의 눈 앞을 스쳐 지나갑니다..
그래도 괜찮겠지 하며 잔차에 올랐지만 역시나 무리였나 봅니다.
첫번째 그 내리막길에서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그냥 잔차에서 뛰어 내렸습니다.
그 순간 바로 옆에 있던 뻘구디를 쏜살같이 지나는 선수가 있었는데 흙탕물이 튀기던 말던 그냥 달리더군요..
이 용갈 이번 대회 나갈라꼬 새 옷 사입고 처음 출전했는데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더군요..
아픈 다리를 억지로 풀고 곧바로 그 선수의 뒤를 따라 갔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 무슨 내리막에서 그리 잘 달리던지... 그냥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완주라도 하려면 힘을 아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몇 번의 업힐, 다운힐, 싱글을 지나면서 겨우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속도계 시간을 보니 예상보다 한 10여분 늦게 도착했더군요.. 원래 1시간 내로 들어 오려고 했는데...
하지만 무사히 완주 하였으니 그것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였습니다.
초급 베테랑1 경기가 한창 진행될 때 초급 그랜드 마스터 경기가 시작되었더군요..
갈사리 어르신께서 출전하실 경기라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하지만 이 용갈이 들어오고 나서 얼마 안 있어 어르신과 함께 천재소년님도 결승점을 통과하시더군요..
천재소년님은 뒷드렐러 고장으로 좀 늦으셨다고 하고 어르신은 잘 가는데 누가 앞에서 넘어지면서 어르신의 잔차에 부착된 칩을 부숴 버리는 바람에 그거 찾느라 시간을 지체하셔서 그냥 이번 경기는 포기하셨습니다..
참 안타까웠습니다. 충분히 완주하실 실력인데도 그렇게 되었다니 이 용갈도 화가 나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다음을 또 기약하고 열심히 타셔야죠...
그렇게 모든 경기가 끝나고 시간이 흘러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왈바 팀 부스도 이제 철거하고 모든 사람들이 작별을 고할 시간이 가까워 졌습니다.
우리 마창진도 늦을세라 각자 짐을 챙기며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팀 부스를 찾으려다가 더 늦기 전에 출발하는 것이 어떠하겠냐고 해서 그냥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그 자리를 서둘러 뜨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부산 회원님들이나 왈바 운영진 회원님들께 참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인사라도 하고 단체 사진이라도 남기려고 했는데 갈 길이 멀어 그냥 인사도 없이 가버렸네요...
하지만 언제라도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맘을 편히 가지려고 했었습니다.
돌아 오면서 이 용갈이 사는 함안 근처에 고속도로는 넘치는 차량들로 하여 시간이 많이 지체 되었을텐데 다들 잘 들어 가셨는지 궁금합니다..
정말 이번 대회에 숨은 공로자는 피곤한 몸으로 열심히 함께 뛰어 준,, 우리를 위해 뛰어 준 지원조 여러분의 덕택입니다.
이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우리 왈바 마창진 팀은 맘 편히 모두 무사히 경기를 끝낼 수 있었습니다.
같은 선수 입장에서 열심히 우리를 위해 뒷바라지를 하여 준 마창진 아우님들께도 정말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그리고, 물심양면으로 협찬하여 준 아리랑님, 우리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이셨던 청풍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 뒤에서 열심히 우리를 응원하여 주신 와일드바이크 마창진의 모든 회원님들께도 큰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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