했다가 바로 꼬랑지 내렸습니다~~~ㅠ.ㅠ
오늘이 마침 비번, 휴일이고 내일은 비 소식이 있어 아주 간만에 장거리 라이딩 좀 하려고 나섰습니다.
용갈의 목적지는 바로 여항산 미산재...
군북 오곡재를 넘으면서 태풍에 유실된 임도에 어쩔 줄을 몰라 잠시 머뭇거립니다...--;
하지만 이 정도쯤이야 하며 오곡재를 내려와 다시 미산재 방면으로 향했습니다.
얼마쯤 올라 갔을까 계곡에서 인기척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네 명 정도되는 사람들이 무슨 톱과 낫을 들고 계곡을 훑어 다니다가 자기네들도 이 용갈을 보고 놀랐는지 흠칫 놀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어떤 노인네 한 분이 "야~ 저기 봐라! 자전거를 타고 여길 다 왔다. 우와~ 멋지다!"...--;
그러자 그 분들이 일제히 "우와~~~~~~~"하는 것입니다...--;
순간 너무 뻘쭘해서 답례로 인사를 하긴 했으나 목소리가 거의 모기 소리라...ㅡㅡ^
그 분들의 응원(?)을 뒤로 하고 다시 미산재로 향합니다. 오늘따라 갈증이 장난이 아닙니다...ㅠ.ㅜ
얼마를 올랐을까 다시 이 용갈의 갈 길을 막는 커다는 나무와 함께 쓸려 내려 온 흙더미들...
이제 이 길이 아니면 집으로 돌아갈 길이 없다 생각하고 다시 헤쳐 나갔습니다.
또, 얼마 올랐을까 이번엔 아예 임도 자체가 보이질 않습니다. 이거 큰 일입니다.
미산재 정상은 바로 눈 앞에 보이는 데 여기서 되돌아 갈 수도 없고...
그냥 헬기나 불러볼까 싶다가도 이 용갈 하나 구하려고 헬기가 뜨기나 할까 싶어 그냥 참았습니다...--;
아무리 길을 헤쳐 나가려고 해도 도저히 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유실된 토사를 가만히 살펴 보다가 산짐승의 발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고라니 종류인 거 같았습니다. 이 근처는 놈들이 자주 등장하는 곳인지라 대충 짐작으로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놈들의 발자국을 따라 가다가 분명히 저 아래에선 길이 없어 보였는데 아주 조그만 공간 하나가 눈에 띕니다.
거길 통해 진짜 겨우 빠져 나오긴 했지만 발목까지 푹푹 꺼지는 흙더미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거의 탈진 상태에서 겨우겨우 빠져 나왔고 정말 천신만고 끝에 여항산 미산재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물통은 바닥난 지 오래이고 먹을 것도 없고 저 아래 용갈이 사는 동네를 보니 눈물이 핑~ 도려고 합니다...ㅠ.ㅠ
그리고, 다시 미산재에서 함안 파수 마을까지 약 20여분 동안 다운힐, 다시 용갈 집까지 젖 먹던 힘까지 쏟아 부으며 겨우 집까지 무사히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집까지 죽을 힘을 다해 왔건만 용갈 아파트에 사는 유치원 꼬맹이들의 한 소리에 그만 좌절하고 맙니다...
꼬맹이 1의 대화..
"아저씨~ 진짜 멋지다! 와 자전거 진짜 크다~ 우리 오빤 앉는 데 낮게 해서 타는데 아저씬 왜 이렇게 높아요?"
용갈...
"음,,, 그게...--;"
꼬맹이 1의 말이 끝나자 마자 이번엔 꼬맹이 2가 나서서 또 한 마디 합니다..
"아저씨 선수에요?"
용갈...
"음,,, 그러니까...-.-;"
이 꼬맹이 계집 아이들이 용갈을 그냥 한 방에 보내 버리더군요...ㅡㅡ^
겨우 집까지 왔건만 꼬맹이들에게 다시 당할 줄이야...ㅠ.ㅠ
그래도 애들이 착해서(?) 친절하게도 엘리베이트까지 다 잡아 주더군요...
"그,, 그래.. 야들아 고맙데이...-.-"
그리고, 엘리베이트 안에선 잠깐 침묵이 흐르고 용갈이 사는 5층에 도착하자 마자 용갈은 뒤도 안 돌아보고 거길 도망치듯이 빠져 나왔습니다.
"아저씨~ 빠이 빠이~ 안녕히 가세요~~~"
그래도 우리 아파트 애들은 인사는 억수로 잘 합니다...ㅎㅎ
오늘은 정말 피곤하고 스릴있는 하루였습니다.
신발과 양말은 이미 흙에 찌들어 볼 수 없을 정도고 얼마 전 새로 산 애마는 주인을 잘못 만난 탓에 나뭇가지에 긁히고 할퀴면서 고생만 무진장 시키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이런 말이 떠 오릅니다...
"돌격 앞으로~~~!!!"
"앗! 여기가 아닌게벼~~~!!"
여러분~ 저처럼 이런 고생하기 싫다면 태풍이 지난 후엔 절대 홀로 산에 오르지 맙시다~~~!!!
이제 너무 피곤해서 잠이나 D B 자야겠습니다... 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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