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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가족을 웃긴 저녁, 모두 바이크리님 덕분.....

........2001.10.31 07:39조회 수 364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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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새로 장만한 헬멧과 장갑을 착용하고 잠실대교를 건너 면허시험장으로 향했지요.
돈 좀 쓴 덕에 기분이 삼삼했고, 사람들 쳐다보는 눈에 힘도 들어갔었는데, 탄천에서 하루살이들.....
장난이 아니더군요. 작은 언덕에서 한 번 쐈는데 샤워하는 소리가 가슴팍에서 나더라구요. 뭔가 했더니 글쎄 하루살이 떼가 가슴팍에 부딪히는 소리였어요. 비닐 우산에 소나기 떨어지는 소리 같기도 했구요.....
결국 조심하느라고 조심했는데, 하루살이의 공격을 피하지 못하고 눈앞이 캄캄해지고 말았어요. 스포츠 안경! 순간 떠오른 품목이었죠. 하루살이가 또 서민의 아픔을 건드리고 말았죠, ㅎㅎ.
그러나 종말처리장 싱글 코스를 지날 땐 기분 째쪘죠. 감국(흔히 들국화라고 아는)이 무성해 향이 그윽하게 느껴졌죠. 탄천 둑에는 감국과 함께 눈괴불주머니라는 들꽃도 아직도 노랗게 피어 있더군요. 상쾌함이 밀려왔어요. 잔차 아니면 이런 맛 느끼기 어렵지요.
헬멧 쓴 채 경비 아저씨에게 인사하니 그분이 얼떨떨해 하더군요. 속으로 킥킥거리며 집에 왔더니 아내와 아이들이 배를 잡고 웃더군요. 별로 가족을 웃겨 본 적이 없는 가장이었는데 덩달아 기분이 짜앙.
그런데 다음 순간.......
웃음을 거둔 마누라의 엄숙한 한 마디, "얼마짜리야?"
가볍게 웃으며 "3마논!"(사실 칠마논짜리임. 오지케이)
모르니까 속을 수밖에 없는 부인.(앞으로도 얼마나 속여야 할까? 잔차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으니 그 점이 다행이긴 하지만.....)
어쨌든 하루살이 공격을 받은 오른쪽 눈이 뻘겋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잔차타기가 시작된 하루였습니다.

바이크리님께 새삼 감사드립니다. 늙어가면서(?) 새로운 세계의 존재에 대한 경험은 살아 있는 유일한 행복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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