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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의 대참사 4

........2001.11.10 08:01조회 수 342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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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초는 왜 대참사를 이렇게 자주 겪는가?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본인도 모른는데...
산초는 요즘 장기 휴가중이다. 이번 휴가의 목표를 "바이크리님 수준으로 실력다지기"로 정한 산초는 어차피 매일 산행을 하고 있다.
일단, 영에가서 가온님이 부탁한 물팩을 샀다. 가온님은 내가 사라고 한건 다산다. 참 착한 사람이다.
사장님한테 자장면 냄새를 풍기며 산초는 자장면을 혼자 먹었다.
다 비볐는데 가온님한테 전화가 왔다.
"수님이 참가를 한다는데 우리조에 안넣고 산초님조에 넣어 불공평하다 어쩌구 저쩌구.." "노을님한테 항의전화를 하겠다... 굼시렁 굼시렁.." 산초는 재밌어서 놀리다가 전화를 끊었는데 자장면이 다 불어있었다.
다 분 자장면은 맛이 없어서 그냥 꾸역꾸역 먹었다. '알고 전화한거 아냐?'-혼자생각.
어쨌든 산초는 3시쯤 대모산으로 출발했다.
산초는 도로턱만 보면 도전의식이 생겨 무저건 뛰어넘는다.
대모산 아래 도로턱을 뛰어넘다가 넘어져 다친 손목을 또 다쳤다.
그러나 산초 '이게 바로 고수가 되는 지름길이야'라고 생각하며 훌훌털고 일어났다. 그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손목이 나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친 손목을 다시 다친순간 뼈가 맞물린듯 했다.
산초는 기분이 좋았다.
대모산을 낑낑 올랐다. 대모산은 이제 산초에게 전혀 도전거리도 아니다. 너무 쉬웠다. 물론 끌곳은 다 끈다. 그러나 전혀 힘이 안든다.
아~ 이제 바꾸리님의 수준에 다다른건가?
담엔 누구를 목표로 삼을 것인가? 산지기님? 아니다 산지기님은 좀 나에게 벅찬목표다 ... 내년으로 미루고 도무지 바꾸리님의 약간 위를 생각해 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정상에 올랐다. 여기서 참사가 시작되었다.
등산객을 피하다가 나무뿌리에 걸렷는데 뾰족한 끝에 나의 아끼는 튜브리스 타이어가 펑크가 난것이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나보고 "학생 빵꾸났어요"
흠...'내가 학생으로 보이니 난 무지 젊어 보이나 보다...'
빵구가 났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니 풀페이스헬멧이라 얼굴이 잘 안보였을 것이란 생각에 기분은 조금 반감되었다.
그리고 타이어에 박혀있는 이쑤시개 비슷한 나무조각을 본 순간 산초의 얼굴엔 히미한 웃음이 배어나왔다.
산초의 배낭엔 먹을것을 비롯 모든 장비가 다 있기 때문이었다.
이따위의 장애물은 산초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일단 나무조각을 뺐다. 그리고 본드를 바르고 펑크패치를 붙였다.
산초는 너무 쉬워 좀 우스웠다... 별거 아니군...
그러나 참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얼마전 말근내님한테 구입한 블랙번 펌프... 말근내님이 침을 튀기며 칭찬하던...- 세계 최고의 펌프라나 뭐라나..
튜브리스 타이어는 바람이 계속 옆으로 새었다.
펌프로 넣는 바람이 계속 새나가고 그렇게 30여분을 헥헥댔다.
산초의 얼굴엔 서서히 웃음이 사라져 갔다.
그러나 산초의 얼굴에 다시 희망의 웃음이 배어났다.
'그래 영사장님은 이런 한두번 겪은게 아닐거야... 아마도 내가 튜브리스 타이어에 바람넣는 법을 잘못 아는 것일거야..'
전화를 했다. - 산초는 전화도 항상 배터리 꼭 채운걸 가져온다.
"사장님 바람이 안들어가요.."
사장님 왈." 투브리스는 처음에 엄청난 압력으로 바람을 넣어야 해서 휴대용 펌프론 힘드니 일단 임시로 튜브를 넣고 내려와요."
"네"
산초는 이미 알고 있었다. 결국 비상용으로 항상 갖고 다니는 튜블 쓰게 되었군... 이것 만은 최후의 수단으로 안쓸려고 했는데...
산초는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하며 튜브를 끼웠다. 블랙번 펌프를 꺼냈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산초의 얼굴은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들어갔다.
말근내님이 준 펌프는 한쪽이 없는 것이었다. 즉, 유로피언형 타이어만 바람이 들어가게 되어있었다....
산초는 그야말고 이젠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쯤 이미 해는 뉘였뉘였 져서 거의 어두웠다.
그러나 산초는 마지막으로 영사장님을 또 떠올렸다.
'이런일을 한두번 겪은게 아니시겠지?"
전화를 했다 .. 사장님 왈 "끌고 내려오세요~"
산초는 이젠 벼랑끝에 몰린 느낌이었다. 이걸 끌고 가야하다니...
타고 가려니 나의 멋진 마그네슘휠이 망가질것이고...- 단연코 그렇게 할 순 없었다. 차라리 산에서 밤을 샌다.
노을님이 생각났다.
"노을님 대모산 근처에 사시는 분 안계실까요?"
"말근내님이요"
"전화번호좀 찾아주세요.."
"네"
순간 말근내님의 사각진 얼굴이 생각나며 또 다른 희망이 생겼다..
그래 말근내님은 항상 어떤 시련에도 무슨 수를 생각해 내는 사람이다..
통화만 되면 산초는 살수 있다.
산초는 말근내님의 전화번호를 어찌어찌 찾아냈다.-노을님도 뒤는게 찾아주셨다- 참 고마왔다.
말근내님은 마침 밖에 뭘사러 나가려던 참이었다.
하늘이 산초를 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말근내님은 일단 올라갈테니 끌고내려오고 있으라고 했다.
튜브리스타이어는 질질끌리다가 벗껴져 버리기 때문에 끌순없었다.
내내 메고 내려왔다. 드디어 완전히 어두워져 앞을 분간할 수 없게 된순간... 앞에서 철티비를 탄 사각진 얼굴이 갑자기 나타났다.
아팔란치아를 as맡겨서 20kg이 넘는 철티비를 끌고 산을 올라온 것이다.
산초는 순간 감격의 눈물이 핑 돌았다.
아~ 이제 살았다.
일단 갖고 있던 튜브를 넣고 펌프로 공기를 넣었다.
역시 펌프 한쪽만 붙어있었다면 해결되는 문제였다.
갑자기 말근내님이 미워졌다. - 펌프 물러조요.
그러나 나의 구세주 말근내님이 뭐 알고 그랬겠는가?
담에 자장면이나 사야겠다. 접때 갈비살은 넘 비싼대가였다.
어쨌든 어두운 산길을 지나 겨우겨우 내려와...
말근내님과 작별의 인사를 한후 무지 빨리 집에 왔다.
너무 어두워서 무서웠다.- 산초는 어둠을 좀 무서워한다.
오늘의 대참사로 산초는 아무리 완벽하게 준비해도 항상 모자란게 있다라는 교훈을 얻었다. 오늘의 참사는 펌프 한쪽이 모자랐지만 그게 결국 모든 것이 없는것과 같은 결과를 낳았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경험부족의 소치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경험이 동반되지 않는 준비는 결국 뭔가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다음엔 어떤 참사가 산초를 기다릴것인가...
산초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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