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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 없이 일주일 견디기. -.-;;;

........2002.11.08 03:53조회 수 30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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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을 견뎌야 한다.   마눌 없이.
뭔놈의 연수를 일주일 씩이나......
아내가 없으면 양말도 잘 챙겨신지 못하는 날보구 아내는
'애들 잘보구.  갔다 올께' 하며 훌쩍 가버렸다.
나보구 어쩌라구. -.-;;;
아침이면 전쟁이다.  유난히 아침잠이 많아서 지각을 밥먹듯이 하는
큰딸을 비롯해 막둥이 딸. 이놈도 보통 아니다.
유치원 차가 빵빵거려도 일어날줄 모른다.  유치원차 그냥 보내고 내가 태워다 준다.
큰딸은 늦게 깨웠다고 방방뛰며
'아빠 땜에 내가 미쳐. 나 잠 많은거 알믄서, 때려서라도 깨웠어야지'
온 집안을 쿵쾅거리며 뛰어다니다가 쌩~~~ 하니 나가버린다.
내가 깨우지 않은게 아니라 지가 못일어 났으면서도 저런다.
'밥은 안먹어?'
'어우~~  이 아빠좀 봐. 이 시간에 지금 밥이 넘어가겠어?'
'내가 태워다 줄께.'
'명선은 어쩌구?  알면서 저래.  걍 뛸래.'
................  -.-;;;;

큰 아이는 지가 알아서 챙길거 챙기고 간다지만, 문제는 작은 놈이다.
이놈은 네살이기 때문에 정신 차릴려면 아직 멀었다.
일어나라고 아무리 깨워도 그냥 잔다.
텔레토비 비디오를 좋아하는데 그걸 틀어줘도, 음악을 크게 틀어도
막 화를 내며 흔들어도, 결국은 길길이 날뛰다가 껌 사준다고 하면 그때서야 부시시.
'껌 사주꺼야?'
'웅!  그럼.  얼릉 일어나자.'
이놈은 생전에 껌을 못먹어서 한이 맺혔던지 아니면 아내가 임신중에 나 모르게
주구장창 껌만 씹었던지 둘중에 하나다.
난 껌 별루 좋아하지도 않는데.....
아무리 성질부리며 울다가도 껌사준다고 하면 뚝이다.
그리고 다른껌은 사지도 않는다.   오직 디지몬 껌이다.
이 디지몬 껌종이는 손등이나 팔뚝에 붙혀서 문지르다가 떼어내면 인쇄(?)되는
디지몬 그림 판박이가 있는데, 양쪽 손등과 팔뚝에 줄줄이 디지몬들이
전쟁을 치르는 그림들이다.
것두 모자라 내 손도 내놓으라고 야단이다.
지금 내 왼쪽 팔둑에는 시커먼 디지몬 한마리가 인쇄되어 있다.
판박이를 많이 하고 싶어 껌 뜯자마자 모조리 입안으로 털어 넣는다.
단물 빠지면 내 손에다가 뱉어내는데 그 껌덩어리의 크기가 장난 아니다.
먹거리도 큰일이다.
이제 아내가 해놓고 간 반찬도 다 떨어지고 미역국도 바닦났다.
오늘 아침에는 과자(?)부스러기에다가 우유 부어서 먹였다.  -.-;;;;
게다가 어제부터 큰딸 아이가 감기기운이 있는지 머리가 아프고 학교에서는
토하기 까지 했다는데.....
아내에게 전화했더니 '약먹이구 많이 아프면 조퇴하라구 그래' 하면서 뚝 끊는다.
물론 내 처지도 그리 좋은건 아니다.
집안도 어수선하고 이번주는 꽤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니 피곤한게 죽겠다.
밤 늦게 들어가면 아이들은 잠들어 있고 반겨주는 아내도 없다.
씻지도 않고 곯아 떨어지기가 일쑤다.
그리곤 아침에 일찍 못일어난다.  -.-;;;;;
6:30분이 되면 아내가 전화를 해주는데, 받지도 못한다.
전화벨이 미친듯이 울리다가 끊어지기를 서너번 해야 겨우 받아서는 '웅!  알았어'하고 또 잔다.
아내가 가면서 몇번이고 다짐 받고 갔는데...
'매일 청소하고 설것이는 그날 그날 해.  빨래는 세탁기에 넣어놓고. 알았지?'
'알았어.'
'알긴 몰.  당신 빨래감 집안에 여기저기 널어놓기가 특기잔어?'
'알았다니까.'
아내가 그립다.  정말로.
없으면 궁하다고 하더니(?) 이렇게 아내의 자리가 큰줄은 정말 몰랐다.
우리의 슈퍼우먼 세상의 아내들이여.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아내여 빨리 돌아오라.  그리고.....
나좀 살려줘~~~~~~~~~~

아내를 사랑합시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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