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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들어온 왈바...

jekyll2002.12.15 11:17조회 수 438추천 수 6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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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났는지 사실 얼마 안돼었지만, 되돌이키면 꽤 오래전 일인거
같습니다...
출근길 삼성역에 지하철을 내리자마자 울리는 전화.. 와이프네요..
울먹울먹 떨리는 목소리.. 다급합니다.. '병원'이란 단어 듣자마자 머리가
아득해지네요... 드디어... 드디어...
와이프를 진정시키고, 서두르지말고 조심조심 출발하라고 시킵니다..
삼성역에서 한남동 순천향병원까지는.. 바로가는 버스조차 없는듯합니다...
그곳까지의 지하철 노선도는 왜그리도 복잡한지.. 게다가 자주 오지도
않는 국철이 끼었군요... 마음은 다급한데, 전철은 오늘따라 왜이리 더딘지....
한걸음에 병실까지 달려갑니다...
2인실.... 그러나 한 사람의 이름만 써있군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습니다...............
설마, 설마.. 하면서 간호사에게 묻습니다...
다행입니다.. 다른 병실로 옮겼군요...
벌컥 열어제친 병실문... 천만 다행입니다.. 아직 계시네요...
150을 가리키고 있는 심박계.... 간신히긴 하지만 뛰고 있습니다..
환자를 둘러싸고 있는 병원 스탭, 처제 동료의사들의 어두운 표정..
연신 울고계신 저의 또한분의 어머님... 저를 보시고 더욱 크게 우시네요..
초조한 마음에 시계를 보지만... 바늘은 빨리가고..
막내처남은 도착하질 않는군요... 하긴.. 강화도 공군기지에서 이곳까지는
몇번을 갈아타야 도착하지.....
세시간정도 지나 정오무렵... 고통을 못이겨 죽을 수 있는 주사를 달라고
하소연 하시더니.. 진통제를 맞고 겨우 잠드셨습니다..
진통제를 놓을 혈관 조차 없군요... 근육주사를 위해 벗긴 바지속은....
살아있는 미이라 그 자체였습니다..
통증을 줄여보려고 안마를 해드리기 위해 잡은 허벅지와 무릎은...
무언가 있어야 할 것이 없습니다..  뼈와 피부 뿐입니다.
갈수록 뚜렷해지시는 의식 때문에 더욱 견디기 힘들어지는 고통....
부대장의 약속대로 오전이 끝나기 직전에 처남이 도착합니다..
아직 22살 막내.... 오는 몇시간 동안 얼마나 긴장했는지 얼굴이 파리합니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두 딸과 아들.. 아내.. 부족한 사위..
모두 보셨으니까요...
하지만...
몇시간째 같은 상태로 안정이 되시는 듯하여.. 차를 가지러 저희 집으로
출발... 도착할 무렵... 울리는 전화....
아침에 울린 전화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진동.... 울리기 시작하자마자
무슨내용인지 느낄 수 있더군요....
마음은 다급해지고, 정신은 혼미해지지만... 밀려오는 허무함이 가슴을
짓누릅니다...
가장 제가 필요할 때.. 저없이 빈소가 차려졌군요...
하늘이 무너져 내리셨을 장모님... 맏딸이라 큰 소리내서 울지도 못한 제처...
내일모레 레지던트 시험을 치러야 하는 처제.. 아직 세상 물정 잘 모르는
군바리 처남...
어떻게 그 무거운 순간을 견디셨는지... 물어볼 수 없었습니다...
형제 없는 아쉬움이 절실했던 장례는.. 다행히 무사히 치뤄졌습니다...
한 많은 삶을 사신 장인어른을.. 장모님은 곁에 두시고 남은 생 살 자신이
없으신가봅니다...
결국은 한줌 재로... 당신을 낳아주신 부모님 묘소에 뿌려지셨군요....
도와준 식구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내고...
막내가 제대할때까지 홀로 빈 집을 지키실 장모님...
한시도 가만히 안계시고 무언가 하시려 하시고...
병간호를 위해 그만 두셨던 직장을 바로 출근하시려 합니다...
아마도 일을 통해 빨리 잊고자 하심이겠지요...
아버님.. 부디 편안히 잠드세요..
제가 아버님 걱정 안하시도록.. 열심히 보살펴드리겠습니다...
가시는 길 뵙지못해.. 한없이 아쉽습니다.. 죄송합니다..
부디....






ps : 담배들 끊으십시오....







JEKY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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