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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내려왔습니다.

얀나아빠2004.10.12 10:17조회 수 17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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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가서 저 바위를 보는 순간, 아찔...
설마 저기를 내려 오는 것은 아니겠지... 했는데...
내 기대와는 달리 필스님이 저 바위를 내려와야 한답니다.
우리가 올라온 넓고 평평하고 좋은 길도 많은데 왜 저런 어려운 곳에서 사진을 찍어야 할까... 야속합니다.

못하겠다는 소리는 꺼내지도 못하고 애써 두려움을 감추며
"어떤 길로 내려가야 되요?"
필스님이 자상하게 설명해 주십니다.
설명을 듣고 위에 올라가서보니 장난이 아닙니다.
오른쪽 XC코스가 왼쪽 낙차 큰 코스보다 쉬워보여 맘속으로 오른쪽길을 택합니다. 그런데 필스님이 그 XC코스로 내려오다가 바위틈에 걸려 넘어지십니다. 조금 완만해 보일뿐 장해물은 더 많이 있습니다.

낙차가 큰 왼쪽코스를 선택해 내려가기로 합니다.

바위라 그런지 브레이크를 잡으면 잘 먹힙니다. 그렇지만 경사가 경사인지라 질질 미끌어집니다. 겁이나서 잔뜩 웨이백을 하고 내려갔더니 다내려가서는  너무 엉덩이를 빼는 바람에 자전거가 앞으로 빠져나가 엉덩방아를 찌었습니다. 팔꿈치가 까였지만 보호대 덕으로 찰과상은 면한듯... 그러나 팔꿈치 까인 것이 문제이겠습니까,
겉치장은 완벽한데 실속은 없는 것이 바로 뽀록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리는 떨리고 계면쩍고 하지만 모델이 없는 관계로 또 올라갑니다.
사진 찍으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사진 찍히기 위해 온것이 목적이기는 했지만 그런 어려운 곳일 줄은 몰랐습니다. 찍으러 오신 분들을 위해 모델이 되어야 되겠다는 사명감으로 올라간 것이었습니다. 안그랬으면 그 한번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저의 그 마음을 아셨는지 다행히 deadface님께서 언질을 주셔서 다람쥐 챗바퀴 돌듯하던 그 순례(?)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다보니 조금은 익숙해져서 재미있더군요. ^^

저 좋은(?) 사양으로 저 밖에 못하는 것에 대해서 뭐라 하셔도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저 나름대로는 즐겁고 스릴있고 재미있었습니다.

다시한번 이 자리를 빌려 그러한 번개를 마련해주신 데패님과 인도해주신 필스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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