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꽃은 문득
부지불식간에 화려하게 찾아와 세상의 모든 미사여구를 한몸에 받으며
그렇게도 호화롭다가 마지막엔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하고
그렇게 홀연히 사라지는 걸까?
그렇게 홀연히 떨어지는 걸까?
낮은 곳으로 팔랑거리며 떨어지다가 나비의 숨결같은 바람에 또 어디로 날릴것인가?
어디로 날려 다시 어머니와도 같은 대지의 심장에 튼튼한 뿌리를 밖아 넣고
새로운 꽃을 올릴것인가?
그대여!!
새로운 꽃을 피워 올리라.
내 살덩이 썪혀 그대의 거름이 되리니.
요즘 구리와 남양주 쪽에 하얀 배꽃이 많이 피었네요.
오가며 눈이 시리도록 하얀 꽃을 넋놓고 쳐다보곤 합니다.
지금은 시작이라 아직 튼튼한 손아귀로 줄기를 단단히 움켜쥐고 있지만
얼마후에는 힘을 거둬 작은 바람에 天雪처럼 날리겠지요.
그 작고 연약한 배꽃잎을 얼굴에 받아내며 저는 생각하게 될겁니다.
꽃은 왜 내게로 왔을까?
어쩌자고 하얗게 웃으며 내게로 왔을까?
어째서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꽃을 품에 안았을까?
마치 전생에서 영겁의 인연을 이어왔던 사람들처럼 아무런 미동도 없이...
마지막에 또 어찌해서 나는 꽃의 짐을 시니컬하게 보고만 있었을까?
새로운 꽃을 피워 올리라
영원히 지지않을 강철손톱을 가진 꽃을, 그대여.
* 사진자료는 네이버에서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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