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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로드벙개 후기입니다. ^^;;

우량아2005.05.22 22:30조회 수 269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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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느낀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이제야 글을 적게 되네요.

긴 로드벙개도 처음이고 후기 적는 것도 처음입니다.
글이 두서없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
오늘 하루의 기억이 너무도 생생한 지금...무지 길어질 것 같은데요~ ^^

금요일에 회사에서 홍천으로 워크샵 가서 팔봉산 등산하면서 팔다리에 힘이 없어서 고생을 무지 많이 했습니다. 그 동안 헬스, 검도, 마라톤, 인라인 등...이것저것 시작은 많이 해봤지만 제대로 하지 않아 얻은 게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는 제 생일이어서 워크샵에서 돌아오지 마자 케익이랑 뼈다귀찜 만들어서 어른들이랑 생일파티 간단히 한 뒤 1시가 다 되어서야 잠이 들었습니다. 잠들기 전에 공지 올라오면서부터 가고 싶었던 광릉수목원 벙개글이 생각나서 컴퓨터를 켜고 확인했는데 마감하셨더라구요...

혼자 미사리를 가야 하나? 설마 시간 맞춰 가면 받아주시지 않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잠을 청하고 오늘 아침 6시50분에 일어났습니다.

안되면 혼자서 미사리라도 가 보자 하는 마음으로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탄천에서 출발하기 전에 시계를 보니 7시 44분이더라구요...퀵실버님에게 전화를 드려 출발시간 확인하고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겨우 8시 28분에 도착...11km 되는 거리를 40분 걸렸으니 제 실력 아시겠죠? ^^;;

혼자만 패드바지도 안 입고 물병도 없이 불안한 마음으로 출발하는 데...
퀵실버 님께서 천천히 시속 25km 정도로 맞춰 놓고 타자고 하시더군요~

평지에서 평속이 20km 정도로 20분 넘게 달리면 헥헥 거리는 저로서는 철렁 했습니다.

2주 전에 탔을 때는 출발도 제대로 못하고 한강변에서의 오르막도 힘겨워 했거든요...
워커힐을 지날 즈음 아침먹고 온 배가 미칠듯이 고프고 다리는 풀리고 손목에 힘을 너무 줬는지 팔도 후들거렸는데~ 뒤에서 안전하게 지켜주시던 락헤드 님께서 쉴새없이 몰아 붙이셔서 무섭기도 하고 옆에 차가 쌩쌩 달리는 데 잠시라도 한눈팔면 사고가 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저도 모르게 계속 신음소리가 나오더라구요...
"그런다고 봐줄거 같아? 계속 달려~"
오늘 밤,꿈 속에서도 들을 것 같은 이 말~ ^^
앞으로 라이딩하면서 락헤드님이 해 주신 여러 충고와 격려를 헬멧 속에 안전하게 담아두겠습니다.

선두그룹을 보면서 라이딩 했던 시간은 전체 라이딩 중에서 1시간도 채 안되는 것 같은데요~
락헤드 님과 제가 다른 길로 접어들어 다른분들 기다리는 도중 안장 높이 조절해 주시고 페달링에 대해 조언해 주셔서 그 뒤로 훨씬 편해졌습니다.

다시 팀에 합류하여 라이딩 시작한 지 얼마 안되서 아빠곰 님께서 넘어지셔서 정말 놀랬어요. 앰뷸란스 타고 병원가셨다가 택시타고 다시 광릉수목원 오셔서 합류하신 거 보고 감동 받았습니다.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라이딩에 참석하려고 했던 제가 부끄럽기도 했구요~ 얼른 쾌차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점심먹고 출발하면서부터는 처음보다 힘이 덜 들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실력이 늘은 이유보다 선배님들의 칭찬의 힘인 것 같아요...비를 맞으면서 달리는 데...무슨 영화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 처럼...미친듯이 기분이 좋았습니다.

고글 너머로 앞이 잘 보이지 않을만큼 빗줄기가 더욱 거세지고 체온도 떨어질 즈음 퀵실버님 공장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셨습니다.

위장이 별로여서 평소에는 커피를 잘 안 마시는데~ 오늘은 세잔이나 마셨네요~ 어찌나 꿀맛이던지~  ^^

몸도 풀고 다른분들 여행담도 듣고 쉴만큼 쉬다가 다시 출발했습니다.

한강에 도착해서~ 꼴지에게 박수를 쳐 주시면서 제게 선두로 달리는 기회를 주신 분들...그런 격려를 먹고 저는 오늘 이만큼이나 더 자랐습니다.

오는 길에 페토야 님께서 따끈한 오뎅 사 주시면서 좋은 정보 많이 알려주시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오늘의 후기는 힘들었다는 얘기, 감사한 마음...그리고 너무나 기분좋은 하루...

그게 전부네요~

여느때 같았으면 그저 그렇게 휴일이 끝나간다는 아쉬움으로 보냈을 일요일 저녁...
이렇게 큰 성취감과 기분좋음으로 마무리 하게 되니...아마 이번주는 내내 신나할 듯 합니다.

저희 아버지랑 같은 연배이신 락헤드님...오늘 자전거 길 위에서 제 아버지셨습니다. 진심으로 몇번이나 찡한 순간이 있었구요...잊지 못할 겁니다.

오늘 딱 한번 오르막길에서 끌고 올라가겠다고 할 때 계속 혼내실 때...눈물이 찔끔했던 거 모르셨죠? ^^;;

집에 오자마자 속초 당일 왕복 후기 쓰신 거 단숨에 읽고 오늘 해 주신 말씀 되새기면서 복습했습니다. 다음 벙개 나가기 전까지 열심히 연습해서 더 나아진 모습 보여드릴께요.

그리고 이런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완전 생초보인 제게 완주의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속초 투어 가시는 분들~ 무사히 다녀오시구요~ 멋진 후기 들려주세요~

그리고 모든 분들 아이디를 외우지 못해서 한분한분 감사인사 못드리지만...얼굴은 머리속 스케치북에 다 그려놓고 있습니다. 또 뵐 기회가 있겠지요?

자주 와서 인사드릴께요.

그리고 제 아이디...
"우량아"로 바꿨습니다.

자전거로 몸과 마음을 더욱 강하게 하려구요...그냥 말로써 설명하는 강함이 아닌...

진심으로 몸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내공을 언젠가 저도 배울 날이 오겠죠?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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