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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자씨를 남나다. - 한번 읽고 [이런 삐딱한 넘] 버젼 -

퀵실버2005.07.29 22:00조회 수 27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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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금자씨를 만났습니다.
아주 친절하더라구요.
아주 친절하게 실망만 안겨주었습니다.
저는 그랬는데 혹시 재미있게 보신분이 계시다면 죄송합니다.

배우는,
특히 영화배우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을 가장 고도의 난이도로
펼쳐보이며 구경하는 범인들에게 경탄과 감탄을 내 뱉게 만드는 기술자.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걸 자꾸 깨닫습니다.
몇개월 혹은 몇십부작등 주로 아주 긴~~~~ 호흡으로 연기를 했던 사람이
단 2시간 안에 자신의 심장과 정신세계를 잠시 꺼내놓고 작품속의 인물로
완벽하게 둔갑하기란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어째서 주연을 보면서는 찡그려야 하고 조연을 보면서 박수를 쳐야한단 말입니까?
야구는 투수놀이.
영화는 주연배우 놀이.
아무리 화려하고 대단한 조연배우라 할지라도 주연배우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아니 미치지 못해야 합니다.
미치지 못하도록 해야합니다.  
주인공 자신이 말입니다.
분명 감독은 그걸 요구 했을테지요.
요구하지 않았던 것일까요, 아니면 주연배우의 역량이 모자랐을까요?

영화는 우리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주연배우의 단단한 이미지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습니다.
경악을 금치 못 할 지경입니다.
배우는 단단히 각오를 한 모습니다.
감독은 아주 작정을 하고 비틀고 꺽습니다. (이건 어느 영화의 메인 카피와 비슷...  -.-;;)
그것이 관객에게 주는 희열과 놀람과 재미는 기대이상입니다.
저럴수가...
여러분도 잘아시는 그 배우가 아무런 거리낌 없이 X발년이라는 대사를 너무도 쉽게
내뱉는다면 여러분은 어떠시겠습니까?
너무나 놀라고 재미있어서 눈이 돌아갈 지경입니다.
그리고...
그리고 약 10여분이 지난후부터 약발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감독은 그 약발을 얼마나 기대했을까요?
끝날때까지?  절반? 아니면 10여분?
슬슬 기대하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감독의 무서운 공격이 무차별로 가해질 시간이다.
배우의 의외성으로 일단 시선을 끌었으니 이제 시작할것이다.
긴장하기 시작합니다.
계속 긴장합니다.
영화 내내 긴장만 하고 있습니다.
감독은 관객에게 무차별적인 공격도 테러도 하지 않습니다.
딴지조차 걸어주지 않습니다.
점점 힘이 빠집니다.
긴장의 끈이 느슨해 집니다.
영화는 전혀 신선하지 못하고 재미없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렇습니다.
영화는 새빨간 피가 흐르지 않습니다.
그나마 새로 만들어 내지도 못하는 적혈구.
그것마져 힘차게 온몸으로 뿜어내지 못하는 심장을 가진 심장병 환자처럼 영화는
내내 관객을 우울하고 슬프게 만듭니다.
그러다가 문득 누구나 예측할수 있는 결말을 관객에게 안겨주며 끝이 납니다.
감독 자신도 너무 완만했음을 느꼈는지 후반부에 몇번 실소를 자아내게 만드는
센스를 발휘합니다.
그 센스가 어찌나 가볍고 슬픈지...

감독은 자신의 이야기를 할때 완전한 제어가 필요합니다.
일관된 하나의 주제, 그러나 완벽하게 다른 이야기.
감독은 복수시리즈 세번째 이야기를 만들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완벽하게 다른 이야기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두번을 만들었으니 완결편인 세번째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만.    -.-;;
이것이 사실이라면 주연을 맡은 배우에겐 아주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감독이 두번째의 영광을 철저하게 잊어버리고 시작하길 바랬었습니다.
두번째는 기억할 가치조차 없다, 세번째이지만 첫번째다.
감독은 자신에게 아직 두번째를 만들던 당시의 에너지가 아직도 남아있다고 생각했을까요?
편집의 전문가.
많은 부분에서 두번째의 이미지를 발견합니다.
아주 많은 두번째에서의 등장인물들이 다시 등장합니다.
심지어 첫번째에서의 인물도 나옵니다.
그러니 두번째에서의 인물들이야 말할나위가 없지요.
완결편이라 그런걸까요?
종합선물셋트라면 이정도는 되어야지 하는 맘?


주연배우는 너무나 화사하고 밝아서 관객을 슬프게 하지 못합니다.
끌지 못하고 자꾸만 주변인에게 끌려가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영화 내내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운 그녀의 변신이 재미보단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아니, 완벽한 변신을 못한게지요.
X발년이라거나 담배를 핀다거나 새빨간 눈화장을 했으면 된거 아니냐라고 할 사람도 있을겁니다.
그런데 저는 아닙니다.
영화 내내 한참 전 떠들썩하게 했던 홍콩영화 한편을 보는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영화의 그녀가 이 영화에 놀러와 있었습니다.
어디 얼마나 잘하나 한번 보자.
눈을 가늘게 뜨고서 말입니다.
그녀와 그녀는 너무 많이 닮았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렇게 그녀와 그녀는 또 그리 많이 달라보이는지...
저는 마지막에 영화속 사람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제발 이런 대사만은 하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어? 눈 많이 오네.
아씨~ 집에 어찌가나?
자유로 엄청 막히겠구만......

이거 너무한거 아닙니까?

그래도 저는 이 영화를 보시길 꼭 추천합니다.
재미있습니다.
역시 연기의 달인을 보는 재미가 그만입니다.
그 연기의 달인이 누구인지 직접 가서 보시길 바랍니다.
화이팅~ 하는 장면이 개인적으로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만.



감독님.  영화 잘 만들었어요?

아니?

왜요?

바빴어.

이름값과 마케팅으로 혼을 빼놓으면 관객은 미어 터질거라는 맘?




이 글은 영화에 대한 제 개인적인 아주 짧은 소견입니다.
만약 읽으셨으면,
미친놈. 지가 뭐 평론가야?  
그러면서 웃어버리기 바랍니다.
그리고 위에 거론된 모든 분들의 명예를 실추시킬 뜻이 전혀 없음을 밝힙니다.
아주 현실적으로 영화를 본 제 개인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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