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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음이 좀 무겁네요.

퀵실버2005.08.05 23:42조회 수 307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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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간판 측정할 일이 있어서 수원에 갔었는데
수원 남문을 몰라 주유소에서 길 물어보고 막 차를 돌려 나오는데
누군가 창문에 노크를 합니다.
윈도를 내리고 보니 어떤 분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부탁을 합니다.

그분 : 제 전화기 맡길테니 만원만 빌려주심 않될까요?
퀵    : 무슨 일이시죠?
그분 : kb*방송국 카메라 기잔데 택시에 장비랑 가방을 다 놓고 내려서 그럽니다.
         찾으러 가야하는데...
퀵    : ... 제가 지금 몹시 바뻐서... 그리고 돈두 없구요.

실제로는 돈이 조금 있었지만 어쩐지 믿음이 가질 않아서 핑계를 대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일 하는 동안 내내 마음이 너무 찜찜해서...
엄청 더운 날씨에 길거리를 헤매고 있을 그분을 생각하니 그 이유야 어찌 되었든
제 행동이 용서가 안되는 겁니다.
결국 일 다 마치고 그 주유소 앞으로 다시 달려갔습니다.
걸린 시간은 약 한시간 쯤.
주유소 앞에 도착해보니 그분 아직도 헤매고 계시더군요.
유턴해서 그분 옆으로 막 차를 대는데 어떤분이 그분에게 만원을 드리는 겁니다.
그분 감사하다는 인사를 거듭하시더니 택시를 타고 가시더군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습니다.
이걸 어찌해야하나?
내가 무슨짓을 한거야?  -.-;;


어제 종일 내 자신이 부끄러워서 기분 정말 거지같았습니다.
나는 언제쯤이나 조건없이 사람 자체를 믿을수 있을까?
저는 아직 한참 멀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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