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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산을 다녀와서 *^^*

현이2005.10.17 20:09조회 수 243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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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헤드님.

마이콜님.

레드맨님.

퀵실버님.

...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나 하나를 위하여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그랬다.
자전거에 흥미를 갖고
어디든 가야겠다는 일념 하에 왈바를 만났다.
‘ 무식이 용감 ’ 이라고 정말 내가 그랬던 갔다.
그땐 몰랐는데...


왕초보-버들 강아지의 투어에도
분원리 고개만 만나면 끌바로 거의 완주를 했더니,
더 이상 나로 인해 지체되는 일을 막기 위해
차에 탑승하기를 원하는 모두의 눈빛이었는데,
그 눈빛을 마다하고 서울까지 완주를 한 고집이
그들의 마음에 원망으로 돌아왔을 것을 생각하니 후들거린다..


지금은  
수년이 지났는데도 다른 곳의 번개를 쫒아가는 것은
심리적으로 불안하여 갈 수 없다.


어제의 그녀를 보면서 예전의 내 모습을 보았다.
처음엔 그녀의 실력이 왕초보라고는 생각을 안했는데,
역시 왕은 아니었다.
내게 처음은 내리막을 만났을 땐
브레이크 작동을 잘 못하여
내리 쏘는 것만 했는데 ( 비켜~를 난발하며 )
그녀는 천천히 제어가 아주 잘 되면서 내려갔다.


첫 번째 돌덩이가 굴러가는 언덕을 많은 차이로 끌며,
타며 올라오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녀가 도착하자
다른 회원들은 출발을 하려 한다.
가슴이 찡하다.
‘ 자기들은 초보적 없었나 !’
‘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못 하는구먼 ’
그 뒤로 주차장에 도착할 때 까지 계속되었다.

그녀는 “ 저 안 가면 안되요?”
“ 이제 시작인데 뭔 소리 !”
그때부터 내게 마음의 총대가 메어졌다.
누가 하라 해서가 아니라 왠지 그렇게 해 줘야겠다는...
그 마음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라,
그녀의 짝꿍 그가 내게 베푼 큰 사랑과 봉사는
지금도 그렇고 먼 훗날 나의 입가에 눈가에 즐거움을 줄 것을
생각만 해도 쁘듯 했기 때문이다.

공짜가 없는 세상.
댓가를 생각안해도 저절로 댓가가 굴러오는 세상.


막상 내가 한 것이라고는 뒤, 앞, 옆에서 같이 동행해 준 것 뿐이지,
모든 것은 락헤드님이 하셨다.

자전거는 나와의 싸움이었다.
같이 라이딩 한다는 것은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동행 일뿐이지
결코 바퀴가 돌아간다는 것에 대해선 오직 자신뿐인 것이다.

돌맹이 튀기는 언덕을 오를 땐
허접한 실력이 드러난다.
뒤에서 천천히 가다가도 쓰러질까봐 사이를 뚫고 앞질러 간다.
‘ 서당개 삼년에 풍월 읖은다’ 라는 속담이 맞다.
락헤드님 코치 떨어지면
‘ 아~~ 맞아 맞아 ’
락헤드님은 시종일관 타는 사람의 호흡과 페달링을 눈으로 보면서
이야기 해 주라는 연습(?)을 내게 시키신다.
눈으로 보이는 것에 ‘ 너무 빨리 돌리는데 ’ 가 입안에서 맴돌면
곧 바로 지적하신다.
그녀를 통해 나를 가르치며 가리산의 임도를 달렸다.


3km
속초를 처음 가던 날.
미시령의 평속이 3km였다.
굉장히 중요한 속도였다.
쓰러지지 않나 하는 두려움도 있었던 그때를
지금은 장한 나의 모습으로 회상한다.


그 3km.
그녀의 뒤를 3~4km로 따라 갔다.
언덕에서 쓰러질 것 같으면
마구 앞서서 달려가지만
락헤드님 다시 불러 내린다.


3km.
어느 정도 중요한가 하면,
가리산 내리막에 요긴하게 활용했다.
마지막 삼거리에서 임도 끝까지의 2km를
쓰러지지 않고 무사히 완주했다.


야속한 말바님들!
선두조들이 우릴 기다리다 추워서 떠는 모습을 보고
락헤드님 모두에게 먼저 하산하라 하신다.
그나마 쉬는 곳에서 서로 만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이해는 충분히 했지만
중간에 말바에 익숙치 않은 분의 푸념에 맘이 무척 상한다.
뒤에 오는 사람들은 신경을 전혀 쓰지 않은 말투에
하마터면 귓방망이를 올릴 뻔 했다.
그래도 말바님들 그 말에 요동하지 않았다는 말과,
내리막 곳곳에서 번갈아 가며 우리를 기다렸다는 말에
‘ 음 그럼 그렇지, 말바님들이 어떤 분들인데...’
그래도 락헤드님의 말씀은
속으로 야~~~~~~~속해 했다.
대신으로 “ 야호 ” “ 호야 ” “이슬” 을 굽이굽이 있는 산등성이를
향해 지르며 달렸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깊은 산중과 숲의 우거짐으로 해가 일찍 떨어져 몹시 춥다.
바람막이 2개에 가방에 달고 있던 보호대가 졸지에 보온용이 되었다.
여름 바지를 입고 있던 차에 바람을 막아주니 따뜻하다.
눈물에 콧물까지 목소리도 갈라진다.
45km 임도에 물을 250ml의 물로 해결하기는 처음이다.
기온이 높지 않은 것도 있지만
땀을 낼 시간이 없어서 찬기운이 몸속으로 들어왔다.



트럭이 올라온다.
퀵님 차가 날이 어두워지는 것에 걱정으로 올라왔다.
그녀는 그곳에서 타고 싶은 마음이 하늘을 찔렀을 것이다.
락헤드님과 난 결사 반대였다.
내리막만 남은 보너스를 허무하게 보낼 수 없었다.
그래서 트럭은 내렸갔다.
마지막 삼거리에서 고글을 갈아 끼우며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의 자전거가 다른 사람이 타고 온다.
멍~~ 하니 바라보다 묻기를 마치자 트럭에 올라 탄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어쩔 수 없었다 한다.
그것도 이해간다.



두 번째 속초 가던 날!
용대 삼거리를 앞에 두고 힘들어 하며 걷고 있는 내게
속초에 살고 있다는 분이 목적지를 묻곤 차에 타라고 했다.
락헤드님 고맙다는 인사와 정중하게 거절하신다.
그녀의  마음이 그때 내 마음과 같았을  것이다.



트럭을 보내고
마지막 내리막을 질주한다.
어둠이 뒤에서 따라온다.
조심스럽게, 아주 조심스럽게.
임도 끝으로 도로를 타고 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한다.
그녀가 완주를 못한 아쉬움으로 허탈했지만,
곧 바로 밀려온 어둠에
오히려 잘 탔다 라는 안도감이 온다.


이천 오년의 가리산은
너무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나를 위해 수고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잊고 산 것에 부끄럽다.
다른 사람들에게 배려 하길 궁색한 것에도 부끄럽다.



그래서  
‘ 알고 보면 관계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우주의 모든 것은 오로지 서로가 관계로 인하여 존재한다
어떠한 것도 고립 속에 존재 할 수 없다.
우리도 혼자 해낼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라는 키이스 페라지의 혼자 밥 먹지 마라 중에서
관계의 소중한 내용이 떠오른다.



지금은 조금 알지만,
앞으론 많은 사람들과 좋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고 싶다.

.

..

...




이천오년 시월 십육일

홍천 가리산을 다녀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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