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1일
병술년 새해 아침이 밝았다...
새해 첫 휴일
부모님 뵌지도 오래됐고 하여
오늘은 의정부를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안장에 올라가 본지도 오래돼어
자전거도 타고 싶다...
베란다에 세워놓은 자전거가
야속한 시선을 보내는 것 같다...
아침 8시 유빈이가 부시시한 얼굴로 일어난다
유빈이와 가벼운 허그로 아침인사를 나눈다.
슬적 한마디 건네본다..
"유빈아 자전거 타고 의정부 안갈래?"
"....."
아직 잠이 덜깼나?
"자전거 타고 의정부 가자니깐..."
다시한번 재촉해 묻는다...
"그래^^"
오~케이
성공이다...ㅋㅋㅋ
"그럼 오빠는?"
유빈이가 지 오빠를 끌어들이려 한다...
조금 힘든 일 생길때 유빈이가 항상 써먹는 물귀신 작전이다...
좋게 해석하면 가족과 함께하자는 뜻이고...ㅋㅋ
어쨋든 오빠는 일언지하에 거절...
나와 유빈이는 자전거로...
오빠는 전철로 부모님댁에 가기로 결정...
부랴부랴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오랜 만에 잔차타니 날아 갈것 같다...
그것도 새해 첫날 아침에
사랑하는 딸아이와 함께하는
라이딩이니...
기분이 말할 수 없이 좋다...
날씨도 무척이나 포근하게 느껴진다...
탄천을 타고 선착장을 지나...
잠실대교를 건넜다..
자전거 도로에 사람이 별로 눈에 띠지 않는다...
그야말로 최상의 라이딩이다...ㅎㅎ
어느새 중량천에 들어섰다....
한양대를 조금지나서
일전에 의정부에 가려다가 포기하고
돌아섰던 장소에 도달하니
유빈이가 기억 난다는 듯이
중얼거린다...
30여 키로를 타고나니
유빈이가 슬슬 힘이 드는가보다...
앞으로 얼마나 가야 되냐는둥...
무릎이 아프다는 둥...
투정 섞인 목소리로
쓸데없는 말이 많아진다...
담부턴 너랑 라이딩 안한다면서
버럭 소리치고...
얼마 안남았으니 조금만 힘내라고 쵸콜릿 먹여가며
살살 달래본다...
집떠나 35키로
드디어 의정부에 들어섰다...
이제 집까지는 10여키로 남았다
유빈이도 낯익은 곳이라며
할아버지댁이 가까워 왔음을 느끼는지
페달링이 다시 경쾌해진다...
오후 2시
드디어 부모님집에 도착...
3시간만에 목적지까지 왔다..
거리는 46키로
그야말로 설렁설렁 온거 같다...
하지만 유빈이는 많이 힘들었나보다...
전철타고 떠난 아들놈은
우리보다 아주 조금 전에 도착했다고 한다...ㅎㅎ
할머니 할아버지가 버선발로 뛰어나와
자랑스런 손녀딸을 안아주신다...
부엌에는 맛있는 만두가 부글부글...
어릴때 별명이 만두대장...ㅋㅋㅋ
언젠가는 만두를 너무 먹어서
식상한적이 있을 정도로 만두를 좋아한다..
그래서 어머니께서는 항상 내가먹는 양은 따로 계산해서
만두를 끓이시곤 한다...ㅋㅋㅋ
오랜만에 배 터지게 먹었당...
어머님의 만두 맛은 역시 최고다...
뜨뜻한 방바닥에 누우니 스르르 잠이온다...
zzzz~~
깨우는 소리에 일어나니 3시반이다
부지런히 장비 챙기고
길을 나선다...
유빈이가 무릎 통증을 호소한다...
정확하게는 근육이 땡겨서 아픈거다...
유빈이 템포에 맞춰 거북이 걸음으로 라이딩한다...
속도계가 10~15키로를 왔다갔다한다...
날이 저무니 바람이 쌀쌀하다
많이 지치는 것 같아서 쉬어가자고 하니
쉬면은 더 힘들다고 그냥 가겠단다...
어느새 중량천을 벗어나 강북 한강도로로 접어 들었다...
청담대교를 조금 지나니
유빈이가 잔차를 세운다..
도저히 안되겠다며 쉬어가잔다...
매점에 앉아 쉬면서
강건너로 보이는 낯익은 건물들을 설명해 주면서
얼마 안남았으니 힘내라고 용기를 북돋운다..
마지막 잠실대교 램프도
꾸역꾸역 타고 올라간다...
끌고 올라 갈줄 알았는데...
유빈이가 자랑스럽다...
잠실 선착장 스넥카에서
떡라면과 김밥으로 아주 맛있게 저녁을 먹었다...
여기 오면 말바지기님들이 생각나는지
아저씨 아줌마들 소식을 묻는다...ㅎㅎ
무사히 집에 도착...
샤워하고나니 기분이 너무 좋다....
거리 92키로..
유빈이로서는 처음 탄 장거리이다...
난 뚝심있는 딸아이가 좋다...ㅋㅋ
잔차로 시작한 한해...
올해도 열심히 타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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