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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오디랠리 가실분 계십니까?

퀵실버2006.04.26 22:23조회 수 373추천 수 2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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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1일이네요.
재작년 참가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가능하면 올해는 참석하고 싶은데 속초투어 준비기간과 겹치는군요.
일요일 하루니까 확~  참가해버릴까?  -.-;;
혹시 참가를 생각하고 있는분 계십니까?
아래의 글은 오디에서 공모했던 랠리 후기에 올렸던 글입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헬맷있죠?  이거 써서 딴것.  ^^;;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오늘 랠리게시판 둘러보니 아직 남아있네요.
제 글이므로 보관하려고 복사해 왔습니다.


******************************************************************

자신이 읽는 글처럼 순간적으로 잔인해지고 대담해진 독자가,
방향을 잃지 않고, 이 어둡고 독으로 가득찬 페이지들의 황폐한 늪지대를 통하여,
험하고 거칠은 자신의 길을 찾기 바란다.
왜냐하면,
그가 엄격한 논리와 적어도 자신의 의심과 동등한 정신적 긴장을 자신의 독서에 불어넣지 않는 한,
이 책의 죽음의 발산이 마치 물이 설탕을 적시듯 그의 영혼을 적실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다음에 이어지는 페이지들을 읽는 것은 좋지 않다.
단지 몇 사람들만이 위험 없이 쓰디 쓴 이 열매를 맛볼 것이므로.
따라서, 수줍은 영혼이여, 그같은 미탐험의 황야 속으로 더 멀리 잠입하기 전에,
그대의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지 말고 뒤로 돌리라.
내가 그대에게 말하는 것을 잘 들으라.
그대의 발걸음을 앞이 아니라 뒤로 돌리라.
마치 어머니 얼굴의 근엄한 응시에서 존경스럽게 눈을 돌리는 아이의 눈처럼.

- 로트레아몽 : 말도로르의 노래 中 -




길이 어디에 있었는가?
길이 있었던가?
길이 없었던가?
그대는 잘 닦여진 길위를 달렸는가, 아니면 그대가 길이었던가?
길이 그대를 불렀는가, 그대가 길을 맞이했는가?
언뜻언뜻 길인듯 길이 아닌듯 우리는 꿈의 세상에 외도를 하고 돌아왔다.
미친듯이 열병처럼 뜨거운 정열로 무장하고 희망과 욕망에 휩쌓여
거친 숨을 턱밑에 토해내며 달리고 넘어지고
벌겋게 달아올라 터질듯한 심장의 낭자한 선혈을 세상에 뿌리며
울고 넘었다.
웃으며 내 달렸다.
검은 어둠에 종말을 고하며 가슴 복판에 파아랗게 불을 밝히며
세상을 향해 들어올린 가로막힌 손!
그들은 거부한다.
위대한 몸짓으로 세상의 단단한 벽을 허물어낸다.
시간과 공간과 인연의 단단하고 거만한 끈을 거침없이 거두어 들인다.
그가 누구이고 어디에서 왔는가를 질문하려 하지말라.
똑같은 꿈을 꾸는 쌍둥이의 비상한 정신세계, 그 동상동몽의 사람들.
웃는다.
울부짖는다.
붉은 신음을 토해내며 절규하고 환호하며 끝없는 고통의 환희에 젖는다.
검은 심연같은 밤도, 찬란한 아침의 신비도, 아름다워 슬픈 저녁의 고개숙인 태양도
그들은 감지하지 못한다.
오직 하나의 꼭지점을 향해 무수한 족적을 남기며 회한없는 길을 질주한다.
고통의 정점을 향해.
허망한 끝과 가슴시린 시작의 총성을 기다리며......


새벽1시.
세상은 본격적인 어둠을 준비합니다.
두려운 눈빛으로 무거운 등짐을 매고 세상에 나섭니다.
거리는 휘황한 불빛과 욕망으로 가득찬 거대한 입을 벌리며
초라한 몸뚱이를 흡인합니다.
심호흡을 해봅니다.
차가운 공기가 가슴을 찌릅니다.
이제 간다.
너무나 두려워 말도 꺼내기 싫었던 그곳에 갑니다.
호언했었지만 무섭기만 한 곳!
짐짓 가벼운 여행쯤으로 비유하며 다녀오겠다고 했던 곳.
아~
나의 이런 거짓이 얼마나 유치하고 부질없었는가?
유령의 집 앞에서 문을 열기도 전에 공포에 질려 울어버렸던
그 유년의 기억!
지금 나는 왜 그때처럼 울지 못하는가?
무섭다며 어머니의 등뒤로 왜 도망가지 못하는가?
왜......
차를 몰아가며 생각에 젖어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
몸이, 마음이, 그리고 자전거가...
준비되지 않은 만용는 또 얼마나 위험한가?
그르렁거리며 하얀 연기를 뿜어내는 트럭을 몰고 율동공원을 향해 달립니다.
흘깃거리며 백미러로 보이는 화물칸의 자전거를 봅니다.
핸들바 끝에 위태하게 매달려있는 바앤드가 가만히 바라봅니다.
어딜가려구? 이렇게 힘든 날 데리고 또 어딜 가려구...
성남을 지나 달리다 보니 한명의 라이더가 꽁지불을 반짝이며 외롭게 달려갑니다.
차를 세우고 그를 기다립니다.
그도 나와 같이 혼자 입니다.
차에 태우고 다시 달립니다.
잠깐이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공원엔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준비를 단단히 하고 나온듯 그들은 자신감 있어 보입니다.
몇몇 반가운 얼굴들을 발견하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마음을 진정시켜 봅니다.
긴장되어 자세히 읽어보지도 못한 서약서를 쓰고 번호표를 받고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려 차속으로 들어가 라디오를 켭니다.
뭔가 음악이 나오는데 귀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잠깐 졸다가 깨어보니 모두 모여서 진행부의 주의사항을 듣고 있습니다.
부리나케 뛰어가 사람들 속에 끼어듭니다.
그러나 아직도 진정되지 않은 탓에 주의사항이 귀에 들어올리 없습니다.
그리고 몇분후 제발 취소되어라 하고 빌었던 출발입니다.
결국 출발하고 맙니다.
호수변을 따라 무수한 불빛들이 반짝이며 달려갑니다.
후미에서 쿵쿵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조용히 따라갑니다.
호수변을 한바퀴 돌고 태제고개를 올라 불곡산에 진입합니다.
그러나 진입로 입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좁은 등산로를 진입로로 지정한 탓에 마치 토요일 오후의 강변도로 같습니다.
진입해서도 자전거를 탈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에 밀려 그저 한발한발 걸음마를 합니다.
얼마쯤 가니 자전거를 탈수 있을정도의 간격이 생깁니다.
그러나 슬슬 굴러가는 정돕니다.
라이트를 불빛을 보며 조심조심 올라갑니다.
초반이라 그런지 팀을 구성해 오신분들은 팀원의 안부를
챙기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올라오고 있어?]
[짐 가요.]
[아니 이사람은 어딨어?]
[글씨... 아까 나랑 같이 왔는디.]
누군가 악을 씁니다.
[야슬이 혀엉~~~~~]
......

[야슬이 혀어어어엉~~~~]
[어째~~ 나 여깄다~~~]
당구장에서 많이 들어보던 닉네임입니다.
잠깐의 오르막이 끝나고 첫번째 정상에서 다시 많은 사람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인가?]
[왼쪽 같은디...]
[머여? 끈도 없넹.]
[어찌 하나? 어디가 맞는겨?]
[전화해 보까?]
아까운 시간을 많이 소비합니다.
결국 길을 알고있는 몇분이 올라오셔서 오른쪽으로 갑니다.
왼쪽으로 진입하셨던 분들이 올라오시며 투덜거립니다.
[아씨~~ 여기 아니게벼.]
[어떤데요?]
[뭘 어때? 못가 못가.]
우르르 오른쪽으로 달립니다.
한참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또 들립니다.
[야슬이 혀어어어어엉~~~~~]
초반엔 일사천립니다.
모두 힘을 내 막 달립니다.
팀의 일원으로 오지는 않았지만 어쩌다보니 아는분들과 동행하게 됩니다.
5시가 넘어가면서 서서히 동이 터오기 시작합니다.
시야가 좀 트이니 한결 맘이 편해집니다.
불곡산을 빠져나오고 나서부터는 지리가 전혀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그저 길위에 선명하게 뿌려진 하얀 글씨와 나뭇가지에 걸린
주황색 띠만 따라 달립니다.
주황색 띠를 보니 아릿한 추억의 노래가 생각납니다.

Tie A Yellow Ribbon Round Ole Oak Tree~~~

어둠이 완전히 걷히고 세상이 말끔한 자태를 드러냅니다.
어느길 위에 있는지 어디쯤 왔는지 알수가 없습니다.
그저 길이 이어져 있으니 달려갈 뿐입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립니다.
아직까지는 심장이며 고질이던 무릎도 잘 버텨주고 있습니다.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포크의 바람이 다 빠져버려서
정상적인 다운힐이 불가능합니다.
바쁜핑계로 정비를 하지 못한게 못내 아쉽습니다.
포크가 터져버리기라도 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 조바심이 납니다.
팀의 진행속도가 점점 더뎌집니다.
첫번째 체크포인트의 한계시간이 오후 1시.
그리고 두번째는 3시.
시간내에 통과할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개인적인 목표는 두번의 체크를 제시간에 통과한다는 조건에서의 완주.
점점 마음이 다급해집니다.
팀의 중간에서 달리다가 선두에서 달립니다.
다운힐 구간이어서 다급한 마음에 포크고 뭐고 생각할 겨를없이
막 달립니다.
정신없이 한참을 내달린 후에 잠깐 서서 기다려보지만
다른분들이 내려오질 않습니다.
어쩔수 없이 미안한 마음을 마음으로만 전하고 홀로 출발합니다.
시간을 많이 빼앗겨 더욱 조급해 집니다.
마음이 진정되질 않습니다.
오르막이건 다운힐이건 헐떡거리며 닥치는대로 해치웁니다.
어디쯤을 통과하고 있는지, 얼마를 더가야 하는지 알수도 없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표식만 보고 미친듯이 달립니다.
주황색 띠를 보고도 이젠 노래따위는 생각나지 않습니다.
뚝뚝 떨어지는 땀과 씩씩거리는 거친 숨소리가 귓전을 때립니다.
그렇게 세상을 횡단하기라도 할 것처럼 미친듯이 달리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삼성공원묘지 앞입니다.
엄청난 콘크리트 포장 오르막입니다.
저걸 오른다?
힘이 빠집니다.
천천히 시작해 봅니다.
언덕은 갈수록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여길 네가 올라?
용납하지 않겠다.
지금까지 네가 올랐던 오르막과 나를 비교하지 말라.
비교하지 말라.
중간쯤 가다 내립니다.
도저히 오를수 없습니다.
참가자 대부분이 내려서 끕니다.
그리고 마지막 약 50m 구간.
.......

그저 할말을 잃고 올려다만 봅니다.
그냥 수직으로 된 절벽에 콘크리트를 발라놓은것 같습니다.
하늘에 이르는 길도 이렇게 가파를까요?
그러나 사람들은 그 길을 올라갑니다.
엉금거리며 자전거를 거의 어깨에 들쳐 매다시피하고 올라갑니다.
앞에 올라가던 한분이 아래에 대고 소리칩니다.
[거 아래, 다 비켜요. 나 굴러 떨어질것 같어.]
심장이 터질듯 요동칩니다.
장딴지가 팽팽하게 당겨옵니다.
자전거를 잡은 손아귀에 힘이 빠집니다.
중력의 가장 정점에 서 있는것 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는 움직이지 않으니 결국 사람이 오릅니다.
한숨 돌릴틈도 없이 다시 무지막지하게 내리막길을 내달립니다.
태양은 거침없이 뜨거운 입김을 퍼붓고 있습니다.
초록의 나무와 어둡고 깊은 등산로.
세상을 비웃으며 거만하게 내려다 보고있는 수많은 언덕들.
자전거 바퀴를 굴리도록 결코 허락치 않는 무수한 산과 계곡들.
작열하는 태양열로 인해 타이어를 쩍쩍 붙게 만드는 도로와
만만치 않은 경사도에 길기만 한 임도.
도로를 달릴때면 슈퍼에 들어가 달콤하고 시원한 빙과류라도 하나
깨물어먹고 싶지만 그만한 경황도 없습니다.
지치도록 달리고 달려 12시에 맹산 전원주택단지를 통과합니다.
진행요원에게 묻습니다.
[2번째는 얼마나 가야하나요?]
[금방입니다. 조금만 가세요.]
이미 많은 분들이 지나갔고 그러나 아직 여유가 있으니 열심히 달리라고 합니다.
힘을 내봅니다.
하지만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무리하게 달린탓에
체력이 한계에 와버린 느낌입니다.
페달링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왼쪽 무릎의 안쪽과 오른쪽 무릎이 점점 아파옵니다.
그러나 늦출수는 없습니다.
그런걸 느끼며 신경쓸 여유조차 없습니다.
다시 몇개의 까마득한 산의 능선을 끌며끌며 넘어갑니다.

넌 지금 무얼하고 있느냐?
나... 나는... 무얼하고 있나?
무엇을 위해 그러느냐?
무엇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뜨겁게 달리고 있는가?
그저 이 놀이가 좋아서라고 단순하게 이야기 할 수 없다.
미묘하고 복잡한 그 무언가가 내 심장을 지배하고 있는게 틀림없다.
옴짝달싹하지 못하도록 처절하게 나를 지배하고 있는 그것이 무엇인가?
......

중독!

한밤중 곤하게 자다가 새벽에 깨어 물을 마시러 냉장고 문을 열다가
한켠에 조용히 서 있는 자전거를 보면 문득 저걸타고
팔당이라도 한번 다녀올까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곤 했던...
그런건가?

나는 흡혈귀에게 피를 빨리고 싶어 안달하는 건강한 유부녀와도 같다.
어서와서 신선한 붉은 피를 마음껏 흡혈해다오.

도대체 몇개의 봉우리를 넘었을까요?
문득 산에서 내려와 도로에 떨어지니 진행요원들이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번호판에 빨간 딱지를 붙혀줍니다.
2시.
두번째 체크포인틉니다.
그제서야 조금 안심이 됩니다.
데드라인을 통과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허탈해집니다.
이제 하나의 산만 넘으면 남한산성의 허니비.
그걸 통과하면 귀로입니다.
이제 남은건 끝까지 간다는 알수없는 의무감과 지칠수록 더 선명해지는 의지뿐입니다.
체력같은건 아예 남아있지 않습니다.
라이딩 구간중 가장 힘들고 나를 괴롭혔던 구간.
그러기에 너무나 외롭고 무서웠던 구간.
지원팀의 넉넉한 지원과 응원을 받는 분들이 더없이 부러워지고
곁눈질로 흘끔거리며 여유있게 앉아 쉬는 모습들을 보면 괴로워집니다.
그런 이유인지 가방에 잔뜩 챙겨온 쵸콜릿따위의 행동식이
먹고싶지 않습니다.
무거운 가방이 어깨를 짖누르며 밑으로 밑으로 끌어내립니다.
성하지 못한 무릎이 화를 더욱 돋웁니다.
부질없는 생각들을 하느라 진도는 더욱 더뎌집니다.

그렇다.
이건 내가 원하고 자초한 일이 아닌가?
부질없는 만용에 휩싸여 기세등등한 척 갈기를 새우는 동물처럼
겁먹은 얼굴을 뒤로한체 위장하지 않았는가?
너의 패배를 위장하지 말라.
이미 정해져 있던 결과일 뿐이다.
그걸 몰랐단 말인가?
당당하고 겸손하게 받아들이라.
그러나 너의 얼굴에 침을 뱉지는 말라.
비록 오만과 편견에 가득차 있지만 너는 그래도 당당하지 않는가?
나는 당당하다.
나는 당당한가?
나는 정정당당한가?

드디어 남한산성으로 진입합니다.
지리한 도로구간 오르막입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조금은 힘이 납니다.
진행요원이 산악구간은 이것으로 마지막이라고 합니다.
아~
드디어 산악구간의 끝입니다.
허니비는 한번 와 보았던 곳이기 때문에 조금은 편안한 마음이 듭니다.
힘차게 끌고 올라가 시원하게 다운합니다.
천신굿당까지 한번에 떨어져 길동사거리까지 도로를 질주합니다.
속도계의 시계를 보니 목표했던 6시까지는 힘들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 힘을 짜내 달려봅니다.
막바지라서 일까요?
제법 속도가 붙습니다.
광암정수장 앞의 언덕을 단숨어 넘어 미친듯이 질주합니다.
이젠 생각할것도 무릎의 통증도 느낄수 없습니다.
세상을 단숨에 횡단할 것처럼 온몸의 세포들을 들쑤셔 일으켜 세워
남아있는 미지의 힘을 찾아 달리고 달리고 달립니다.
.

저만치 이번 대회의 골인지점이 보입니다.
골인지점이 보입니다.
골인지점이 보입니다.
.
.

웅성거리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라이딩을 끝내고 축하와 안도와 기쁨의
표정들로 분주합니다.
보무도 당당하게 입성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쳐줍니다.
그리고

끝입니다.
끝입니다.
이제 끝입니다.

사진을 찍고 시원한 백주도 한잔 마십니다.
시계를 보니 6시15분입니다.
이만하면 되었다.
이만하며 되었다.
낯익은 사람들과 악수도하고 축하의 인사를 건넵니다.

문득 한켠에 조용히 서있는 자전거를 바라봅니다.
먼지투성이에 부상투성인 자전거를 바라봅니다.
나를 태우고 잘도 달려 주었구나.
그 아픈 몸으로 잘도 달려 주었다.

가만히 나를 올려 보고만 있습니다.
심장 복판에서 뭔지모를 뜨거운 것이 울컥하고 치밀어 올라옵니다.
얼른 맥주 한모금을 마시고 눈을 감습니다.

너의 모습이 보인다.
눈을 감아도
.
.
.

너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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