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여러분에게 속초투어는 어떤 것입니까?

퀵실버2006.05.06 22:58조회 수 455댓글 9

    • 글자 크기


어떤 것입니까? 어떤 의미입니까?
아무런 생각이나 의미 없이 그냥 밋밋하게 다녀오십니까?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저는 백만 번을 다녀와도
여전히 속초는 속초입니다.
아무리 길이 짧아지고 쉬워지고 터널이 뚫리고
미시령의 언덕이 뭉텅 잘려나갔어도 말입니다.
저는 처음 속초를 달려갔을 때도 그리고 이번의 투어도 언제나 설레이고 두렵고 기쁘기만 합니다.
흥분과 감동을 가슴이 터지도록 느끼고 올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어째서 속초에 가는 것일까요?
200여 킬로미터를 죽자살자 자전거로 달려서 말입니다.
우리는 속초에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끝없이 달려나갈 수 없으니 어딘가 목적을 정해야하고 그곳이 속초일 뿐입니다.
우리의 욕망은 끝없이 달려나가길 원합니다.
그러나 세상의 끝에 설 수 없으니 멈춤이 있어야 합니다.
그곳이 속초일 뿐입니다.
처음 자전거를 시작해서 초보딱지를 떼는 과정.
그걸 하기 위해 한참동안의 연습과 준비.
그리고 나서는 투어.
뛰는 심장. 덜컥거리는 맥박과 설렘, 두려움, 기대와 노여움.
그리고 달려나가는 길.
달리는 길.
팀과 동료와 함께 하나의 심장으로 달리는 길.
끝없이 달려드는 길.
끝이 없을 것 처럼 돌아가면 나타나고 올라가면 내려오고 내려가면 올라오는
그 길 말입니다.
그 영원의 길 위에 철저히 혼자인 자신의 영혼을 반추해 보세요.
너무나 외로워서 도저히 멈추고 싶지 않은 질주.
그 질주.
그 길 위의 욕망의 질주.
한계에 다다라 터지는 심장을 예리한 바늘로 꿰매 쏟아지는 피를 멈추며 바라보는

길.

그 길 위에 속초가 있어 속초에 가는 것일 뿐입니다.
길에 간다라고 할 수 없으니 속초에 간다라고 하는 것일 뿐입니다.
속초에 가는 길의 상태가 어떻든 그런 건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는것.
당신이 몇 번 다녀왔다고 해서 또는 그 길이
밋밋하고 재미없고 의미 없는 길이 되어버렸다고  느낀다면...  
정말 그렇게 느낀다면 자신의 심장에 뜨거움이 없어진 게 아닐까요?
일단 자전거에 대한, 그리고 삶에 대한.
저는 농다치가 죽도록 좋은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아니 농다치가 아니라 농다치를 넘어가는 그 길이 너무나 좋습니다.
너무 좋아서 저녁 8시에 미친 듯이 달려서 헐떡대며 농다치의 언덕을 단숨에 차고 올라
양수리로 미친듯이 내리질러 12시가 다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곤 했습니다.
언덕을 올라가면서 부터 가로등도 없고 차량의 흔적도 드뭅니다.
그저 혼자 씩씩대며 뜨거운 숨을 내뱉는
한 사람의 짐승 같은 울부짖음 만이 있을뿐입니다.
사방은 어둡고 어두워서 모든 세상이 다 길처럼 보입니다.
서종으로 쏟아질 듯 다운을 하면서도 길은 내내 밝은 얼굴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희미한 라이트만이 위태롭게 길의 핏줄을 밝힙니다.
나는 그 혈관 속을 힘차게 흐르는 혈구가 됩니다.
그 길이 너무 좋아서 새벽에도 불쑥불쑥 그 길을 달리고 싶어
미칠듯한 충동에 사로잡혀 안절부절 하곤 했습니다.
저는 그냥 농다치가 좋은 게 아닙니다.
그곳을 넘어가기 위해 또 넘고 나서 달리는 그 길이 너무도 좋습니다.
저는 속초로 가는 길이 아무리 짧아지고 쉬워지고 터널이 뚫리고
미시령의 언덕이 뭉텅 잘려나갔어도 그 길이 없어지지 않는 한
속초투어는 영원히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성지일 것이고 통과의례일 것이고
무한히 식지 않는 열정의 목적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하다면 감염의 위험 속에서도 기꺼이 흡혈귀에게 피를 빨리겠습니다.

여러분에게 속초투어는 어떤 것입니까?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9
  • 속초투어라....

    또다시 돌아보게 되는것같군요..

    저에겐 속초투어란 새로운목표랄까..요?
  • 혼자 가든 둘이서 가든 팀으로 가든
    오로지 나 하나 앉을수 있는 안장 위에서 내
    두 다리 두 팔 두 눈으로 길과 가는 그 순간순간
    그 순간을 가슴으로 디딜때 느끼는 희열과 고독ㅡ_-;
    속초라는 이름 속에 오롯하게 들어앉아 있는 것들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씀대로 가는 여정이 어떠하든 속초라는 이름만으로도 언제나,
    공회전 되는듯한 엔진음이 들립니다 엇박자로 투 둥 탕탕 거리는
    그러다가 꼭 발진해야만 하는 그ㅡ 곳
    속초
  • 퀵실버님의 뜨거음 마음이 ..좋은 느낌으로 전해옵니다
    달리는 길 위에 또다른 길이 있어 아름다운 길....
    좋은사람 들과 함께 하면 더 좋아지는길....

    나도야 가고프나.. 인원마감 하신다 하니 얼마전 속초간 후기를 여기 옴겨놓고 갑니다.

    "서울-속초간 220km 라이딩...
    타이어 압력 체크하고 여벌 옷가지를 챙긴후 약속 장소에 나갔다
    정겨운 님들이 모여 준비에 부산하다
    따뜻한 커피 한모금에 설래는 마음을 달랬다

    아침 식사후 오르막부터 자전거타기 몸짓이 시작됐다
    앞서가는 사람들의 몸짓에서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온다
    무리에서 떨어지면 안된다...속도를내자...
    오늘 10시간 이상 달릴수있는 힘을 비축하며 달려야 하는데...
    내 속도에 맞게만 가자,

    선두 팀은 보이지 않는다 뒤에도 아무도 안 보인다
    나혼자 그냥 반복적인 몸짓이 계속된다
    타이어 몰드(요철)가 아스팔트에 부딛치며 나는 소리가 리듬이 되어 돌아왔다

    밭뚝에서 봄나물 케는 여인들이 정겹게 보인다
    볼에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도 부드럽다
    그러나 나의 숨소리는 씩-씩 거린다
    목 마름에 침을 삼켜도 본다
    차로 다닐때 모르던 언덕길이 왜이리 많은가...

    홍천을 지나서부터 공사 구간이 많이 나온다
    길이 넓고 직선이 되는데 한쪽에 밀려 없어지는 옛도로가 아쉽다
    설악산을 오가며 얼마나 많은 사연과 정취가 서린 길들이었는가..

    옛적에 시외버스 타고 12시간 걸려 설악산 가던 속초를
    지금 나는 자전거타고 12시간 만에 가려한다..
    지나온 거리보다 남은 거리가 적다 ..속도을 늦춰서는 않된다
    철정휴게소 지나서 모두 모여 중식..그리고 커피로 에너지를 보충했다

    에이스 팀이 앞서 나간다
    한줄로 맞추어 달리는 라이더들의 핼멧에 반짝 햇빛이 부서진다
    시골 마을 굽은길 풍광속에 이들의 몸짓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뒤떨어져 가는 사람도 좋은구석이 있구나...
    앞팀은 앞사람 뒷모습만 보고 가겠지..ㅎㅎㅎ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를 지나 한계 삼거리 휴게소 에서 잠시 쉬고
    마지막 미시령 구간을 향해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러나 자전거가 도데체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애
  • 일년에 한두번쯤은 모든것 다 잊고 바다로 내달리고 싶듯이...
    잔차를 타는 한 매년 한두번은 가슴속 저 깊은 곳에서 꼭 가보라고 손짓하는 곳이지요...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기에
    속초공지가 올라오면 매번 가슴설레고 두렵고, 준비가 되어있나 스스로 뒤돌아보게 되고...
    또 더 열심히 함께 준비하며 행복해하는 것이지요....
    자동차를 타고 그 길을 지날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작년 이맘때 달리던 저와 우리팀의 모습만 보이더군요....
    올해도 어김없이 이길을 지나겠구나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_^*
  • 속초도 그렇고, 강릉도 그렇고,, 작년에 1번씩 달린 길이라서 뭐라.. 감동을 말씀드리기는 어려울것 같고. 그래도 힘든 여정속에서 가끔씩 눈을 들어 담았던 풍경과 그 향기는 기억을 합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가슴속에 품는 욕망은 속초가 아니면 달랠길이 없을 듯 싶은데요..^^
    이 번 속초행을 앞두고, 설레고, 조금은 걱정스럽고,,, 그렇습니다.
    올 해는 아스팔트길만 보지 않고, 스치는 풍경도 가슴속에 담아 보려 합니다... ㅎㅎ
    힘든 길이지만, 동행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그 들과 함께 하려 달립니다.
    긴 여정 출발점에서 첫 페달을 차고 오르며 앉는 그 기분.... 그 감동....
    그것을 못 잊기에 올 해도 또 갑니다..... 말바 화이팅!!!!!

  • 저도 수없이 많이 속초를 다녀 왔지만 갈때 마다 새롭고 잼있습니다
    1년에 서너번은 기본으로 십수년간을 다녀 왔습니다 만 갈때마다 느낌이 다릅니다
    항상 힘들어도 재미가 쏠쏠하죠
    5월 마지막주 속초투어 또 참석합니다 많이 참석 하시길....
    속초투어 마감 안했습니다 아직도 자리가 많습니다.
  • 이슬인
    속초!
    마르고 닳도록 다녀도,
    산이있고, 바다가 있고, 자전거가 있어 갑니다 *^^*
  • 저에게 있어 속초는
    잔차인이라면
    잔차를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가봐야 할
    성지 같은 곳이랄까요? ^^
    넘 거창했나요?
    아무튼
    통과의례 같은 느낌이어요..
  • 일년에 몇번씩 많이는 안가지만, 아직 여러번 가고싶지는 않지만, 일년에 한번은 가고싶어지는, 나는 올해도 갈 수 있다 라고 느끼고 싶은, 다녀와서 올해도 갔다왔구나 하게되는 그런곳이 속초가 아닌가 합니다. 아직 한번밖에 안갔다온 주제에 이런 이야기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험머님이 2015년도 마일드바이크 번짱으로 선출되었습니다.5 낑낑마 2014.12.14 8894
공지 마일드바이크에 처음 오신 분들께21 땀뻘뻘 2011.04.07 64929
34557 [[[[ 마일드 바이크 소모임이 탄생했습니다 ]]]]]]1 ........ 2001.06.27 8547
34556 음하하.... 1착...1 ........ 2001.06.27 4078
34555 음하하.... 2착(냉무)1 ........ 2001.06.27 3476
34554 헉... ........ 2001.06.27 3558
34553 하핫 ^^;; ........ 2001.06.27 3331
34552 안녕하세요. ........ 2001.06.27 3237
34551 저두 끼워주세요 ........ 2001.06.27 3052
34550 Re: 안됩니다 ........ 2001.06.27 2907
34549 마일드? ........ 2001.06.27 3049
34548 추카추카~ ........ 2001.06.27 2525
34547 크흐흐. 마일드 바이커들 파이팅! ........ 2001.06.27 2691
34546 마일드바이크=신병교육대? ........ 2001.06.27 2559
34545 Re: 반갑습니다~ ........ 2001.06.27 2301
34544 헉~이러다 왈바가 ---]말바루(냉무) ........ 2001.06.27 2045
34543 헉... 정말로 생기다니.... ........ 2001.06.27 2205
34542 근데... 마일드바이크 탄생기념 번개 없나요? ........ 2001.06.27 1941
34541 Re: 함께 고수부지를 달리고 싶습니다(관광모드로) ........ 2001.06.27 2327
34540 Re: 근데... 마일드바이크 탄생기념 번개 없나요? ........ 2001.06.27 1917
34539 말이 씨가되어 열매 까정 허거덩 ........ 2001.06.28 2074
34538 제가 생각하는 마일드 바이크 ........ 2001.06.28 2052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