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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함에 누를 끼치다.

퀵실버2006.06.28 01:08조회 수 995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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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달려나가는 밤길은 너무나 무섭고 외롭습니다.
터널속 굉음의 차량들 사이를 빠져 나갈때는 모골이 송연해집니다.
밤 12시를 넘어 새벽속으로 달려 나갈때면
세상에 철저하게 혼자 내버려진 탕아의 마음입니다.
단 한줄기의 빛도 발견할 수 없는 길의 이어짐.
끝없이 달려오는 길의 이어짐.
어둠은 검은 수렁의 입을 벌린채 영원히 멈출것 같지 않은 길위로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몰려옵니다.
갑작스런 차량과의 위험한 접촉으로 인해 당한 부상보다
끝까지 달릴수 있을까 하는 조급함과 두려움이 더 무섭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시간의 지체.
몰려오는 통증.
버티고 선 아득한 언덕.
끝이 보이지 않는 남아있는 길.
소진되어 버린 체력이지만 별로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가끔씩 섭취하는 초콜릿등의 먹거리가 전부입니다.
전환점을 찍고 다시 올라온 아득한 언덕의 정상에서
아무런 맛도 느낄 수 없는 몇개의 음식 조각들을 먹어보는게 전부입니다.
너무 지체되어버린 시간에 쫒겨 바쁜 길을 재촉합니다.
아무런 생각도 통증도 심장의 헐떡임도 느낄 수 없습니다.
몽환의 꿈속을 헤매이는 버려진 영혼처럼 망각의 시간속을 흐릅니다.
어디쯤인지 얼마쯤인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그리운 그들의 얼굴도 볼 수 없습니다.
나를 보겠다고 그 먼곳까지 달려나온 그들의 얼굴도 볼 수 없습니다.
시간에 발목이 잡혀 올무에 걸린 짐승처럼 헐떡거리기만 할 뿐,
그 아름다운 그들의 얼굴조차 볼 수 없습니다
그들이 애타게 기다렸을 그곳을 지나치며 다시 그들을 생각합니다.
갑자기 눈에서 눈물이 쏟아집니다.
어째서 그들은 나를 이렇게 슬프게 하는가?
이미 어두워져 부끄럽지 않게 마음껏 눈물을 흘릴 수 있어 좋습니다.

그리고...

길었던 여정을 뒤로하고 돌아와 가만히 숨을 고릅니다.

이제 돌아왔습니다.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겨우 목표시간을 이루었지만 뿌듯하지 않습니다.
보잘것 없는 성과가 전혀 기쁘지 않습니다.



신성함에 누를 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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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힘내서 달려 봅시다 (by 아네) 님이 오시는 길... (by 아빠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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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실버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수있을 것 같네요
    보잘것 없는 것이아니라 대단한 성과를 이루었읍니다
    수고하셨어요!!!!
  • 직업 바꾸셔야 됩니다.
    소설가나 시인으로...
    느낌이 오네요.
    수고하셨어요.
  • 으미~~~~ 또 감동먹었어요... ㅠㅠ 그 외로움을 달래드리지 못해서 ..죄송함다 ^^
  • 지가 죄인입니다...몸관리 잘해서 같이 갔어야 하는건데...
    올 가을이나 내년엔 꼭 같이가요^^
  • 할말이 없습니다. ㅠ.ㅠ
    정말 수고 많이 하셨어요....
  • 달리 할말이 없네요 수고하셨구요
    눈물요 ㅎㅎㅎㅎㅎㅎ 저는 별 보면서 살포시 숨겨서 닦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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