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봤습니다.
괴물.
생긴거 정말 괴물처럼 생겼습니다.
역시 할리우드의 내노라하는 엔지니어들의 작품이라 그런지 영화내내 보여주는
괴물의 비주얼은 아주 뛰어납니다.
창조된 괴물의 움직임과 실사와의 합성 또한 아주 뛰어납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괴물영화라고 해봐야 거의 황무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거
다들 아실겁니다.
그나마 심형래 감독의 용가리 같은 영화가 최근에 기대를 조금 갖게하기는 했었습니다만.
요즘 이무기라는 영화를 찍고 있다고 하지요?
심형래 감독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직접 손으로 만든 조잡한 탈 수준의 물건으로 어린이용 SF 영화를
그동안 쭈욱 만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처음에는 뭐 저러냐? 저런걸로 뭐... 하면서
아예 관심도 갖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뭐 저 역시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요즘에 이르러서는 한국, 아니 아시아권에서는 어느정도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게 되었다는 말입니다.
SF 영화쪽에서 말입니다.
포기할 줄 모르는 심형래 감독의 의지가 부러울 따름입니다.
저는 언젠가는 그가 대단한 영화를 만들어 낼거라 확신합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괴물.
드디어 개봉을 했습니다.
그리고 나름대로 영화광인 저, 냉큼 가서 봤습니다.
12세 이상인데 보호자가 같이가면 초등학생도 입장시켜 줍니다.
드라마적인 요소는 이갸기 하지 않겠습니다.
희한한 괴물이 주연인 영화인데 굳이 그런걸 이야기 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잘 짜여진 각본에 주연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도 대단합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던 배우중 한사람인 변희봉님의 연기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아주 기분 좋습니다.
대단한 노익장을 언제나 보여주는 분입니다.
언젠가 TV에서 방영된 작품이었는데 단막극이었습니다만
부자자효(父慈子孝 - 한자가 맞는지 원...) 던가?
저는 그 작품이 단언코 변희봉님의 걸작이라 생각합니다.
뼈를 깎는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며 주위의 모든 사람과 사물을 흡인하는
엄청난 진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까지 그런 분을 놓치지 않고 캐스팅을 해준 사람 볼 줄 아는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송강호라든가 배두나도 멋집니다.
그리고 누구더라?
......
생각 안납니다.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 이 배우는.. 아! 박해일 이군요.
살인의 추억에서 아주 설익은 연기를 해대는 바람에 최고의 작품에 누를 끼쳤었죠.
봉감독, 그 때의 인연 때문인지 그를 다시 캐스팅 했더군요.
물론 송강호도 그 작품에 출연 했었지만 송강호와 박해일을 동일 등고선상에
올려놓을 수는 없는 일이지요.
절대로 말입니다.
하여튼 박해일 이 배우는 아직도 그때에 비교해 별다른 도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말한대로 괴물 자체의 비주얼은 아주 대단합니다.
심형래 감독이 엄청난 시간과 노력과 돈을 들여 지금에까지 왔다면 봉준호 감독은
헐리우드로의 외주로 간단하게 대단한 SF적인 비주얼을 창조해 냈습니다.
누가 옳고 그른지는 가르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괴물의 탄생을 암시하는 장면이라든가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장면등의
설정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사실 많이 황당합니다. -.-;;
상당히 허술해서 설득력이 없습니다.
딱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어차피 괴물 이야기이니 작품성 같은걸 기대할 순 없잖습니까?
그러나 현재 우리가 직면해 있는 사회상을 꼬집는 부분도 있긴합니다.
우리가 믿고 살아가고 있는 국가나 권력은 우리를 믿지 않으며
우리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아니 못한다는 이야기.
괴물의 신체 중 의아한 부분도 있습니다.
거대한 괴물의 발가락이 너무 길고 너무 빈약한데도 너무나 잘 달립니다. ^^;;
저게 저러고도 안 부러지네? 하는 결정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나중에 영화 보시면서 잘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괴물이 나오는 장면에서 자유롭게 대단히 기능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괴물의 꼬리도 더 굵고 튼튼했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하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영화일 뿐인데 말이죠.
할리우드 영화였던 고질라에서도 여러 의견들이 나왔었죠.
고질라 배 부분의 근육 조직이 너무 약하게 표현되어서 엄청난 무게의 고질라 내장을
받혀주지 못 할 거라는 둥... ^^;;;;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 크리쳐 디자이너의 이름이 나오던데 자세히 못봤습니다.
어쨌든 그 분의 상상력에 경의를 표합니다.
마지막 괴물을 해치우는 장면에서는 조금 더 아쉬움이 남습니다.
역시 할리우드 영화인데 레릭이라는 영화가 있었죠?
괴물의 이름이 코도가였던것 같습니다.
그 영화의 마지막을 생각해 보면 아쉬운 장면입니다.
특히 송강호와의 마지막 대결에서는 한참 더 역동적이고 극적으로 찎었으면 어땠을런지...
자 ! 그러나 이 괴물.
아주 재미있습니다. 많이 보러 갑시다.
영화적인 재미가 아주 그만입니다.
스크린쿼터가 필요없고 오히려 할리우드 영화를 보호해야 하는 날이 오는 그날까지
대한민국 영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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