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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산 後記

thebikemon2006.10.07 18:44조회 수 361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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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오자 마자 후기를 올리려 글을 다 치고 마치려는 찰라에 아뿔사 글이 휘리리리 날라갔다. 으흑 지금 잠을 자고 나서 다시 친다. 아까워라 글속에 담긴 생각.

05:10분. 정확히 삐리리 알람에 눈을 뜬다. 오호 졸리워라. 좀만 더 잤으면. 약속시각에 맞추기 위해 간밤에 공기를 배불리 먹인 자전거를 급히 옷갈아 입고, 물밥 말아 먹고 집을 나섰다.

새벽은 결코 잠들지 않았다. 늘 깨어 있는 사람들 새벽부터 나와 부산하게 운동을 한다. 둑방길을 따라 속도를 내본다. 영동대교  남단서 좌회전 하던 중 택시 한 대가 좌회전 內線에서 같은 좌회전을 받으며 돌던 내 잔차를 향해 서서히 밀고 왔다. 한 차선을 다시 밖으로 밀리며 택시 운전사를 힐끗 봤다. 운전할 때 신호좀 지키지, 에궁.

어디 행동식 살때가 없나, 오다가 보니 거의 문을 닫았다. 겨우 코엑스전 사거리에서 좌회전 받아 가던중 세븐 일레븐에서 초코바4개와 음료를 2개 샀다. 주차장으로 하강해 약속된 곳에 도착을 했다. 우량아님인가 보니 다른 여성 Rider 2분이 몸을 풀고 있었다.

양재천을 건너 성남에서 오는 길목에서 바퀴에 바람이 빠져 넣고 있다는 우량아님을 기다렸다. 잠시 몇 십분(?)이 지나 우량아 님이 당도했다. 수리산을 향해 출발 잔차. 행렬은 그간의 말바 번개치고는 아주 단촐했다. 우량아님의 잰 페달링이 서서히 운기하는 하루의 새벽을 가르며 양재천을 미끄러지듯 나갔다. 한참을 가다 포이동 근처에서 급작스레 서는 우량아님. <뭔 일이 있나>궁금하던 바이크몬에게 야성의 소리를 듣고 급히 간단다. 갈대밭, 나이든 새벽운동 나온 분들, 하늘은 아직 회색, 잔차가 좋아 새벽을 가르고 나온 사람들. 오며 가며 rider는 삼삼오오도 아닌 하나 둘 씩이다. 이 정도면 둘이면 대단위 무리에 속하지 않나.

양재천을 따라 가는 길은  제법 아기자기하게 재미도 난다. 과천에 도착하기전 관악산의 모습, 공기도 맑고, 차들도 별로 없다. 햐 정말 좋네. ㅋㅋ

다시 안양천에 接川하려 도로에 부득불 올라 간다. 평소에 매연이 많았나 보다. <오늘 차가 없어 좋네요>우량아 님이 운을 뗀다. 담에 이길 다시가면 요런 새벽에 와야겠다. 씽씽씽 달리는 잔차 두 대.  버스도 거의 없다. 과천 정부종합청사 지나 한참을 지난다. 인덕원 말로만 듣던 정체지역. 언덕을 올라 내리막길. 오늘은 매연이 없으니 청정도로를 공짜로 가는 셈. 괜찮은 스타트다.

이윽고 한 15여 분에 걸쳐 도착한 안양천. 진입하자마자 좌회전해서 다시 올라간다. 지형지물을 아파트형 공장인가로 하여 다시 도로로 나가 s-oil주유소를 지나자 마자 한 50여미터에 음험한 토끼굴이 나온다(절대 차량은 못들어가는 아주 아주 작은 토끼굴이다. 키 190정도 되는 분은 내려서 걸어가야 한다. 그냥 무시하고 가다간 천정에 머리 다치는 수가 있다 ㅎㅎ). 이 굴을 나오자 마자 인도로 좌회전. 한 200여미터 올라가면 고가 밑에 신호등이 나온다. 거기서 다시 신호를 기다려 간단히 좌회전하여 한 15분여를 南進을 조금 한다. 수리산은 그쯤 가면 즐비한 아파트 뒤에 그 위용을 감추고 있단다.

드디어 潛龍(잠룡) 출현. 수리산 밑에는 산의 마음인지 약수가 있다. 수도 꼭지를 두 개 달아 놓아 오가는 山客들의 갈증을 달랜다. 여기서 잠시 간략히 휴식을 취하고 물을 담는다.

기아비에 대한 지적과 비전을 전수 받은 바이크몬. 이윽고 업힐을 시작, 드디어 수리산과 잔거와 잔거인이 하나가 되기 시작했다. 산은 거저 산에 오르는 모습을 용인하지 못하나 보다. 헉헉 가뿐 호흡. 숨을 내뿜으며 근육속에 온축된 열량들이 타기 시작한다. 호흡과 카본. 호흡과 나태한 생활의 찌꺼기가 타 없어지기 시작한다.

페달링은 스스로 증식하는 속성이 있다. 누군가 뒤에서 미는 듯한 느낌. 언덕에서나 느끼는 이 느낌. 산이 무형의 에너지를 잔거를 향해 불어 넣고, 불굴의 힘을 넣어 주는 것 같다. 쓰스슥 山門은 하나 둘 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산에 일단 발을 들이라. 그러면 산은 문을 現示하며 객들을 보듬어 준다.

팔각정에 도착. 쉴 틈도 없이 바로 따운힐을 가볍게 한다. 이윽고 거의 내리막길. 콘크리트 도로가 아래로 아래로 길로 이어진다. 한참 가다가 우량아님: <여기가 아닌가벼>하는 말3. 허걱.

돌아가면 되죠하며 의연한 바이크몬: 속으로 피눈물을 토했다. 허걱. 다시 백! 우히힝.

돌아가던중 우량아님 얼마안가 <여기가 거긴가벼>라하여 바이크몬 즐거운 나머지 도로보다 약간 높은( 한 40여 센티미터) 흙과 돌길을 올라가던중 다 올라온 거로 간주 핸들을 틀다 어....어...어...하며 페달을 바로 빼려다 잔거 쓰러지는 속도보다 늦어 그만 뎅그렁 나자빠졌다, 공중제비를 땅에서 굴렀다. 으이쿡. 놀란 우량아님 <괜찮으세요>. 아 네 괜찮아요. 의연히 일어선 바이크몬.  헉...잔거 안장이 돌아갔네. 공구도 없던차에 간단히 뉘여 안장을 돌렸다. 의외로 슈웅 잘 돌아간다. 한번 공구 없을때 써보시라.

하여간 그 길이 전에 그 길인가 벼하며 나뭇가지가 축축 늘어진 곳을 향해 진군했다. 둥.둥.둥.  ..... 앞서던 우량아님 말머리를 돌리며 <여긴 길도  없는 싱글인가벼>. 흠 놀란 바이크몬 역시 의연히 다시 돌아가죠. 으허허헉.

조금 더 가자 길에서 역방향으로 산을 향해 up, up된 임도가 나왔다. 가로막대로 아무차나 진입못하게 막아 놓았다. 야호, 자 잼나는 임도길 up을 하며 신이 났다. 정말 재미난다. 한참 오르고 뒤에서 우량아님 아닌 또 다른 rider가 우리를 잿치고 나간다. 수고하세요라는 인사말. 반대  방향에서 一群의 rider 들이 우리를 향해 삼삼오오로 다가온다. 익숙한 수인사나 고갯질을 하며 동호인에 대한 인사를 한다. 다시 up을 하던중 좀전의 rider가 있다. 약수가 한 개 여기도 나있다. 이 물 먹으면 한 10년 더 살수 있지 않을까. 짐차라도 있으면 물을 잔뜩 실어 가면 좋겠다.ㅎㅎ.

다시 다운힐. 여긴 돌이 굵직한게 강촌같다. 드드르륵. 툭툭. 부르르륵. 모든 의성어를 동원하면 될까. 이 건 산이 허용한 최대의 혜택이다. 인간이 산을 해할 권한은 제한적이다. 산은 잠든 용이다, 승천한 용도 아닌 우리 곁에 늘 잠들어 있는 용이다. 산을 깨울 오만한 권리는 우리에게 없다. 약수터 지나 조그만 돌이 두 개 놓인 곳에서 잠시 우량아 님과 휴식을 한다. 가방에 든 음료를 두 개 꺼내 한 개를 우량아님에게 건넨다. 싱글길이 어떤거냐고 묻는 바이크몬에게 우량아님이 싱글길 두 개를 보여준다. 이런이런 류가 싱글길이다고. 세게 밟아도 않되고, 천천히 가도 않되고. 주행법이 별 다른 세계인가 보다. 경사도 있고, 나무뿌리도 있고. 담에 싱글길 가게 되면 인라인 보호대를 가져 가야지.

내리막길. 휘리리릭 순식간에 도착한 산자락. 여기가 뭔가 2% 부족한데 그게 뭔지 모르겠다. 다시 내려온 임도를 올라 가고프다. 스르렁드르렁 체인이 돌고 마을을 돌아 가는 길이 아마도 있나보다. 그런데 다시 정차. 교관의 설명이 뒤를 잇는다. 여기가 다시 uphill 코스.
ㅎㅎㅎ. 바로 이거군. 잠시 한 3 ~4 미터를 굴렀을까. 끼악하며 우량아님이 잔차를 세운다. 덩달아 바이크몬도 차를 세웠다. 웬일...지난 번에 왔을때 여기를 못올라갔는데 이번에도 高경사로 못올랐다는 뒤이은 설명. 그리고 다시 설명을 해주신다. 여기부터는 다시 기어비 비전은 어떻게 해라는 설명. 말바의 여인들은 친절도 하다. 분원리의 뒤뚱님의 체크업에다 우량아님의 설명. 나는 말바의 여인들에게 너무도 많은 걸 배운다. (잠시 행복 모드).

최후의 uphill. 1-1로 올라간다. 경사가 얼음판이면 세상의 누구도 못올라갈 곳이다. 눈만 살짝 내려도 빙판과 다름 없을 경사도다. 하나 둘, 하나 둘.  숨을 고르면 올라간다. 한편 보면 보통 신이 나는게 아니다. 아주 재미난다. 요거보다 조금 더 경사가 지면 잔차가 뒤로 훌러덩 전복될거 같다. 여기서는 산이 아쭈 요눔 봐라 하는것 같다. 수리산 초입의 누군가가 밀어주는 느낌은 덜난다. 하지만 바닥에 드러누운 낙엽들과 산의 아직 푸르름. 시원한 감촉에는 여운이 많이 묻어난다. 햐 요맛이야. 이걸 산뽕이라고 하나. 아직 싱글길은 못타봤지만 적적한 산길 임도가 주는 여백의 맛 굳이 싱글로 도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임도는 임도, 싱글은 싱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한 참 가다 뒤이어 오는 우량아님, 다시 나를 제끼며 앞서가며 여기는 길이 좋다고 한다. 등산객들이 주로 가족이나 쌍쌍이 산을 오른다. 술렁 술렁 산을 올라 쉼터가 나온다. 아까 라이더들인지 일군이 다시 있다. 인사를 해도 호응이 없다? 잠시 쉬려는데 우량아님 내려가서 초입의 약수터를 가잔다. 드르르륵 꿀럭꿀럭 잔거는 단박에 초입에 이르고 약간의 속도가 붙으며 내려가다 선다.

점심 먹기는 이른 10시 몇분. 안양천을 돌아 한강으로 에돌아 가자는 우량아님 제안에 선뜻 동의를 한다. 한데 왼쪽 무릎 굽혀지는 부분의 뭔가 통증이 느껴진다. 다시 토끼굴을 지나며 우량아님 이상해를 연발한다. 굴이 좀 ...그렇다. 밤에 혼자가기 무섭다.ㅎㅎ. 아주 유용한 굴임에도 어둠에 가려져 홀대받는 듯한 토끼굴. 좋은 이름이  있으면 명명을 해주면 어떨까. 작명가를 기대해 본다.

안양천에서 한강으로  이르는 길. 와 무지 지루하다. 바람에 익숙하지 않은 듯 우량아님이 많이 지쳐한다. 바람과 성씨가 같은 바이크몬은 바람에 무디다. 센 바람이든, 약한 바람이듯 바람에 굳이 저항감을 느끼지 않는다. 세월 탓일까. 다만 무릎에 느껴오는 통증이 수축과 신장을 거듭하며 아픔이 같이온다. 오른발에 의지해 질주를 버텨간다. 한참가다 아저씨 한강까지 얼마나 걸려요...한 10몇 키로....나중에 안거지만 23km다. 길도 좋지 않고 가속되도 아이들의 흔들거리는 자전거에 정차를 거듭. 사실 이런 길 가기가 너무 힘겹다. 그러던 중 어는 초보 라이더의 펌프를 빌려 달라고 해서 새로 다시 산 토픽몰프로 바람을 채워준다. 40psi 조금 더 되게 넣어 주고 잠시 휴식을 한다. 초코바 1개를 더 우량아님에게 준다. 나는 분원리때 사서 가방 주머니에 넣어두고 잊어 버린 행동식 초코바를 까서 먹었다. 좀 되도 맛은 괞찮았다. 여름이  열기를 불어 넣어주고 산의 정기를 흡수한 초코바.

인생은 우연같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길에서 다시 갈래로 삶은 달리하고 얼마전 유명을 달리한 직장 동료도 생각이 난다. 그러던 중 엄청난 포스를 지닌 강력한 라이더가 우량아님을 향해 일성을 갈한다. 쏜살같이 지나던 우량아님 멈춰서고, 뒤뚱(본 ID을 가지신 분께 먼저 이 용어를 씀을 사과드리며..ㅎㅎ) 거리던 바이크몬도 선다. 내고향이 반대방향으로 가시다가 우량아님을 본 것이다. 멈춰서서 서로의 동지애를 나누며 격려를 하시는 내고향님. 우량아님의 마른 얼굴을 많이 걱정하신다. 아마 딸같아 무척 안쓰러우신가 보다. 내고향님 아드님과 동갑이라고 하니 이심전심 그 맘을 느끼겠다. 추석을 마포 댁에서 쇠고 안양에 계신 어머님을 뵈러 가시는 길이란다. 다시 다음 라이딩을 기원하며 둘은 한강으로 한분은 안양으로 길을 갈라선다.

한강이 저만치. 하늘공원이 눈앞에 우뚝. 사람들도 들벅거린다. 합수지점을 벗어나자 바람도 그치고, 드디어 힘을 온축했던 우량아님, 전력 질주를 하며 그야말로 날아간다. 쑤~잉, 휘이익. 그 뒤를 삐그덕빠그덕 바이크몬은 패잔병처럼 오른발 주법으로 잔차를 몰고간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코너부분부터 다시 가속을 해 견신히 서있던 우량아님을 잡고 간다. 오늘은 반포까지 같이 가려했는데 도저히 왼쪽 무릎뒤 통증에 더 가기 어려울것 같다. 마포대교를 넘자고 작정하고 다시 출발한 우량아님을 수신호로 정차시키려는데 웬걸...우량아님 화살처럼 내쏜다. 으잉....전화를 건다. 불통이다. 다시 으잉....

37,8km를 달려 견신히 우량아님을 잡는다. 우량아님도 속도를 줄여 서계신다. 해서 사정을 말하고 마포로 귀환했다. 잠시 매점에 앉아 잔차 이야기를 나누었다. 점심을 사드리려고 했는데 오후 약속이 있었는지 바쁘게 성남에 가시려고 하는거 같아 더 삼고초려는 못했다. 나중에 우량아님이 무척 지치고 들어갔다는 말에 다시 한번 더 말을 할껄하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말바의 철녀들은 이름만 철녀가 아니다. 섬세하면서도 선이 굵게 산악을 거침없이 오르고 가파른 내리막길도 주저함 없이 내달리는 말그대로 철의 여인들이다. 그리고 수리산에 대한 제 小評은 이 산은 코스가 다양하게 섞인 좋은 산같다. 험악하지도 않고, 쉽지도 않고, 길지도 않고, 2%를 다시 채워주는 다정한 여인같은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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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
  • 오호! 그야말로 온 몸으로 느낀 후기군요(철녀와같이 라이딩 후덜덜...)
    그리고 바이크몬님 달필 인줄로 아뢰오!!
    우량아님이 저의 큰아들 보다 쪼금 나이가 많지만
    내가 첫사랑에 실패만 안했어도ㅠㅠ
    우쨌든..
    당근 내 딸뻘 이지요??(우량아님 미안!)
  •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
    그리고 장문의 글을 쓰고난 후 올리면 전에는 로그인이 풀렸었는데
    지금은 글등록을 하면 자동으로 카피가 되어집니다.
    만약 날아갔다면 다시 로그인하셔서 그쓰기 창을 열고 편집란에 커서를 놓고 붙이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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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우량아님..
    저도 무섭습니다. 흑.. ㅠ_ㅠ
  • 수리산의 정기를 받으셨스니 엔진이 또한번 업글되셨겠습니다
    한번 도전해보고 십네요.
  • ㅋㅋ제가 길치라서...^^;; 수리산까지 용케 찾아갔다 싶었는데, 길도 잘못들고 안양천에서 돌아가는 바람에 무릎 아프게 하고...죄송했어요~ ^^;;; 회복 잘 하셔서 담주에 건강한 모습으로 뵈요~ ^^
  • thebikemon글쓴이
    2006.10.8 12:08 댓글추천 0비추천 0
    쾡하게 들어가셨다니 참 마음에 않됐다 싶습니다. 아 제 무릎은 아직 통증이 좀 있습니다. 수축시는 괜찮은데 펼때 좀 있습니다. 요것만 이상 없으면 오늘 다시 수리산2차 달렸을텐데... 산이 삼삼하게 눈에 떠오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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