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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가족...

thebikemon2006.10.25 17:30조회 수 447추천 수 1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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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헤드님의 블로그에 들어가 보았습니다. 가을이 묻어나는 햇살이며 풀이며 한지에 쓴 먹글같은
사진에 대한 담백한 소략을 읽습니다. 해가 하얗게 담기고 노오랗게 주위가 물든 사진에 어떤 이는 어떻게
이런 빛깔이 나냐고 감탄도 합니다. 스산한 가을 기운 자연을 보는 듯 했습니다.

사무실 여직원이 앳뗘 보입니다. 갓 20살이나 됐을까 싶었는데 우연히 24살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일면 동안이기도 하겠으나 불연 귀밑머리가 희어지는 저의 모습에 이제 세월이 갔구나 아쉽습니다.

살면서 가족이란건 기억을 공유하는 거라는 제 持論에도 과연 가족이란게 뭘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는 저보고 그럽니다. 우리가 같이 한솥밥을 떠서 한상에서 먹는 의미를 아냐고 빤히 얼굴을 보며
질문하던게 기억납니다. 뜨억하니 특유의 어리벙벙으로 가만 있으니 그 분 하는 말: " 우리는 원시시대
부터 같이 공동으로 사냥감을 잡고, 같이 그 전리품을 나눈다는 의미로 같이 한상에서 입벌리고 먹는
거다."

가을의 가족. 아이들은 어느덧 불현 불현 정신의 마디가 커져가고 어느날 툭 듣는 말에 " 아 이 아이가
그새 좀 컸구나" 싶습니다. 4살짜리가 이제 아기에서 아이로 변해가는 정신적 탈피를 귓청에 울리는
진동에서 잠시 느낍니다. 언제가는 이나마의 변화도 감지못할 정도로 세월은 흘러가겠지.

스산한 가을. 하늘이 청명한 가을은 가을답습니다. 하지만 요 몇일 가을은 가을답지 않습니다. 가을은
스산하기에 더욱 맑아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합니다.

바람이 부는 가을. 문턱을 넘던 시원함이 이제는 까칠하게 피부를 트게 할 것 같습니다. 물이 아직은
얼 추위는 아니지만 체내가 거의 물인 인체는 아마도 추위에 세월을 이미 준비하겠지요. 집안의 수분도
바뀔 것이고, 그 만큼 집안의 느낌도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가을에는 모두가 행복하신지요?

여름내 밤새우는 힘도 이제는 날이 쌀쌀해지면서 그리 못할 것 같습니다. 밤은 깊어가면 수면도 늘어가야
하는게 자연의 이치라고 합니다. 역천자_망 이러면 곤란하지요. 동지섣달이 추우면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아
진다고 합니다. 어두워지고 추어져가는 가운데 집안의 공기라도 따뜻하게 뎁혀야 할 것같습니다.

인생의 가을. 풍성한 수확도 계절과 맞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올해 이 가을에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고
창가에 오그라진 틈새로 불어올 바람에도 집안의 훈기가 다스릴 무언가를 만들어야 겠습니다.

진시황의 생전의 영화도 지록위마라는 터무니 없으면서도 가련하게 그 일족이 비극의 죽음을 당하고 멸국지화
를 당한 것도 그렇고, 가깝게 선릉역에 자리한 왕과 비의 커다란 孤墳만 해도 보기가 딱합니다. 죽은 그가 생신을
한다면 걱정도 팔자라고 하겠지만, 혹은 무엄하다겠지만 이건 산자가 부릴 만한 오만이라 자만합니다.

겨울로 가기전 깊은 가을. 사진에 묻은 스산함에 옷깃도 다시 여미고, 풀어져 길잃은 소한마리도 찾아와야 겠습니다.

가족, 입을 벌리고 같이 밥먹고, 추억을 공유할 터전. 나는 행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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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바이크몬님~ ^^ 요즘 제대로 가을 타시나요? 며칠전 맡았던 유명산에서의 가을냄새가 나는 듯 합니다.
    인생 선배님들이 이렇게 깊은 사색으로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계신데...저는 마냥 먹고 놀기만 하는 거 같아서 챙피하네요~ ^^;; 이 가을 내내 행복하세요~ ^^
  • thebikemon글쓴이
    2006.10.25 21:01 댓글추천 0비추천 0
    우량아님, 한번 뵈야죠. 저 다리 거의 다 낫어요. 지난 번 수리산때 최악이었고, 점차 나지고 이번에 락헤드님 덕분에 안장 위치 조정하면서 고생하던거 일거에 싹 쓸어 날렸습니다. 한강 맞바람 한번 맞아 볼까요. 토욜 새벽 한강 번개 어떤가요? ㅋㅋ
  • 2006.10.26 08:48 댓글추천 0비추천 0
    나는 행복해야 합니다. ^^
    이 단어에서 의지가 강하신 것 같은 여운이 느껴지네요 ^^

    몇일전 모처럼 일찍 집에 들어갔습니다.
    한손엔 빵빠레~
    아이가 좋아서 딩굴거리며 그비싼 뽀뽀까지 ^^
    너무 좋아하더군요!
    아이스크림 쥐어주며 밤에 자다가 울지 않기를 약속했더니...
    제가 보기에 그날 저녘에는 울지 않으려고 노력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집에 너무 무심했나 생각도 들고...
    다음주에는 꼭 시간 내어서 퇴근해서 집에서 같이 저녘이라도 함 먹어 봐야 겠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 어흑~ㅠ_ㅠ
    대학 때 경제교수님이 리포트에 한자를 꼭! 써서 제출할 것을 요구하셔서
    그 이후에는 한자 구경하기가 힘들었는데..
    바이크몬님 글을 읽자니
    한자 땜에 머리에 쥐나요~ ㅎㅎ
  • thebikemon글쓴이
    2006.10.27 12:02 댓글추천 0비추천 0
    두부 한모 사드려야 겠네요. 쥐나게 해드려. 차후론 자중하겠슴니다. 어제 <벌침맞은 종아리>를 보니 깨알만하게 움푹 패였더군요. 벌에 입은 상처, 깊은 상처를 남겼죠. ^^...어휴 손가락이 푹 들어가네..크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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