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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2일 당림리를 다녀와

thebikemon2006.11.13 13:43조회 수 375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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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 일어나는 7시. 벌써 사람들은 모였다. 잔차를 싣는 손들과 입김에서 나는 호흡. 쌀쌀한 강바람에 입고 나온 옷들이 여름과 색다르다. 다소 두꺼운 저지와 자켓을 걸친 사람들의 모인 한강도 옷을 갈아 입었다. 시원한 아침의 기운을 다 보고 담기에 눈이 작았다. 눈이 대단한 광각이고 색감을 느끼기에 더욱 11월의 투명한 공기가 시원했다.
늘 그렇듯 동원된 차량이 많았다. 쇼부님의 밴에는 육중한 차체에 자전거의 앞발굽도 떼지 않은채 가득 차가 실렸다. 말바 잔차의 마구간은 이제 2개다. 최대 적차가 가능한 퀵님의 우람한 블루마굿간과 승부사란 이름이 말해주듯 쇼부님의 회색빛의 기운이 펄펄나는 스타렉스. 덕분에 차량을 줄여서 춘천 당림리로 4대의 차량이 행렬을 이루었다.

늘 가던 길, 늘 보는 사람들, 그 자리에 하늘도 늘 그 하늘이고, 강도 그대로 보던 강이다. 그러나, 마음은 늘 새롭게 그곳이 어디든 함께 떠난다. 다시 돌아올 곳이지만 그렇게 우리는 떠났다. 그곳으로 추억을 하나 남기기 위해.

당림리로 들어가는 길목은 꺽기가 급했다. 나뭇가지 처럼 굽은 마을초입에서 주차에 대한 어려움을 시작된 것을 곧 알게되었다. 잠시 마을을 지나 새로 건물이 올라가는 곳 직전에 난 다리앞에서 차량은 분산해 세웠다. 개울가에 내려간 바이크몬의 차, 그 뒤를 이은 마이클님의 럭셔리카(이건 차라고 하면 티가 안난다^^),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하얀색 세단. 저 아래에 마구간에서 말들이 하나 둘 그새 풀려 바닥에 몸을 드리누었다. 마구간에 삼삼오오 쥔장들이 모여 말의 앞발굽을 꼼꼼이 다시 손을 보고 있다.

나중에 안거지만 유압식 림브레익은 가끔 중심잡기를 해주어야 했다 초입에 내가 탄 말은 히히힝거려 다시 보니 앞브레이크가 중심잡기가 덜되어 있었다.

당림리 임도 오르는 길은 공사가 많았다. 큰 차량들이 올라다녀선지 추워진 날씨와 내린 비로 다소 질퍽한 곳이 드물게 있었다. 트레드에 흑이 찰떡궁합으로 살림을 차려 이걸 떼기가 나중에 한참 힘들었다.

초입에 관광님의 호흡이 거칠었다. 포스가 예사롭지 않은 자세도 독수거방의 독침에는 견뎌내지 못한것같은데다가 기어가 잘 맞지를 않았나 보다. 평소 로켓처럼 날라 다니던 아프로뒤뚱님이 걱정이 되어서인지 라이딩 내내 뒤쳐진 그를 걱정하는 듯하다. 이래서 사람은 결혼을 해서 살아야 하는 거다(쏠총각, 알긋제..).

다소 기억이 나게 하는 전망대는 없지만도 정상에 커다랗게 난 광장은 앉기가 좋았다. 바람도 사람에 기세가 눌렀는지 별로 불지도 않는다. 다만, 땀흘린 몸이 좀 쉴때면 서서히 계절은 피부를 타고 들었다. 추웠다. 옷을 많이 준비못한 분들은 조금 불편한 정도의 잔추위가 살에 차가웠을게다.

음지가 많은 곳이었다. 해발고도는 모르지만 산이 양파처럼 촘촘하게 서로 에워싸고 돌고 그 만큼 양지가 적었다. 사람도 여유가 없으면 타인에게 겨울로 다가서지 않을까. 여유는 이래서 좋은가다. 따듯한 양광이 내려 앉을 만한 넉넉한 공간, 대신 말바에는 이런 무형의 공간이 네트워크로 있어 좋기는 하다.

김밥을 까먹고 싶은데 식사는 아래 가서 하잔다. 5분쯤 내려가니 비상대피소 같은 건물옆에 바람이 잦아든 곳에 앉아 추위에 고생한 몸에 보답을 해준다. 맞있게 먹거라, 나의 몸아. 땀은 한여름만큼은 못하다. 물도 그만큼 덜 소모되어 갈증이 별로 나지 않았다.

옆에 계곡물, 노오란 잎새가 아직 무성한 곧게 뻗은 마무, 앙상하게 나뭇잎을 모두 자연에게 다시 돌려준 빈잎의 나무 한그루. 그리고 십 수 명의 사람들. 그렇게 점심을 먹었다.

한층 가뿐해진 몸을 싣고 내려가던 말들이 다소 주춤했다. 고경지에서 내려가는 길은 최대의 제동력이 필요했다. 앞뒤 모두 거의 최대한의 마찰을 가했다. 그래도 경사지에 몸이 앞으로 쏠렸다. 산은 아무리 양파같더라도 산이다. 산을 얕보면 산은 용서하지 않는다.

당림리의 산은 마치 강 같았다. 은낭경에 산은 물을 못넘듯 잔차는 산을 마구 마구 돌아간다.. 촘촘한 산 너머 산은 물결이요, 잔차는 부침을 거듭하는 나룻배 같았다. 솟았다 내렸다 감돌아 갔다 내달렸다 퉁탕거리는 배처럼. 당림리의 산들은 그랬다.
다시 민가가 띄엄 띄엄 있는 평지로 내려서면서 바람에 헬멧을 부대끼며 무리는 무리를 이루며 혹은 단독으로 포장도로를 질주했다. 맞바람을 맞아 감속이 되기도 하련만 속도계는 곳에 따라 43km/h를 보였다. 봉덕사 밑 구멍가게 앞에서 말들이 햇볕에 배를 깔고 누웠다. 햇살이 따뜻해서인지 바람도 다소 시원했다.

이때 퀵실버님의 번개강의가 열렸다. 침도 튀기지 않고 코너를 도는 법을 열강 했다. 무릎과 허벅지를 잔차 프레임에 갖다 붙이고 앞바퀴는 어떻게든 살리며 가기 위한 린-아웃(lean out), 린-위드(lean-with)가 못지 않게 정열적인 소부님, 미니메드님과 이루어졌다.

양광의 다른 곳서는 잔차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한 곳서는 산에서 김밥의 예봉을 날리던 락헤드님과 마이클님의 훈훈한 얘기가 오갔던 것 같다. 이때쯤 김장담그는 법을 혼을 담궈(?) 소금에 얼마를 재놓는 다는 마이클님, 이를 질문하는 락헤드님의 설전은 끝을 냈을까. 나중에 천호동 화로구이집에서도 한자리에서 소주잔이 부딪치며 혼도 같이 술처럼 뭉쳤다. 구수한 돼지구이 냄새, 소주냄새, 숯불의 후끈한 열기, 시간도 한참 지났다.

즐거운 식사시간을 끝으로 잠실선착장에 모여 마무리를 하며 어둠속에 총총한 서울의 투명한 공기, 쨍한 아파트의 불빛 속에서 그렇게 11월12일을 끝내었다. 다음을 다시 기약하며…. 남은 사람들과 다시 올 사람들 모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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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 글속에 색채가있고 연기와 내음이있고 울림이있어 마치 그림과 사진, 움직이는 활동사진을
    보는것 같아요. 항상 좋은 후기에 감사드리고있습니다.
    속초투어 같은 작품에 바이크몬님 나래이션이 붙여지면.... 상상해봅니다^^
  • 결혼해야 겠네요...T.T 하핫. 많이 아쉬워 하셨었는데 글에서도 그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잘 읽었구요, 다음주에 뵈어요~ ^^
  • thebikemon글쓴이
    2006.11.13 15:34 댓글추천 0비추천 0
    락헤드님이 어제 진짜 슈퍼맨이셨습니다. 초입부터 제 잔차 봐주시고 숨도 돌리기전에 관광님 잔차 돌봐주시고, 담에 다시 업힐 하셨다가 노구(사실 슈퍼 울트라짱 강단)를 딴힐을 해 내고향님 빵꾸 고쳐주시고, 하여간 대단하셨습니다. 담배만 줄이시면 마이스터대회 1등은 따논 당상아닐까 싶습니다^^.
  • 바이크몬님의 맛깔스런 후기가 있기에 더욱라이딩이 즐겁습니다^^
    근데 옛날에 한문공부를 많이 하셨나 봐요?
    보통사람들이 잘 안쓰는 한문어휘를 자연스레 쓰시는것을보니...
  • 후기 잘 읽었습니다..
    이렇게 후기를 멋있게 남겨 주시니 읽어내려가는 눈과 가슴이 따듯합니다..
    담에도 또 기대해 보겠습니다.. ^^
  • 잔차는
    부침을 거듭하는 나룻배 같았다.
    솟았다 내렸다 감돌아 갔다 내달렸다
    퉁탕거리는 배처럼. 당림리의 산들은 그랬다.

    무슨 무협지 에서 나오는 한대목 같아 ........... 잘써서 멋있다
  • 글이 멋집니다.
    등단을 하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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