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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를 모독하지 말라.

퀵실버2007.01.11 22:08조회 수 390추천 수 2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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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차를 몰고 일하러 가는 중.
라디오 중독자인 저는 일단 차에 올라 시동을 켜면 무조건 라디오를 켭니다.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시간대별로 단축번호로 저장해 놓고 듣습니다.
역시 차의 시동을 켜자 이미 셋팅되어있던 주파수에서 음악이 막 시작됩니다.
DJ가 소개를 합니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밴드.
저 역시 그 밴드를 좋아했었죠.
그 밴드의 싱어가 티브이 음악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죠?
그런데 그 밴드의 음악이 아닌 [행진]이 나옵니다.
네.
바로 들국화의 [행진]이죠.
그 밴드가 아마 리메이크를 했나 봅니다.
처음부터 어딘지 허술하기 짝이없는 연주가 시작되더니 노래가 시작되는데...  -.-;;
저는 무엇이든 그냥 처음것 그대로 두자는 주의입니다만,
음악에 관한 한 요즘 유행하는 다시 부르기에 대해서는 그럴수도 있지뭐
그런 생각이었죠.
그런데 이건 아닙니다.
해도 너무합니다.
그 밴드가 다시 부른 들국화의 [행진]은 환상적이지도 않고 비장하지도 않으며
슬픔이나 기쁨도 없어서 가벼웁기가 하늘을 찌릅니다.
미성숙한 치기어린 장난과 우리가 이정도란 말씀이야 하고 자랑하는 무모함.

들국화.
그들의 [행진].
가슴을 덜컥 내려앉히며 세상의 끝을 보고야 만것 같은 비감,
고통속으로의 빠짐, 삶의 허망함과 신비로움,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
철학적인 구도자의 어지럼증, 난해함과 간결함, 뜨거움과 차가움,
피를 토하며 온 몸으로 언어하는 세상에 대한 외침,
모든것...
살아간다는 것의 모든것을 생각케하는 들국화의 그 [행진]을 그 따위로 부르다니...

그 밴드의 연주는 무작정 질러대는 무능한 불평자의 헛소리.
아직 한참 익지 않아 달콤하지 못한채로 시장에 내놓은 과일.
혼자서 남으로 막 달려가는 싱어와 북으로 달음질 치는 연주.
트로트에서나 들어볼 수 있을법한 창법의 구사.
온갖 기교를 버무려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 불협화음.
세상의 왕이다라며 부르짖는 공허한 메아리.


그대들이여.

들국화를 모독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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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_-켜-_-따 (by 아프로뒤뚱) 들꽃(이병진님), (by san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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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 너무 깊게 파고 들지 마시라니까요...!! ㅎㅎ
    따라 부르려면 제대로나 불러 주던지,
    아님, 곡을 재 해석을 해서 다른 느낌을 주려거든 연구를 더 하던지..
    좋은 원곡의 느낌을 싹 뭉게는 ... 기분 더럽게 만드는 노래가 종종 들립니다.. ^^
  • 제가 아직도 전인권을 좋아하는 이유중 하난데....
    아~~ 오랜만에 행진 함 들어야겠다...
    왠지 벅차서 눈물날꺼 같은 기분....
  • 들국화에 대해서 잘 모름
    그냥 그사람의 뽁은 머리만 기억됨
    하지만 퀴님의 설명을 드고보니 대단한 사람같기도 하군요
    그래서 패스^^
  • 노래만 좋아함.
    사람은 싫어함(성격, 외모측면에서).
    대단한 가수임에는 틀림없음.
    또 하나 '행진'이라는 노래는 전인권씨가 불러야 제맛이 나는 것도 맞음.
    나도 함 들어봐야 긋따.....!
  • 군시절에 휴가 때 복사해간 들국화 음악. 상황병에게 근무나가면 방송해달라고 했었죠.

    제가 DMZ 근무했었습니다.
    DMZ 철책 근무 하던 중 대북방송용 확성기(무지 큰거)에서 흘러 나오던 들국화 노래.
    그 때 마침 겨울이어서 눈은 펄펄 내리고, 초소로 근무나가서 가만히 앉아서 들려오던 노래를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눈오는 밤에 들려오던 들국화 노래, 정말 멋있었네요.
    눈이 와서 초소간 통행로의 눈을 싸리비로 치우면서 초소간 이동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도 음악 때문에 힘든 줄 모르고 근무했던 기억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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