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하얗게 모인 산악의 잘 정설된 슬로프는 잎맥이 탄탄한 넓은 잎새같다. 하얀 잎새라고 할까. 정선의 하이원의 하늘은 푸르렀다. 광선도 강렬하지 않은 크리스탈 블루였다. 곤도라는 끈에 매인 창공을 나는 새처럼 객들을 싣고 사뿐이 위로 올랐다. 발 아래 산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사람들이 아득하다.
그 날 새벽 마운튼스키하우스까지 가는 길은 대략 4 시간여 걸렸다. 잠실을 거쳐 제천 영월을 따라 가는 길. 어둠 속에 길을 떠나는 것은 이제 제법 익숙하다. 익숙하지 않은게 익숙해진 것은 술로 치자면 이제 알콜기가 서서히 코끝을 툭툭 건드려 말초 핏줄이 취기에 달아 오르는 것과 같다고 할까.
아테네에서 오른 헤라, 그리고 그 너머 제우스. 우린 제우스2를 타고 내려갔다. 헤라를 한번 타자는 말이 좀 지나쳤던 거 같다. 제우스2의 완만한 경사를 타고 내려오니 아주 길고 지루 했지만 저속에 여전히 드러나는 스키 실력은 백주에 명정 40년의 변영로 선생의 취기와 다를 게 없다고 할까. 나의 스키 행색에서 풍기는 아마추어 냄새는 숨길 수 가 없었다.
폴대는 고고하지 못했다. 엎지락뒤치락 취기가 19도를 넘어섰다. 바깥 발은 업/다운을 제대로 못해냈다. 폴대선생과 업氏, 그리고 다운氏는 모두 오합지졸 이었다. 나의 왼발, 오른발 그리고 손목의 불일치는 가히 가관이었다.
마이클님은 대선생의 지도를 받으며 검은색 옷에 대비한 슬로프를 보겐으로 타고 내려갔다. 갈지, 갈지, 갈지, 갈지의 턴동작의 연속. 옆을 스치는 고속의 보더들.
두 번 째는 아폴로에 올랐다. 다양한 메뉴가 한번 오라고 하는 듯 했다. 속도는 마약같다. 한번 맛을 잘못 들이면 잊기가 어려운 마약같이 급경사를 한번 내려가고 싶은 희한한 취향. 부서지는 자세, 미끄러지는 자세. 눈은 뽀득뽀득하게 우리를 받아주었다.
아폴로 최상급 슬로프의 경상 상단부에는 보더들의 질주가 없었다. 또 당연히 아래에도 스노우보더가 없는 그 널디 넓은 공간. 그 공간을 우리가 독차지 했다. 한 몇 만 평의 거대한 슬로프를.
한때 서울 김포를 지날 때 무리지어 비상하던 새떼를 보면 왜 저럴까 궁금 했던 적이 있었다. 이제는 그 까닭을 안다 말하고 싶다. 새들은 즐겁기에 저렇게 날 것이다. 스키떼라는 말은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즐거움의 공유라는 의미에서는 아마도 이말이 적절할 것 같다.
나중에는 마운튼 탑의 반대에 있는 밸리 탑을 올랐다. 리프트는 곤도라 보다 즐겁다. 그 시원한 겨울의 맛, 찬바람이 산에서 부는 그 맛은 하도 시원해 땀도 증발해 버린다. 그 리프트를 타고 빠짝 선 빅토리아를 향해 오른다. 빅토리아 1의 위용, 그 꺽임. 아직 눈이 부족하지만 머지 않아 오픈될 것으로 보인다.
산정에서의 찰칵찰칵. 빅토리아2로 서서히 사행하며 내려간다. 중간 중간에 눈은 하드팩같다. 단단했다. 잠시 잠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나같은 초보는 때로 빨라지는 속력에 저 아래 절벽으로 빠져 날아 갈 것도 같았다. 온통 정신은 옆의 절벽보다는 발아래 까막득한 슬로프 아래로 쏠렸다.
그러나 3번에 나눠 내린 그 슬로프의 공포를 다시 마시고 싶어 오기로 다시 오른다. 추위가 피부에 시원했다. 심장의 더운 피와 피부에 차가운 촉감. 이 어울리지 않는 앙상블은 겨울에나 가능한 부조화의 조화일거 같다.
다시 내리던 빅토리아2는 이제 발에 힘이 빠져 아까보다 못하게 내려왔다. 그 정상에서 온갖 산이 둥그렇게 파노라마로 보이는 전경은 그야말로 서울 근교의 산에서 못본 풍광이었다. 멀찍히 높고 우람한 산들이 軍陣을 친 듯한 모습, 그리고, 그 너머 다시 또 다른 산들이 둥글게 함백산을 둘러싸기를 무한히 계속하는 듯한 모습. 이런 장쾌한 모습을 두번이나 보았다.
그날 4시경 일찍 마무리를 졌는데 산이 높아서일까 정상 밑 슬로프는 흰눈 밑에 검은색 그림자가 마치 닌자가 매복을 마치고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이런 때 안전사고가 나기 쉽다고 한다.
티바(T-bar)를 타고 원래의 초지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차를 몰아 정선을 빠져 나왔다.오던 길은 약 5 시간에 걸쳐 왔고 서울 잠실에 도착해 간단히 석식을 하고 각자의 둥지로 돌아갔다.
세월은 가도 행로를 찾아 부단한 날갯짓을 하는 사람들, 그들의 태양은 그렇게 그날 떠오르고 그렇게 그날 졌다.
그 날 새벽 마운튼스키하우스까지 가는 길은 대략 4 시간여 걸렸다. 잠실을 거쳐 제천 영월을 따라 가는 길. 어둠 속에 길을 떠나는 것은 이제 제법 익숙하다. 익숙하지 않은게 익숙해진 것은 술로 치자면 이제 알콜기가 서서히 코끝을 툭툭 건드려 말초 핏줄이 취기에 달아 오르는 것과 같다고 할까.
아테네에서 오른 헤라, 그리고 그 너머 제우스. 우린 제우스2를 타고 내려갔다. 헤라를 한번 타자는 말이 좀 지나쳤던 거 같다. 제우스2의 완만한 경사를 타고 내려오니 아주 길고 지루 했지만 저속에 여전히 드러나는 스키 실력은 백주에 명정 40년의 변영로 선생의 취기와 다를 게 없다고 할까. 나의 스키 행색에서 풍기는 아마추어 냄새는 숨길 수 가 없었다.
폴대는 고고하지 못했다. 엎지락뒤치락 취기가 19도를 넘어섰다. 바깥 발은 업/다운을 제대로 못해냈다. 폴대선생과 업氏, 그리고 다운氏는 모두 오합지졸 이었다. 나의 왼발, 오른발 그리고 손목의 불일치는 가히 가관이었다.
마이클님은 대선생의 지도를 받으며 검은색 옷에 대비한 슬로프를 보겐으로 타고 내려갔다. 갈지, 갈지, 갈지, 갈지의 턴동작의 연속. 옆을 스치는 고속의 보더들.
두 번 째는 아폴로에 올랐다. 다양한 메뉴가 한번 오라고 하는 듯 했다. 속도는 마약같다. 한번 맛을 잘못 들이면 잊기가 어려운 마약같이 급경사를 한번 내려가고 싶은 희한한 취향. 부서지는 자세, 미끄러지는 자세. 눈은 뽀득뽀득하게 우리를 받아주었다.
아폴로 최상급 슬로프의 경상 상단부에는 보더들의 질주가 없었다. 또 당연히 아래에도 스노우보더가 없는 그 널디 넓은 공간. 그 공간을 우리가 독차지 했다. 한 몇 만 평의 거대한 슬로프를.
한때 서울 김포를 지날 때 무리지어 비상하던 새떼를 보면 왜 저럴까 궁금 했던 적이 있었다. 이제는 그 까닭을 안다 말하고 싶다. 새들은 즐겁기에 저렇게 날 것이다. 스키떼라는 말은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즐거움의 공유라는 의미에서는 아마도 이말이 적절할 것 같다.
나중에는 마운튼 탑의 반대에 있는 밸리 탑을 올랐다. 리프트는 곤도라 보다 즐겁다. 그 시원한 겨울의 맛, 찬바람이 산에서 부는 그 맛은 하도 시원해 땀도 증발해 버린다. 그 리프트를 타고 빠짝 선 빅토리아를 향해 오른다. 빅토리아 1의 위용, 그 꺽임. 아직 눈이 부족하지만 머지 않아 오픈될 것으로 보인다.
산정에서의 찰칵찰칵. 빅토리아2로 서서히 사행하며 내려간다. 중간 중간에 눈은 하드팩같다. 단단했다. 잠시 잠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나같은 초보는 때로 빨라지는 속력에 저 아래 절벽으로 빠져 날아 갈 것도 같았다. 온통 정신은 옆의 절벽보다는 발아래 까막득한 슬로프 아래로 쏠렸다.
그러나 3번에 나눠 내린 그 슬로프의 공포를 다시 마시고 싶어 오기로 다시 오른다. 추위가 피부에 시원했다. 심장의 더운 피와 피부에 차가운 촉감. 이 어울리지 않는 앙상블은 겨울에나 가능한 부조화의 조화일거 같다.
다시 내리던 빅토리아2는 이제 발에 힘이 빠져 아까보다 못하게 내려왔다. 그 정상에서 온갖 산이 둥그렇게 파노라마로 보이는 전경은 그야말로 서울 근교의 산에서 못본 풍광이었다. 멀찍히 높고 우람한 산들이 軍陣을 친 듯한 모습, 그리고, 그 너머 다시 또 다른 산들이 둥글게 함백산을 둘러싸기를 무한히 계속하는 듯한 모습. 이런 장쾌한 모습을 두번이나 보았다.
그날 4시경 일찍 마무리를 졌는데 산이 높아서일까 정상 밑 슬로프는 흰눈 밑에 검은색 그림자가 마치 닌자가 매복을 마치고 슬금슬금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았다.이런 때 안전사고가 나기 쉽다고 한다.
티바(T-bar)를 타고 원래의 초지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차를 몰아 정선을 빠져 나왔다.오던 길은 약 5 시간에 걸쳐 왔고 서울 잠실에 도착해 간단히 석식을 하고 각자의 둥지로 돌아갔다.
세월은 가도 행로를 찾아 부단한 날갯짓을 하는 사람들, 그들의 태양은 그렇게 그날 떠오르고 그렇게 그날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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