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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들

thebikemon2007.01.27 00:57조회 수 379추천 수 1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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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안에 모두 있다. 어린 시절의 그가 있고, 까까머리 시절의 그도 있고, 턱수염이 빳빳하게 피부를 뚫고 나온 이팔청춘의 그가 있고, 젊은 가능성이 한때 무한히 열렸던 20대의 그도 있으며, 30대의 견실하고 패기 있는 그도 있다.

이 안에는 아직은 20대, 30대와 다를 바 없다하는 아직은 오기의 녹때가 낀 그도 역시 있다. 조금 윗길의 인생의 선배들의 개나리꽃 녹차같은 그런 모습을 닮을 그도 들어 있다.

한 20여 년전 타임지를 읽고 치기 어린 실력이네 젠체하던 때에 복사지를 정성스레 나누어 주던 당시 60 후반의 韓某 선생님의 해맑은 눈동자가 마치 지난 겨울에 뵈었던 것만 같다. 그 추운 겨울벌에서 건물들 사이에 쌓인 눈과 나무들, 그리고 호수. 나는 그 분에게서 남들이 흘린 것을 소중히 담았다. 지금 봐도 미숙한 그 나이에 나는 그런 노년을 꿈꿨다.

생을 살면서 느낀게 많다. 다시 난다면 가장 어린 시기에는 스포츠와 음악을 배우고 싶다. 40이 이르도록 스포츠가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를 모르고 살았다. 동네 먼지나는 곳에서 하던 축구를 왜 더 잘 배우지 못했을까. 야구는 왜 그리 헛 스윙을 그리도 완벽하게 연이어 했을까.

내가 아닌 나, 내 뜻대로 나지 않은 섭리에 의해 꽃같이 피어 오른 아이들. 그 애들에게는 나의 삶이 흙이 되었으면 싶다. 스포츠는 즐겁단다, 그냥 즐겁게 하는 거란다, 음악은 하나쯤 즐길 줄 아는게 좋다, 소리는 곧 영혼이며, 어쩜 인간 그 자체이며, 그러한 떨림도 깊은 즐거움이 될 것이다.

70년대의 그 아이를 아이가 담장을 타며 흙에서 놀던 그 작은 골목길에서 마치 현재처럼 만난다면 만감이 교차할 것 같다.

'얘야, 샛길로 가지 말거라, 작은 골목길로도 가지를 말고 큰 길로만 가야 한단다. 삶의 길은 뒷 골목으로 가는 게 빠를 것 같아도 사실은 큰 길로 곧장 가는 게 좋단다. 천리길도 그렇게 가야 한다. 그리고 인생에는 즐거움도 많단다. 운동의 즐거움을 놓치지 말거라. 음악도 하나쯤 하면 아주 좋단다. 그리고, 인생에 부디 직업 하나는 네가 열정을 바쳐 후회하지 않으며 너를 위해서도, 그리고 네가 속한 사회를 위해서도 유익한 그런 사람이 되거라.'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까.

내 몸안에 오래지 않아 담길 50의 중년과 60의 풋풋한 노년은 이미 인생의 은행에 오래전에 담아 놓았다. 삶이 허락한다면 70의 老松같은 모습과 80의 천년을 살아 온 은행나무도 곧 이 정원에 옮겨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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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70년대면,,,전 태어나 온 동네를 누비고, 이름없는 산소를 파고 있을 때구만요.... ㅋ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즐기시면 되죠.. 갈 때 까지 모르고 가는 사람보다야.... ^^
  • " 도전하는 당신이 아름답다 "라고 했나 !!!
    꺼집어 내 놓고, 닦아가는 모습이 좋아요 *^^*
  • 주옥같은 말씀
    우리아들에게 해주고싶지만 너무 늦은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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