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속초
07년 4월17일 새벽 5시
속초 다녀온다는 말을 남기고 쌀쌀한 새벽공기를 느끼며 집에서 출발한다
4월의 새벽 공기는 정말 차갑다. 일기예보 대로 오늘과 내일 따뜻한 봄날이라는 것을 믿고 속초투어 일정을 하루 앞당겨 진행하기로 하엿다.
자전거의 테일램프와 전조등을 켜고 힘찬 페달링으로 속초를 향하여 홀로 달린다. 겨울 4개월동안 자전거는 만져 보지도 않고 스키장에서 지내다 보니 4월 첫주 부터 타기 시작한 자전거 실력은 작년의 70% 도 안되는듯 하다. 페달링 회전력 근지구력 모두 엉망이다. 속초를 왕복하며 훈련삼아 몸 만들기 를 해볼마음으로 무리 하지만 속초왕복을 홀로 라이딩 하기로 하엿다….
팔당을 지나 봉안터널을 지날 즈음 날이 서서히 밝아진다…하지만 차가운 공기는 더욱 심해지는것 같다. 일기예보 대로 오후에 따뜻한 날을 기대해 본다 . 양평에서 아침 식사….아직도 몸이 무겁다. 서서히 페달링을 빠르게 올리며 달려본다. 역시 힘에 부친다.하긴 4개월동안 자전거를 쉬엇으니 가벼운 페달링이 된다면 도둑놈 심뽀 겟지…
강원도 홍천군과 경기도 양평군의 경계인 신당고개를 넘어 달려도 기온이 올라가질 않고 계속 쌀쌀한 날씨가 계속된다, 보통 단체라이딩을 하면 1시간마다 잠깐씩 휴식을 취하지만 홀로 라이딩엔 두시간 이상씩 달리고 휴식을 취하다 보니 전체적으로 속도가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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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외각도로를 지날즈음 일기예보와 달리 빗방울이 간간히 뿌린다…기상청예보인가 구라청 예보인가^*^ 구성포부터 도로공사가 완료되어 도로상태는 라이딩하기에 정말좋지만 날씨가 받쳐주질않는다. 간간히 뿌리던 비는 진니고개를 오를즈음 우박으로 바뀐다 정말 날씨가….
늘 점심식사를 하던 휴게소에서 점심식사후 휴식 없이 그대로 달린다..이제 다리에도 근력이 좀좀금 늘어난 것 같이 힘들지만 속도가 점점 붙는다…휴식없이 인제대교를 지날무렵 맙소사 우려했던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인제 합강 휴게소에서 비를 피하기로 하고 기다려보니 끝일 비가 아닌 것 같아 그대로 비를 맞으며 자전거 라이딩을 계속 하기로 하고 배낭에서 우의를 찾으니 우의가 없다….좋은 날씨예보만 믿고 우의를 빼놓고 온것이다. 급한대로 1회용 우비를 구입하여 대신한다.
조금 달리면 비가 그치려니 하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내 바램 뿐이었다. 장갑도 머리도 바지와 발까지 모두 물에 빠져있는듯 점점 추위를 느낀다… 그래도 포기 할수없다 계속 달려보자는 마음으로 회전력과 속도를 올려 보지만 물의 저항이 오히려 속도를 떨어트린다.
계속달리며 반야심경,금강경,천수경을 독송하고 박자를 맞추어 달린다....석가모니불과 관세음보살을 소리치며 불러보며 달려본다.
미시령 아래 산림전시관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머리 헬멧속에 비닐 봉지로 보온 하고 배낭속의 모든 옷들을 속에 껴입고 단단히 마음먹고 미시령 업힐을 시작한다. 워낙 비가 억세게 오다보니 업힐을 하여도 추위가 뼈속 까지 파고든다….더욱 빠른 회전력으로 호흡을 가파르게 올라간다. 몸에 열이 나며 조금은 추위가 덜 한것같다. 미시령 정상부위에서 비가 눈으로 바뀌고 추위는 점점…드디어 미시령 정상이다…오후 2시50분.
지금까지 70여회 자전거로 속초 투어를 해 보았어도 이렇게 힘들기는 처음인 것 같다.
서울-속초-서울 을 당일 왕복 할 때도 이렇게 힘들진 않았다.
온몸이 마비되어가는 것을 느낀다…손도 발도 차츰 무감각 해지고있다..저 체온증에 걸린 것 같다.
안전을 위해 그곳에 주차중인 경찰차에 접근하니 근무중인 경찰이 놀라 뛰어나온다…
증명사진을 부탁하고 사진 한장…하지만 너무 추워 고맙다는 말만 남기고 급히 속초로 달려내려간다…(3시40분 속초동명항 도착) 늘가던 동명항 횟집으로 직행하여 따뜻한 국물로 몸을 데우고 곧바로 숙소로 향하여 젖은 옷들을 세탁하여 방바닥에 널어 놓고 내일 좋은 날씨를 기대하며 잠자리에든다.
속초—서울
새벽 5시 숙소를 출발하여 미시령 으로 향한다 . 어제 추위속의 악몽을 생각하기도 싫다.
대명콘도를 지나니 서서히 날이 밝아온다.
여전히 쌀쌀하지만 비가 오지 않으니 한결 부드럽다. 다리가 무겁게 느껴진다. 어제의 힘든 고행에 근육이 뭉쳐진 것 같다.
무아의 속에서 바닥만 보고 오르다보니 점점 더 차가운 날씨로 변한다….미시령 정상 200여m를 남겨놓고 길이 밤새 얼어붙어 빙판길이 되었다,..자전거론 도저히 불가능 하다.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 가는데 자전거 신발이 보통 미끄러운 것이 아니다..고생끝에 올라가고 또 내리막 300여m도 끌고 내려왔다….그후론 신나는 다운힐~~~~~추위도 잊은채 백담사입구 식당까지 열심히 달렷다.
황태 해장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서둘러 자전거에 다시 오른다. 홍천 까지는 그런대로 힘들어도 달릴만 하였다.
홍천을 지날 즈음부터 돌풍이 몰아치기 시작한다…속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힘은 두배로 들고 속도는 떨어지고….하지만 어차피 고행길을 택한 것은 나 이기에 그대로 순응 하기로 하고 그대로 전진한다.
늘 쉽게 다니던 양평-서울간의 거리가 이렇게 길게 느껴 진것도 처음이다.
팔당 대교를 건널 무렵부터 바람이 약해졋다. 이제 고행끝이다….마지막 남은 힘을 다하여 하남 감북동 언덕을 넘어 잠실 선착장으로 향한다…..
잠실도착 4시55분 이틀간 총주행거리 455km
반가운 얼굴들이 마중 나와있다…넘 반갑고 고마운 마음이 진심으로 솣아난다….
올해 장거리 투어는 시작 되었다. 아마도4~5월에 3~4회 속초투어를 다시할것이다.
문자와 전화로 격려해주신 동호회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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