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선능숲

thebikemon2007.07.12 15:49조회 수 471추천 수 3댓글 4

    • 글자 크기


숲은 썫고 문드러진 문둥이다.
꺠알같은 어린 놈들이
삶은 접기까지 쉴새없는 순환에
얼굴이 곪고
손이 얽고
발이 없어지는
광경을 수없이 목도하고
오열을 목구멍에
뱉다 삼키던
문둥이다.

숲은  때로
낮길이 밤길처럼
어둡고 고요하다.

숲은 침묵하는 위엄이다.
때로 새소리가
귀에 즐겁지만
순간 순간
숲이 거룩한 때가 있다.

썫은 손같은 잎새가
문드러진 흙에는
비가 오면
풋풋한 낙엽내가 난다

낙엽에 뱀이 뒹글지는 않지만
도심의 숲은
사람이 찾아든다

삶은 썫은 것이 이루는
인산품이라면
숲은
바로 그러하다.

바람이 잎새를 감돌고
가느다란 버들 가지를 휘감고

새들이 잠든 뿌리를 깨우려
때로
멀찌감치 줄기에서
가벼운 똥을 싸며
노래를 불러대는 곳

썫을 것이 썩지 않는
숲은 가공할 만한 숲위로 가득찰 것이다.
죽음이 두렵기는 하지만
죽음뒤에 어쩜 올지 모를 평안함을
누군들 산자가 알까.

눈밝은 이라면
숲에 썫은 낙엽과
죽어 넘어진
나무들
너머를
알 수 있을까.

나무가 햇볕에서
드리우는 거대한 그림자

세월에 썫을 문둥이 숲은
바로 이만치 있다
누가 이 숲을 다시 찾을까.
그래도 사람은 가고 오고
계절이 바뀌면 오고 간다

그리고
햇빛이
쬐는
그곳은
따사롭고
고요하다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4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공지] 험머님이 2015년도 마일드바이크 번짱으로 선출되었습니다.5 낑낑마 2014.12.14 8816
공지 마일드바이크에 처음 오신 분들께21 땀뻘뻘 2011.04.07 64794
2237 내일 모임은...5 우량아 2006.10.13 354
2236 겨울이 너무 길어요~~~~5 땀뻘뻘 2006.02.08 276
2235 산음임도5 Hummer 2013.06.15 3284
2234 5월6일 번개 회계보고5 아빠곰 2007.05.07 673
2233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5 관광잔차 2006.01.27 187
2232 2007년 이제 하루 남았네요.5 미니메드 2006.12.31 245
223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5 땀뻘뻘 2008.01.02 765
2230 2012 평창 280랠리 6/30(토)~7/1(일)5 미니메드 2012.05.24 1320
2229 토요일날 잔차 타실분5 락헤드 2006.03.02 331
2228 일요일(10월14일) 가리산 함께 하시죠5 락헤드 2007.10.09 1195
2227 풍성한 명절되세요~~~~5 동희사랑 2010.09.20 1467
2226 제주투어사진 5일째5 미니메드 2009.05.11 985
2225 현이님 핑님 춘천고속도로 대회 참가하시나요?5 kki0620 2009.07.10 1351
2224 휴가계획 및 내일 우면산 급벙(?) 관련입니다. ^^5 우량아 2006.07.28 281
2223 3월 1일 사진입니다~5 우량아 2007.03.03 536
2222 땀뻘뻘님... 어제도 좀 모았습니다..^^5 아빠곰 2005.12.16 183
2221 강촌대회 현장답사 훈련 가요..!5 dolpins5 2008.09.18 956
2220 [사진]당림리45 땀뻘뻘 2006.04.12 296
2219 거의 한달전에 자빠져서 부러진 스포크...5 -수- 2006.07.11 425
2218 혹시...5 퀵실버 2006.09.02 235
첨부 (0)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