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면 어김없이 눈꺼풀이 팽팽해진다. 어제 저녁 어찌나 피곤한지 홀로 조용히 이불에 들었다. 요새는 잠을 자기전에 몸이 무척 고단하다.

얼마전 영어로 된 만가를 모아 놓은 책을 코엑스 반디앤루니에서 본 적이 있었다. 당시 이런 칙칙한 책을 왜 만들었을까 싶었다. 유명인들에 대한 것이었는데 대개 보면 명문이었다. 한페이지로 된 기리는 글. 그 땐 그 글들이 내키지 않아 구입을 않았다.

그러다 문득 그 책을 구입하고팠다. 새로운 글을 접하고 싶어 배우려 다시 찾을 그 서점. 아무데도 그런 류의 책은 없다고 점원이 확인을 해주었다. 그후에도 몇번 더 찾다가 못내 없어 아쉽기만 했다.

작년에 그리 자전거를 타거나 회사업무를 해도 잠에 그리 빠져 들지를 않았는데 세월이 몸을 서서히 녹슬게 하려는지 잠이 마치 몸을 내리 끄는게 어떨때는 이를 지금 못하면 마치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뇌에서 피로를 푸는 호르몬이 밤 10시부터 2시까지 분비된다는데 이로 인한 피로의 누적을 하지 못한 누적의 시간의 분노로 이리 몸이 휘청이듯 잠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까. 아마도 의학이 이런 뇌의 기능에 대해 더 연구하면 이런 40대 중반에 임한 나의 작은 잠의 반복적 체험의 프로세스가 밝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잠결에 7살 먹은 애가 옆에서 눈을 뜨고 있다. 그 소리에 눈을 뜬다. 아비란 이런건가. 잠결에도 수시로 뜨고 아이들 다독거리는 모습. 7살은 사실 버겁다, 이불 덥히기에도. 내가 늙어 가든지, 아이가 성장으로 그런 건지, 아니면 둘 다 인지. 그 녀석이 내곁에 있는게 고마워선지 그 피곤하고 잠에 이끌려 나락으로 가던 내 눈이 번쩍. 녀석의 눈과 마주친다.

씨익. 녀석이 이리 저리 보다 내가 뜬 눈과 찌찌직 마주치자 훔찟 눈이 둥그래진다. 그리곤 씨익. 훗훗, 염화미소라 하였지. 녀석이 뭘 보고 웃은 걸까.

10시경에 자서일까. 아, 이 새벽에 다시 깨었다. 어제 보다 빠른 오늘. 나는 안다. 이 새벽에 이리 깨어 있으면 그 날은 몸이 무거움을, 그 날 저녁의 피곤이 몸을 더 엄습함을.그래도 습업에 새벽잠이 없다.

혹시 의자에 앉는 자세가 척추를 건드리고, 그 척추에 붙은 근육들이 척추를 세게 잡아 당기고, 그로 인해 다시 그 수반된 신경들이 뇌를 무리하게 한걸까. 그런 생각도 든다.

만가에서 죽음을 영원한 안식으로 표하는 것은 그 글귀를 처음 쓴 사람과 그 글귀를 이후 만가에서 많이 쓴 사람들의 보편적 글로 미루어 내가 요새 겪는 잠에 새로운 체험으로 미루어 적확한 의학적 글귀가 아닐까 싶다.

내년에는 올해 못탄 자전거를 타고 뇌속에서 행복한 호르몬이 나오도록 하고싶다. 황홀한 자전거의 경험으로 요새 몇번 느낀 죽음같은 잠을 사는 날 까지 퇴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