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님, 그림자님 팀과 조인한것은 오전 8시.
장평IC를 막빠져나와 근방 해장국 집에서다.
정상님과 둘이서 잠실에서 내리달려
단임골 순환임도를 타기위해 도착했다.
9시가 훨씬넘어서 출발점에서 스타트.
정상님. 페달을 몇번 돌리는가 싶더니
우당탕 체인 끊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음.. 오늘 평탄치는 않겠군..
예상과 달리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었고
50K 임도라이딩은 계속 업힐로 이어졌다.
중도에 무책님의 권유로 정상님과 나 두사람은
후미조와 관계없이 공격조로 나서기로 했다.
김밥까지 나누어가진 마당에 정상님과 나 미니메드는
초행길임에도 서로를 믿고 앞으로 치고나갔다.
한참을 가다보니 삼거리.
아리까리한 상황에서 핸펀에 찍어둔 임도지도를 찾아본다.
진행방향과 종합적으로 판단해 본 결과 왼쪽에서 두번째 길이
그림과 방향이 흡사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엄지 손가락을 높게 치켜올리며 믿음직하게 쳐다보는 정상님.
그래! 이제부터 '길치의 누명'을 벗는거야..
계속되는 은근한 업힐이 꾸준히 이어져갔다.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지나온 임도길이 저 건너편에 보이는데
생각보다 경사도가 있는 업힐 길이었다.
그리 높지도않은 길이 지루하다싶이 다리근육을 피곤하게 만들더니
슬그머니 속도가 붙기시작한다.
다운힐로 경사가 바뀐 것이다.
이후부터 신나는 다운힐이 계속된다.
쉬지않고 십여 킬로를 내달리면서 옆에 잘 가꾸어진 난간과
저 밑의 계곡이 한눈에 들어온다.
환상적인 그림.
환상적인 다운힐.
딴힐중에 벌목장으로부터 원목을 가득실은 트럭이
엄청난 먼지를 풍기며 내려가지만않았어도
두사람이 중간에 멈추는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덕에 다운힐하다 중간에 휴식하며 계곡을 감상해본다.
이후 다 내려와 보니 느낌이 왠지.. 아쉽다.
끝까지 내려오니 공원이 나온다.
항골계곡이었다.
원래 우리의 목적지는 단임골계곡.
무책님에 무전을 쳤다.
정상조는 항골로 떨어졌다.
다시는 못올라간다. 오-버
우리는 도로로 우회복귀하겠다. 오-버
대충 이런내용이었지만..
무책님은 다시 올라오면 후미조와 진행속도가 맞을꺼라는 둥
현재 위치가 삼거리에서 7 킬로밖에 진행을 못했다는둥
다시 업힐해 삼거리로 회귀하라는 무책임한(?) 소리만 계속 해댄다.
안돼요 그냥 도로복귀합니다. 로저.. 아웃!
계속되는 스탠딩 다운에 진동을 온몸으로 받았더니
왼무릎에 이상 신호가 왔다. 삐-꺽 ㅃㅣ그 덕.
이제야 생각난다.
항골계곡에서 들리던 물흐름 소리.
1회 왈바랠리에서 이곳을 오르며 까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지던 그 계곡 그 물소리가...
이곳은 초행길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정상님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무릎의 상태를 물어온다.
다시 거꾸로 오를 수 있겠느냐는 복선을 깔고서..
그 눈과 말 속에는 다시 올라가자는 강한 암시가 있었기에
할수없이 꾸역꾸역 말머리를 돌려본다.
그때였다.
다시 먼지를 뭉게 뭉게 피며 우리를 지나쳐 오르는 엄청난 트럭이 있었다.
뇌리를 스치는 번뜩임.
저걸 잡아야한다!!!
기회는 단한번 뿐이다.
아--- 저--- 씨 ---!!!
쩌렁 쩌렁한 목소리로 계곡 임도를 올라가는 트럭을 향해 외쳤다.
도대채 그 엄청난 트럭의 엔진소리에 이 목소리가 전달이 될러는지..
하여간 계속 외쳐대는 사이
정상님은 쏜살같이 트럭을 향해 업힐 업힐
마침 트럭은 임도 출입문을 열기위해 섰고
입심 좋은 정상님은 결국 의심에 가득찬
검게 그슬린 얼굴의 기사양반으로부터 무언의 OK사인을 받아내고야만다.
목재를 실으러 가는 트럭 위에 잔차 두대를 올리고
우리도 잔차와 함께 철푸덕 앉았다.
그로부터 뭉게 뭉게 오르는 흙먼지와 함께
끝없는 업힐이 다시 시작되었다...
저 밑으로 멀어지는 계곡과 흙먼지 사이로 보이는 강원도 산골의 첩첩한 산들.
흙먼지를 막을 틈도없이 하냥없이 흔들리는 통에 난간을 잡고 놓을 수 없었다.
그러면서 두사람은 신나게 업힐을 즐겼다.
벌목장에 이르러 감사함을 표시하고 다시 출발.
신난다 삼거리까지 다운힐 다운힐..
삼거리에 도착하니 다시 배가고파진다.
이제 다시 시작점인 것이다.
무책님팀은 어디까지 가고있슬까.
쫒아가 따라잡아야한다는 신념으로..
지루하게 계속되는 업힐을 밟아댄다.
분명 마지막 20 킬로는 다운힐이라고 했다.
그말만 철썩같이 믿으며 계속 달려보건만
시원한 다운힐은 나타나지 않는다.
지쳐서 잠시 휴식.
물을 마시며 의심을 해본다.
"우리 너무 순진한 것 아냐? "
결국 다운이 나타났고 내리쏘아 코스 마지막에 무책님팀을 잡고야 말았다.
오늘하루 총 35킬로 다운힐 한후 느끼는 반가움이었다.
하지만 무책님팀을 따라잡고난후 느껴지는 어떤 아쉬움.
그리고 놀라는 그들에 대한 숨겨진 희열.
돌아오는 길에 오늘라이딩을 이야기하며 그 느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 아쉬움이란 우리가 기대했던 마지막 20킬로의 다운힐이
우리가 잘못 다운했던 항골 십여킬로 다운에 비해 훨씬 그 질감이 떨어진것이었슴을..
하지만 흔들거리는 벌목 트럭위에서의 항골 업힐.
오늘 라이딩을 결코 잊지못할 추억의 라이딩으로 만들어 줄것 같다.
또한 항골계곡은 나에게 또다른 기억의 코스로 기억될 것이다.
이번 라이딩을 주선하신 무책님, 그리고 그림자님 외 두분께 감사드립니다.
정상님과 한조로 라이딩해서 너무 즐거웠습니다.
길치의 굴레를 벗어나는가 싶었는데 다시 한번 확고히 굳히게됐습니다^^
항골 다운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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